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teenth Floor (저주받은 명작 ? )

영화감상평

The Thirteenth Floor (저주받은 명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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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요기 아래에 올라온 The Thirteenth Floor 감상평에 대한 댓글입니다. 왜 댓글달기가 안될까? 레벨이 낮아서 그런가보네요. ㅠ.ㅠ

먼저 지적하신 것처럼 흥행에서는 한 마디로 운이라고는 지지리도 없는 영화에 속합니다. 우선 비슷한 주제(자신의 존재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의문)를 가진 영화를 대충만 꼽아서 개봉 날짜(미국 기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Dark City                : 1998년 2월 25일
The Matrix              : 1999년 3월 31일
Open Your Eyes      : 1999년 4월 16일
eXistenZ                : 1999년 4월 23일
The Thirteenth Floor : 1999년 5월 28일

Dark City가 한 일년 정도 빠르게 먼저 주제에 대한 임팩트를 주어버렸고, 매트릭스가 단지 두달 먼저 bullet time 액션으로 몇 주간 박스 오피스 정상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1997년 스페인에서 개봉되었던 화제작 Open Your Eyes가 뒤늦게 미국에 상륙하고, 가장 유사한 형태 (Virtual Reality Game)의 영화 eXistenZ 가 불과 한달전에 극장이 걸립니다. 이 정도면 The Thirteenth Floor는, 야구경기에서 3, 4 ,5 클리업 트리오가 싹 쓸고 지나간 후에 플레이트에 올라서는 6번 타자 같은 운명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마운드에 올라오는 상대팀 투수들도 올스타급입니다. 같은 달, 또는 다음 달에 개봉된 The Mummy, Star Wars EP 1, Austin Powers, Entrapment, Tarzan, Notting Hill 등의 등쌀에 끼어서, The Thirteenth Floor는 개봉 첫주에 박스 오피스 5위에 잠깐 오른게 기록입니다.

그런데도, 같은 시기에 개봉 되었던 화제의 흥행작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The Matrix에 견주어도 굳이 뒤떨어질 것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원작 소설인 Daniel F. Galouye의 "Simulacron-3" 은 1964년 (O____O 놀랍죠?) 에 발표되어,독창적인 플롯면에서도 다른 작품들의 아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선구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는 데, 그만 제작과 개봉시기가 너무도 안 좋았습니다.  주연들도 그리 유명배우들이 아니고 아이디어로 승부라는 영화라서 제작비도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주제의식을 가리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그리고 훌륭히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가끔 영화보다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더 커 보이는 경우도 있는 데, 그것도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영화의 무게중심은 '내가 한낱 프로그램속의 캐릭터였다니?' 라는 충격감과 그 후에 이어지는 존재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의문이겠지요. 이건 꿈을 꾼다던가, 프로그램에 연결되어 가상현실을 산다던가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충격입니다. 공각기동대에서 인간의 몸을 빌리고자하는 해킹프로그램(Puppet Master)과도 또 다릅니다.  예전에 한국에 한참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 (개미2 였던가 가물 가물)에 보면, 문명을 만드는 게임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그 게임속의 인간들이 계속 기술을 발전시켜 우주 여행도 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자신들이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매우 실망하더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마도 Daniel F. Galouye의 "Simulacron-3"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따지다가 보면 허술한 설정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뭐 가벼히 넘겨 버리고 잠시 정신병자가 되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군사분계선이 남한과 북한의 경계선인 줄 알고 있었죠? 아닙니다. 시물레이션되고 있는 이 세상의 끝입니다. 시스템의 리소스가 업그레이드되고 시물레이션 버젼이 올라가면 통일됩니다. 영화에서처럼 허술하게 세상의 끝을 경비하지는 않죠 당연히. 그래서 시스템은 60만대군과 그것도 모자라 미군 (사실은 특수 에이전트 프로그램) 4만명까지 투입했습니다. 가끔 바보짓 하시죠? 다 압니다. 그건 누군가 당신의 뇌에 들어와서 당신을 조정해서 그런 겁니다. 술먹고 필릅끊기는 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만 하자...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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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1 문재황  
  오~~상당히 이해가 빠르도록 잘 쓰셨네요...다크시티,매트릭스,13층 이 삼인방이 한동한 저의 머릿속을 해집고 다니네요...홀..........정말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말하고 싶네요.....마지막의 소설같은(?)말들이 잼있네요.
1 최진우  
  저도 13층 무지 잼있게 봤습니다. 여기저기 다른분들 많이 추천해 드렸는데...
유명세가 덜해서 그런지 선호도가 많이 떨어지더라는... 추천작입니당..^^
1 김아람  
  ㄱㅋ 마지막의 예...인상적이네요 ' ';근데 요즘 남북을 내왕하는 시댄데 그것을 예로들기엔 뭐하지 않나요?
1 수어사이드킹  
  저두 13층 매트릭스보다더 어쩌면 현실성있는 가상세계의 얘기..
저두 잼있게 봤어요. 매트릭스를잼있게 보셨다면 이영도 잼있게 보실듯한데 ^^
1 장민근  
  매트릭스에 묻혀서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죠.. 갠적으로는 괜찮았던 영화입니다. 글구 비슷한 영화중에 더  괜찮은 영화는 '오픈 유어 아이즈'였구요.
1 장민근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되면 통일이 된다는 설정... 좋네요.. 그럼 금강산 관광은... 업그레이드 전의 패치버전이군요. 정몽헌 회장의 자살로 인해 남북경협이 늦어질거라는데... 그건 다음 업버전의 개발이 늦어진다는 뜻이군요... ^_^; 
1 권병두  
  방금 봤는데 상당한 작품인데요~ 역시나 매트릭스나 그외 작품들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영화는 맞는것 같습니다. 정말 아쉽고 개인적으로 지금이나마 감상하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마지막 장면은 기대했으면서도(나올걸 거의 알아차렸음에도)
그것이다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