매트릭스의 취약점과 영화외적인 의미, 그리고 부족한 위쇼스키 형제의 역량.

영화감상평

매트릭스의 취약점과 영화외적인 의미, 그리고 부족한 위쇼스키 형제의 역량.

1 서민국 8 2082 2
필자 역시 매트릭스를 무척 좋아했고, 3편 역시 재밌게 보았다. 

간혹 매트릭스의 몇몇 매니아들은 말한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완벽"하다고.

그러나 필자는 이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그 세계관과 설정에 있어 큰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물론 이 영화에서 분명 높이 사줄 대목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전반적으로 볼때 결코 잘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매트릭스의 전체적인 배경과 세계관 설정에서는 심각한 오류가 존재한다.

매트릭스의 가장 중요한 설정은 인간들이 대기를 오염시켜 태양열을 차단해서 기계들의 동력을 끊었다는 것이고 즉, 그렇기 때문에 기계들은 매트릭스를 만들고 인간들을 전지로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 가장 중요한 설정이야말로 필자가 볼때는 참 억지스럽고 개연성이 결여되었다고 할 수있다.

대체 호율 좋은 핵 에너지는 제쳐두고, 저급한 생체전기를 이용한다니? 더군다나 시온의 인간들조차 지열을 이용하고 있는데... 기계가 생체 에너지라...? 정녕 개연성이 부족하고 억지스러운 설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리로디드에서 나오는 네오를 두고 5번째인가 6번째라고 했는데 이것도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애니매트릭스 첫번째 에피소드의 설정을 보면 기계와 인간의 전쟁은 1세기를 넘지 않는 범위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인간들이 시온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그러나 리로디드에서는 아키텍쳐가 나와서 남자 일곱과 여자 열 넷으로 시온을 만들라고 한다. 이전에도 그렇게 만들었다면서. 그러나 과연 남자 일곱과 여자 열 넷으로 수십만의 시온 인구를 만들려면 시간이 몇 년이나 걸릴까? 또 이걸 5번 반복하려면 또 몇 년이 걸릴것인가? 남자 일곱과 여자 열 넷으로 시온을 만들었다면, 시온은 당연히 그렇게 시작되었다고 기록해야한다. 그러나 시온의 기록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이렇듯 매트릭스는 그 뼈대가 되는 기본 세계관 설정에 있어서 전체적인 구조의 완성도가 개연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결코 완벽한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한가지, 기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물과 달리 높이 평가해줘도 될만한 부분이  매트릭스에는 분명 존재한다. 그것은  이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기존 헐리우드 영화의 선악 구조, 즉 정의를 수호하고 악을 무찌르는  단순하고 유치한 영웅일대기를 그린 작은 분명 아니라는 데 있다.

매트릭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정의'라기보다는 '불교'에 입각한 세계관이다. 현실과 실존에 대한 깊은 철학을 일면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래들어 동양의 중심사상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불교가 서양에서 철학으로써 새로운 기풍을 날리고 있다.  중교의 모습을 떠나, 하나의 삶의 철학으로써 서양 지식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항상 그들의 문화만을 숭배하고 동양적인 것을 배척하던 서양인들이 동양의 철학에 눈을 돌렸다는 것은 일면 매우 흥미롭다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한 대표적인 감독 가운데 두 사람이 바로 이 매트릭스의 제작자인 위쇼스키 형제이다. 더불어 이 영화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키아노 리브스 역시 대표적인 불교 신봉자이고...

이렇듯 매트릭스라는 영화는 동서양 문화와 철학의 접목이라는 부분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결국  위쇼스키 형제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부족한 역량이 크게 아쉬운 데가 있다.

매트릭스는 이처럼 다소 복잡한 구조로 인해 영화내에서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표현된 부분이 많기에 완벽히 이해하려면 영화감상 이후에 전문가의 평론이나 감상문이라도 한번 읽어봐야 할 정도로 난해한 면이 있는데, 이것을 두고 볼때 결코 이 영화는  마냥 잘만든 영화라고는 절대로 볼 수 없게 한다.

진정 능력있는 자라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실력이다.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내 대중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실력. 아무리 고상한 지식, 높은 철학이라도 그것을 자신만이 가지고 있으며, 남에게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쓸모없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다.

이 부분에 있어서 많은 매트릭스 매니아들이 짐짓 오만을 떨며 착각을 하고 있는데, 마치 일반 관객과 영화 평론 전문가 형식으로 나누면서 일반 관객이 느끼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아직 매트릭스의 깊고 심오한 뜻을 느끼지 못해서이고, 아울러 그것은 곧 매트릭스가 격이 높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쇼스키 형제가 만든 이 영화 매트릭스는 결국 그러한 한정된 특정 부류가 아닌 일반 대중을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닌가. 그런 이상 오히려 일반 관객들의 감상과 비판이 더 중요하지는 않는지에 대해서도 분명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만약 일반 관객들이 위쇼스키 형제가 의도한 바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바로 감독의 역량이 딸린 것이라고 봐야지, 관객들의 수준이나 눈높이가 딸려서 그렇다는 것은 분명한 적반하장이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이해하기 힘든 작품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이해한 후 그것을 예찬하는 것은 먹기 힘든 음식을 괴로워하면서 먹고 그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예찬하는 고급예술은 결국 일반 사람들이 먹을 수 없는 음식찌거기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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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깐따삐야  
  저도 이 각본이 아주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그럼 니가 써봐!'라고 하시면 전혀 할말은 없습니다만
꽤 기대했던 영화인데다가 버릇없는 광고멘트들에게
당한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뭐 그렇다고 불만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무리해서 비교를 하자면 재밌는 부분은 이미 5~6회에서 나왔고
이제 9회말을 남긴 상황에서 적은 점수차이긴 하지만 아~주
무난하게 세이브를 따내는 마무리투수의 투구를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개연성까지 따지지는 못하지만 단지 느낌만으로도 매트릭스는
그리 높아보이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래도 잘짜여진 재밌는 경기였어요.
이 정도면 우선은 만족합니다~~^^
1 대한청년  
  사실 매트릭스야 말로 정말 과대 포장입니다...
1편의 어설픈 결말은 결국 3편까지 와서도 어설프게 끝났죠
차라리 1편에서 끝났으면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인식이 남았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속편에서는 ..더이상 생각하게 만들지도 충격적이지도 않았다는 말이죠 
님말대로 잘만든 영화는 아닙니다...다만 이렇게 대박이 나는 이유중 하나는  매트릭스를 완벽한 영화로 끌고갈려는 팬들의 광적인 집착이 한목했을 껍니다
감독이 의도한건 10 정도 인대 팬들이 느꼈다고 하는건100 이라고 할까요~~
해석 하는것도 전부 가지각색입니다.. 자칭 매니아라는 사람들이 해석해놓은걸  보면 정말 소설작가를 해도 될만큼.. 상상력이 뛰어납니다...물론 그 해석 이랍시고 해놓은것중에 정답은 없습니다~~무엇이 정답인지는 누구도 모르죠..
물론 그들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너무 오바하는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
 저는 매트릭스를 보면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가 생각납니다~
예전 스타워즈가 첨나왔을때 엄청난 신드롬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엄청난 히트를 치고...그후에 조지 루카스의  행태가 어땠습니까??다른장르 영화는 손대지 못하고 오직 스타워즈 시리즈로만... 현재까지 계속 우려먹기를 하고 있습니다..(스타워즈 필름보정판..애피소드시리즈...)
매드릭스도 마찬가지 일꺼라는..두 감독형제들은 다른 장르 영화에는 손대지 못하겠죠.. 두고 볼일입니다..제 생각으로는 나중에 매트릭스 에피소드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지..
1 파르티아  
  하하 매트릭스 tv스리즈나 매트릭스:7번째 매트릭스탄생 등 부재를 붙어서 나와도 재미있겠군요...  아니면 외전이라던가..
1 김아람  
  ㅎㅎ 매트릭스가 어렵다는 내용에 대해 쓰신거..대체로 공감이 가네요
하지만 철학 빼놓고서라도 액션만 갖고도 성공하잖았습니까..일반관객이 철학을 모두 이해해가며 봤을리도 만무하고..과대포장된것도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적어도 흥행면에서라도)좋은 감독이 아니라고 하는건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네요..같은 액션이라도 실패한게 있으니..예를들어 트리플 엑스나 디아블로 등 다수 ㅡ_ㅡ;
1 모랠로  
  글 쓰신 분 글을 처음 부분 몇 줄 읽어 보았는데요.. 그 글쓰신 분이 이해하신 초기 설정이 믿고 계신 것과 다를 수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2편에서 나왔듯이 기계들은 인간 없이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인간을 배양합니다. 애니매트릭스에 보면 유엔 회의장인가? 에서 기계가 마지막 발언을 하면서 자신들에게 몸을 맡기라는 식의 말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기계는 나름대로! 인간과 공존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계 나름의 공존의 의미이겠지만요. 매트릭스를 수차례 실패하면서도 다시 만들 이유도 마찬가지 의미인 것 같구요.

다른 사람의 작품이나 생각을 평가할 때 멋대로 너의 생각은 이거다! 단정짓고 쉽게 비판하려하는 자세는 별로 보기 안 좋습니다.
1 모랠로  
  글을 쓰고 나서 조금 더 읽어보니 1세기가 넘지 않아야 하는데... 하는 내용이 있는데,

1편인가에서 모피어스가 현재 시기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실패 했다고 했으니 얼마나 있다가 실패한 것인지 알수도 없는 것이구요....

스스로의 무지를 먼저 깨닫고나서 무에서 유를 만든 사람들의 역량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해야하는 것이 최소한이 예의 아닐까요?
1 모랠로  
  매트릭스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난 척 하는 사람들은 물론 저도 꼴보기 싫습니다. 잘난척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어느정도 잘난면이 있더라도 기분좋게 보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제 생각에 그건 정말 일부의 사람들이고, 제가 본 많은 사람들은 매트릭스가 영화를 보는 각자가 아는 세계관 가치관에 따라 해석하는 맛이 있고 영화를 각각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점이 좋고,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식으로 장점을 이야기 합니다.

1 eve  
  민국님께서 말씀하신 관객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만한 영화는.. 과연 무엇일까요..? 글쎄요.. 전 이해하기 힘드네요. 매트릭스에 대한 갖가지 해석과 세계관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각각의 성향에 따라 감상평은 엇비슷할 수도.. 판이하게 다를 수도 있습니다. 워쇼스키 형제는 말했습니다. 영화의 흐름과 연출을 제공하는 부분은 제작자들이 담당하지만, 영화의 결말과 해석은 관객들의 몫이다.. 라고..

누구는 이해하고.. 누구는 이해 못하고 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어떤 식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 가 아닐까요..? 매트릭스는 절대 전문가들이 예찬하는 음식 찌꺼기가 아닙니다. 물론..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소위 고급매니아들이 추구하는 어려운 내용(?) 이란 주장은 지극히 객관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신 건가요? 아니면 민국님의 개인적인 소견일 뿐입니까? 누구나 다 이해하기 쉽고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영화라면.. 아동영화를 말씀하신 것인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영화를 보는 눈도 틀려지지 않나요..? 곧 영화, 또는 사회전반에 걸친 여러가지 지식적 측면과 독서량에 비례하여 이해하기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생체에너지가 저급하다고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군요. 바이오에너지 즉 생체에너지는 태양에너지나 여타 자연발열에너지의 수십, 수백배에 달하는 양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기계들은 처음에 태양에너지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기계과의 공존을 거부하고 다크스톰 프로젝트를 시행하자 대체 에너지로 인간을 선택하여 인간의 문명을 파괴하고 멸종시키려 했습니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