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시리즈 주요 설정상의 치명적인 헛점

영화감상평

매트릭스 시리즈 주요 설정상의 치명적인 헛점

1 강병준 57 3542 0

다른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매트릭스'를 접한 후
워쇼스키 형제의 그 엄청난 상상력과 박학다식함에 혀를 내두르며
저 역시 매트릭스 시리즈의 골수팬이 되었습니다.
매트릭스의 세계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과 함께 영화적으로 볼 때
더없이 매력적이고 끝없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가득합니다만...
팬의 입장에서, 시리즈를 보면서 부인할 수 없는 이야기상의 헛점,
설정상의 오류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다른 어떤 분들이 이미 간파하고 지적하셨을지도 모르는 내용이지만
순전히 저 혼자 나름대로 발견한 설정상의 큰 문제점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매트릭스'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세컨드 르네상스 이전의 인간과 기계와의 전쟁에서의 문제입니다.
기계 제국인 'Zero-One'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인간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Dark Storm' 작전을 벌이게 되는데...
그 작전의 핵심은 기계들이 주에너지원으로 삼는다는 태양 에너지를
차단하기 위해 대기상에 검은 막을 쳐 햇빛을 가려 버린다는 것이죠.
'애니매트릭스'에서 보면 (표현상의 과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구 전체가 온통 검은 막으로 뒤덮혀 버리게 됩니다.
그것은 흡사 핵전쟁 이후에 그 여파로 생긴 엄청난 분진으로 인해
대기가 완전히 뒤덮혀 핵겨울이 오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계 제국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그런 짓을 하게 되면 인간은 물론 지구상 전체의 모든 생명체가
멸망하게 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상 그 어떤 생명체도 태양 에너지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들이 아무리 상황이 다급해도 '너 죽고 나 죽자' 란 식의 그런
우둔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자멸을 택할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계들이 자신들의 에너지원을 겨우 지상에 내리쪼이는
태양 에너지에 의존한다는 것도 넌센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양 에너지는 분명 전 지구상의 생명체를 유지시키는 막대한 에너지원이지만,
지상에서 Zero-One의 영토에 받을 수 있는 태양 에너지로는
전 기계 제국을 유지시킬만큼의 에너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술적으로나 지능으로나 인간보다 우월해진 기계들이
자신들의 에너지원으로 그렇게 허술한 것을 택할 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방사능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는 기계들로서는 핵에너지라는
훌륭하고 막대한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가 있을텐데 말입니다.

두번째 오류는, 첫번째 설정상의 문제점과도 이어지는 내용인데,
인간을 완전히 제압한 기계들이 그 자신들의 에너지원으로 인간 생체의
전기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설정에 대한 것입니다.
인간 역시 단백질로 이루어진 지구상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태양으로부터 온 에너지가 축적된 것을, 가장 대표적으로 식물이나
그 식물을 먹고 자란 다른 동물을 먹음으로써 에너지를 얻고
자신의 몸을 형성,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계들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
사육하는 인간들의 생체에는 도대체 어떻게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겁니까?

인간의 생체가 무한동력원이 아닐진데, 필히 인간의 몸에도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낼 만큼의 동등한 아니 그 이상의 에너지가
어떤 식으로든 공급되지 않으면 기계가 원하는 전기 에너지는
결코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간 신체를 구성하는 물질은 영화상에서의 설명에도 나오듯이
죽은이의 몸을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인간의 신체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공급되어야만 하는
또 다른 에너지, 영양분의 공급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것도 기계에 의해 충분히 공급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아주 기본적인 물리 법칙인 에너지 보존법칙상으로 생각해도
인간의 신체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100퍼센트 전기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아니, 설사 100퍼센트 전환효율을 이루더라도
기계들은 필히 손해 보는 장사(?)를 하게 됩니다.
매트릭스 같이 엄청난 시스템을 만들 정도의 고도로 발달한
AI를 지닌 기계들, 아니 AI 그 자체인 그들이
그렇게 복잡하고도 비효율적인 방법을 택할까요?

뭐, 어떤 이야기든 처음과 끝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완벽한 설정을 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겠습니다만,
엄밀하게 따져서 무심코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큰, 설정상의 오류라 생각되어
제 짧은 생각이지만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영화 '매트릭스'의 그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이 영화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란 적당한 비논리, 비과학적인 면이 있어야
영화로서의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저 자신도 생각합니다.
그것이 설사 과학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SF라 할 지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최첨단을 다룬 SF 영화라 할 지라도
인간이 소재와 주제가 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도
그 가운데에서 중요한 이유이겠죠.
하지만, '매트릭스'의 세계관에 매료된 사람들(저도 그중 하나)에게는
영화의 이러한 부분들을 찾는 재미 역시 쏠쏠합니다.
매트릭스를 그저 SF 액션 영화로 보시는 분들께는
쓸 데 없는 짓처럼 보일지라도 말이죠.^^

제 개인의 지식과 생각이라는 게 어차피 한계가 있을 것.
혹시 제 의견에 오류나 반박할 내용을 가지신 분이라면
정말로 기쁜 마음으로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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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Comments
1 mario  
  갑자기 아시모프할아버지의 '최후의 질문'이라는 단편소설이 생각나네요. 왜일까?
1 mario  
  찾아보니 '최후의 질문' 링크가 있군요. 심심한분 함 읽어보시지요. <a href=http://astro.snu.ac.kr/~leejd/sf/nov_lastq.html target=_blank>http://astro.snu.ac.kr/~leejd/sf/nov_lastq.html</a>
1 dodozart  
  예리하신지적인듯싶습니다.그렇지만,생체에서만들어지는에너지를너무가볍게생각하신건아닐까싶네여.영구운동기계는존재하지않는다.라는물리학의대전제가있는걸로알고있습니다.아마도.이세계에서엔트로피를줄이는방향의운동을하는기계는존재할수없다.라는의미로생각되는데요.아시다시피엔트로피는'사용할수있는에너지의형태'이죠.엔트로피가높아진다는건곧사용할수없는형태의에너지가늘어나는것이라는군요.매트릭스의태양_에너지원천이극도로제한된공간에서.이엔트로피의개념이유용할듯싶습니다.우주에서물리학의대전제를넘어서엔트로피를낮추는방향으로의운동을하는게있다면,그건생물체,특히고등동물의생체라는군요.기계에비교하면정말엄청난고효율의에너지생산단위라는군요.
1 dodozart  
  그에너지를어떻게생산하고변환하느냐라는과정상의문제를고려에넣지않는다면(이문제야말로고도의AI가능숙하게처리할수있는영역이겠지요)인체는가장ideal한에너지의source가아닐까싶네요.그런배경에서,기계가인체를이용해에너지를생산한다는매트릭스1의설정에.저는워쇼스키들에대해.다시한번.감탄하지않을수없었답니다.=_=..쩝.정말 말도안되게 이상한논리까지 끌어 들여 죄송합니다.꾸벅.
1 dodozart  
  쩝..올리고보니편홍범님께서올리신글이있네여.맨날뒷북dodo.ㅡ,.ㅡ..
1 강병준  
  그렇군요...
여러분들의 좋은 의견이 많이 모이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제 짧은 지식에 대한 자각도요..^^
1 장민환  
  다크스톰 작전 화면 중에 B2또는 B52처럼 생긴 비행기들이 횡대로 연기를 뿜어대는 장면을 보면 정말 아쉽습니다. 화면상 표현방식이 관객이 짐작하는(또는 감독이..애니 매트릭스에서는 복수의 감독이 되겠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 못미치는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 됩니다.
1 편홍범  
  mario 님 최후의 질문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1 강병준  
  그런데요, 생명체란 존재가 엔트로피의 법칙에 거스르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생명체의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와 신체의 메카니즘이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일뿐
생명체의 신체 자체가 결코 엔트로피의 법칙을 초월하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죠.
1 편홍범  
  강병주님, 의심이 가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슬른다는 표현에는 문제가 있는듯싶어 지적하고자 합니다. 제가 알기로 엔트로피의 법칙은 열역학의 2법칙이라고 알고있는데 이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는 열역학 1법칙에 뒤이어서 열의 흐름에 관한 내용으로 알고있습니다.  지금 강병준님의 지적은 폐쇄계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개방계에서는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소견이 아니고 저도 설득력있게 풀어서 얘기하기는 어려우니 관련서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편홍범  
  강병준님의 의문때문에 저도 다시한번 생명체의 구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데.......................우주의 전체적인 흐름이 붕괴와 혼동을 통해서 평형상태로 가고있다고 얘기하면서 막상 생명체의 극도로 정교한 구조를 자연발생적으로 창조하는 우주의 목적과 그 이유는 뭘까요? .................저만 모르고 있다고요? 으~~대답하지 말아주십시요. 계속 저만 모르고 있겠습니다. 모르는게 약이거든요.
1 편홍범  
  약좀 사실라우?
1 강병준  
  생명체가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스른다는 것은...
예를 들자면, 사막을 한 사람이 지나갈 때, 그의 몸에서는 당연히 수분이 조금씩 건조한 공기중으로 빠져 나가려 할것이고 그것은 즉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의 자연 현상이죠. 하지만, 그 사람의 신체내에서도 역시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는 생리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것은 곧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스르려 하는 생명의 기본적인 성질이라고 할 수 있죠. 생리적 현상뿐만 아니라 그 사람은 점점 빠져나가버리는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기를 쓰고 오아시스를 찾아 헤맬 것입니다.
그것은 곧 엔트로피의 법칙으로부터 자신의 신체를 지키려는 생명체의 본능이자 의지이죠.
생명체가 아니라면, 예를 들어 물에 젖은 걸레가 사막에 내던져지면 그것은 대책없이 수분을 빼앗기고 말라버릴 것입니다.
1 강병준  
  편홍범님의 말씀대로 생명이란 건 참으로 우주 내에서도 희한한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생명 탄생의 신비는 풀기 힘든 수수께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간이 생명이란 것에 대한 정의도 아직 완벽하게 내리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하고요.
1 dodozart  
  최후의질문, 저역시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mario님.
1 강병준  
  생명의 정의에 대한 것도...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라는 것이 거의 지구에 살고 있는 것들을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생명에 대한 정의가 충분한가 하는 의문이 항상 따라다닙니다. 외계의 생물체 같은 걸 차치하고라도, 매트릭스에 나오는 기계들 즉 AI도 자신을 지키고 번성하려는 성질로만 봐서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기존의 지구 생명체와 다를 바 없는 엄현한 생명체로 봐 줘야 합니다. ^^; 이야기가 점점 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제가 매트릭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다양한 논쟁이 불붙게 만들어 주는 영화라는 데에 있습니다.
1 mario  
  좀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앤트로피가 줄어드는 방향이라는게 '가스렌지로 가열하지 않았는데도 냄비의 물이 혼자 펄펄 끓어 오르는' 말하자면 이런것인가요? 또, 계(System)를 상정한다는 말이 어떤 한계를 설정한다는 의미인것 같은데요.  이런 뜻이라면 그 속에 '닫힘'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열린계'라는건 어떤 의미인지요? 알쏭달쏭하네요. 관심은 많으나 지식이 부족합니다.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1 편홍범  
  mario  님 어려운 질문을 하시는 군요. 위에 썼듯이 저도 이 엔트로피 개념은 혼동스럽습니다.........................일단 엔트로피의 법칙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모든 열은 전체적으로 평형상태, 즉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같은 온도가 되려고 한다는 겁니다. 우주에 100개의 물질이 존재하며 이 물질 1개당 1도를 올리기위해서 1이라는 열량단위에 필요하다고 가정하고, 우주상에 100이라는 열량단위가 존재한다면 모든 물질은 결국 균질하게 1도가 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A라는 물질의 현재 온도가 10도라면 1도가 되려고 식어갈것이며, B라는 물질이 영하 10도라면 녹아서 1도가 되려한다는 것이지요. 어렵죠?^^;  이러한 열의 움직임이 우주 전체를 통해서 일어난다는게 열역학 2법칙인 엔트로피의 법칙이고, 이렇게 움직이는 우주의 모든 열의 총량이 언제나 일정하다는게 열역학 1법칙인 애너지보존의 법칙입니다.  진짜 어렵죠?^0^;
1 편홍범  
  자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결과만 놓고 본다면 (왜냐하면 절대온도와의 비례를 따지는 에트로피 증가와 감소는 제가 설명하기엔 역부족....죄송...참고로 전 인테리어 디자이너입니다............휴~) 자연적인 열의 흐름은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특정한 물체를 끓이거나 얼리는 비자연적인 과정은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인데, 이로서 우주전체로 보면 엔트로피가 증가하지만 부분적으로 본다면 (예를 들어 물이 끓는 냄비 안만을 들여다 본다면) 엔트로피가 감소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주전체라고 하는, 주변으로부터 영향을 받지않고 독립된 세계는 이론적으로만 존재한다는 겁니다. 실재적으로 존재한다고 해도 이미 인간의 인식의 차원을 한참 넘어서는 겁니다.  적어도 인간이 평생동안 마주치게 되는 모든 소우주(환경)는 결국 개방계 - 즉, 열린우주이며 주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거죠................여기서 잠깐! mario 님이 말씀하신 계(system)는 세계를 뜻하는 것이지만 그 자체 내에 이미 한계라는 의미를 담고있습니다. 열린계라는 것은 옆의 우주와 물질과 열량을 주고받을 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열린우주를 전부 모아 궁극의 우주를 만들어 놓으면 그게 바로 폐쇠계인 거죠. 제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는 것은 현상적으로, 폐쇠계인 궁극의 우주는 이상인 반면, 우리의 세상은 모두 열린 우주라는 겁니다. 열린우주에서라면 생명체의 탄생은 조금도 이상한게 아닙니다.
1 편홍범  
  mario 님의 질문내용 중에서 사람들을 혼돈시키는 것은 [가열하지 않았는데도] 의 부분입니다. 이 내용은 열역학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전혀 중요한 내용이 아닐뿐이어서 물이 끓기만 한다면 가열을 하던 그냥 지가 열받아서 끓어넘치던 논의의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들 한테는 매우 놀라운 것이지요. 다시말해서 [가열해서] 물이 끓었다면 엔트로피가 증가했다는 말일까요? 가열하던 안하던 물이 주변온도에 비해서 높아져 끓는다면 엔트로피가 감소한겁니다. 이게 mario 님 질문의 숨은 함정입니다. 그리고 계(System)에 대한 mario 님의 이해는 제 수준으로만 판단할때 상당한 경지라고 생각됩니다. 다시한번 말한다면 열린계는 다른 열린계와 열량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설정이라는 겁니다. 부족하다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mario 님과 오십보 백보이니 보다 더 정확한 내용을 알고계신분이 있으시면 저에게도 좋은 지식의 자락을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1 편홍범  
  mario 님 이해하세요. 답변이 간단하지가 않네요......이건 제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너그럽게 생각해 주셔요.
1 mario  
  편홍범님의 사려깊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디자인 관련 일을 하시면서도 심원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  어릴때 '블루북스' 시리즈에서 천문학자들이 우주 자체가 열려있는가 닫혀있는가에 대한 답에 따라 우주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를 읽고 무슨소린가 했었는데 편홍범님의 설명과 연관지어 보니 얼추 그 의미가 이해되려고 합니다.  물론 위 책에서는 기하학적인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물리/열역학의 '계'의 범주로 이해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아닐지도 -_-)  너무나 흥미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담론입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1 편홍범  
  mario 님과의 대화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적절한 비유와 이어지는 명제가 항상 여운을 남기는군요. 흥미위주로만 과학과 철학을 다뤄온 저와는 선택하는 어휘가 수준이 다르다는 걸 느낌니다.....................이제 이 게시판은 너무 오래되어서 우리 두사람 이외의 다른 사람들은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그래서 혹시나 mario 님이 다시 들를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하나의 가설을 남겨두려합니다.  물론 매트릭스에 대해서 입니다. 과연 워쇼스키가 졸렬한 상상력만을 가지고 이토록 복잡하고 열정적인 질문을 했느냐 하는거죠..........................................................매트릭스는 원월드(one world)일까하는 겁니다. 만약 매트릭스가 계층적 구조만으로 구성된 다중 세계라면 워쇼스키는 존재론적 질문의 껍데기만 핥고있는 거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해 조금이라도 사색했다면 매트릭스의구조는 수평구조와 계층구조를 반복하는 다중 세계라고 설정했을겁니다.  예를 들어 매트릭스를 다섯개로 구분하여 오대륙을 만들고 대륙안에도 수십개의 나라를 만듭니다. 각각의 경계는 서로 독립되어 존재하고 별도의 장치로 통제됩니다. 그리고 각각의 경계는 다른 시간구조와 가상의 공간구조를 가져서 소속된 인간들의 반응을 통제하고 혹시라도 버그가 발생하면 선행되는 매트릭스를 삭제하고 그자료를 다른 매트릭스를 통제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합니다. 이러면 매트릭스에 버그가 발생하더라도 전체의 구조는 붕괴하지않습니다. 각각의 경계는 생성과 붕괴를 반복하지만 매트릭스는 영원히 지속되는 불멸의 구조를 갖게됩니다.  또한 각각의 매트릭스에서는 인간의 정신과 존재에 관한 매우 위험한 - 예를 들어 네오같은 존재의 출현 - 실험을 전체 구조의 붕괴와 오염의 문제로부터 자유롭게 진행하여 영속적인 혁신을 거듭할 수 있습니다................만약 워쇼스키가 이런 수평적 대칭구조의 매트릭스를 설정했다면 다음 문제는 워쇼스키가 생명체라고 내내 주장하는 기계에 관한 겁니다.  매트릭스는 모두 인간에 관한 내용만을 담고 있습니다. 기계에 관한 진정한 설명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 뿐입니다.
1 편홍범  
  기계에 대한 질문은 다음에 계속할께요...죄송.
1 mario  
  핫... 잠이 퍼뜩 깨는 가설입니다. 편홍범님의 수평-계층구조론은 흠칫 뒷통수를 치는 독창적인 면이 있네요. 가만히 보니 이것은....자연/인위 선택(natural/artificial selection) 그러니까, 생명진화 메카니즘의 구현인듯 합니다. 그렇다면 님의 가설을 살짝 더 진행시키면 '시물라시옹'어쩌구하는 인식론 질문놀이 수준은 살짝 건너뛰고 구조 자체로도 메이뚜릭스 생명론이 나올 수 있고, 메이뚜릭스를 통제하는 AI와 결부되어 생명의 의미, 더 거창한 것(종교?) 까지도 파고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0,1의 조건분기에 기초한 현재의 컴푸팅패러다임으로는 아무리 조건판단을 많이 넣어봤자 인간수준의 지적능력을 가진 AI(?)가 나올수 있을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뭐 미래의 기술이면 가능하다 치면 되죠 헐... 상당히 독창적입니다. 그리고 매우 재미있습니다. 상상의 나래. :)
1 최명진  
  에너지 보존법칙을 뒤엎을 만한 이론이 언젠가는 나오리라 믿습니다 믿고요
3편을 기대합시다
1 최규태  
  아우 머리아퍼... 워쇼키형제한테 메일로 문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