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인가.. X Men 2

영화감상평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인가.. X Men 2

1 치우천황 4 2063 0
미국의 대표적 만화 마블 코믹스와 DC코믹스가 창조한 히어로들, 즉 슈퍼맨,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엑스맨같은 존재들 역시 차츰 정체성에 고민도 하고 불분명한 선과 악의 묘사를 통해 새로운 입지를 마련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스텐 리라는 걸출한 편집자가 있던 마블 코믹스가 슈퍼맨과 배트맨으로 주가를 올리던 DC 코믹스와 대립을 하는 위치에 서면서 좀더 복잡한 영웅상을 창조하는 것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슈퍼맨이나 배트맨은 처음 창조가 되었던 40~50년대에서는 자신이 가진 초인적인 능력에 대해 별다른 이질감을 느끼지도 않고 단순한 도덕성 이상을 가지지 못했었다.

그러한 단순함은 더이상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미국 만화는 60년대에 들어설때까지는 하락을 하게 되었다.

DC 코믹스가 먼저 과거의 유물 플래시맨등을 부활시켜 재미를 보자 마블 역시 슬슬 다시 히어로들을 되살릴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점에서 스텐 리는 마블 코믹스 역시 DC와 같은 노선으로 가는 것에 염증을 느끼고 좀더 모던한 영웅상을 창조하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 따라 창조된 영웅들, 스파이더맨이나 엑스맨은 이전과는 다른 핸디캡과 어두운 면이 존재하는 존재들이었다.

스파이더맨은 우연히 얻는 초능력이 버거워 영웅 노릇 하는 것에도 번민을 하는 존재이며 엑스맨들은 돌연변이인 자신들이 인간들 틈에 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엑스맨은 인종 차별주의에 대한 비판적 택스트로 읽힐만한 많은 부분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휴 잭맨이 분한 울버린. 몸 안에 아만타티움이라는 금속이 존재해서 분노했을때 살을 뚫고 칼날이 튀어나오는 울버린은 자신과 같은 동료, 즉 돌연변이들을 만나면서 정체성을 고민한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엑스맨들의 적 매그니토가 왜 인간들을 저주하게 되었는지를 알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은 아우슈비츠 형무소에서 끌려가는 부모를 구하기 위해 초능력. 이름처럼 쇠붙이를 자유자재로 할 수있는 능력으로 철조망을 휘는 장면이다.

어린 소년이던 매그니토의 놀라운 능력을 본 사람들은 모두 그를 두려워하며 피하고 그는 처음으로 인간들 사이에 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러한 매그니토와 대립하는 엑스맨들의 우두머리 세이비어 교수는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로 원래 매그니토랑 친구였었다.

그는 돌연변이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고 사이클롭스, 스톰, 진 그레이같은 돌연변이들을 보호하고 가르치면서 인간을 말살하고자 하는 매그니토의 수하들과 싸운다.

그러나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원작의 이러한 인간을 위해 싸우는게 절대적 선이라는 정의를 슬쩍 비켜간다.

1편에서는 수시로 등장하는 자유의 여신상을 통하여 이민족들의 특성을 쉽게 무시하고 정체성의 혼란을 강요당하는 현실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등장하는 자유의 여신상은 마지막에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장소로도 활용되는데 거기에서 그러한 갈등은 극명히 드러난다.

그들은 하나의 공간에서 대립하지만 사실 그들에게 고통을 강요한 주체. 인간들은 빠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은 그들이 서로 이기고 지는 평이한 마무리로 끝내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2편에서는 그러한 갈등을 좀더 전면에 드러낸다.

윌리엄 스트라이커라는 돌연변이들을 말살시키려는 자를 등장시켜 자신들 외에는 인정하지 않는 인간의 편협함을 비꼬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감옥에서 탈출한 매그니토가 세이비어 교수의 능력을 이용해 돌연변이를 없애려 했던 스트라이커를 제치고 반대로 인간을 모두 말살하려 한다.

물론 결말은 스트라이커와 매그니토의 계획은 실패하고 평화공존주의인 세이비어 교수가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지만 그게 타당한 결론인지는 모르겠다.

각자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간과의 공존문제 외에는 핸디캡이 없는 엑스맨들이 굳이 그러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 말이다.

엑스맨들이 가진 특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오만을 묵묵히 참아야하는 당위성이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겪는 사소한 문화의 차이조차도 인정하지 못하는 오만한 시각이 엑스맨들에게 가해지던 차가운 시선들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 미국에게 폭격당한 이라크인들이 돌연변이들. 흉칙한 이빨과 괴력을 가진 괴물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히어로들은 시대에 맞추어 진화되어 왔다.

물론 그것은 미국정부의 자국 이기주의적인 가치관하고는 상반된 것일지 모르지만 그들이 다른 한편으로 만들어내는 히어로물들에 담겨진 균열을 발견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어느쪽이던 그것은 그들만의 잔치다.

과거 올리버 스톤의 반전영화 연작처럼. 그들에게도 분명 자성의 목소리와 지성인들의 양심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자성의 목소리는 우리들의 애달픈 가치와는 상관없는 악어의 눈물과도 같은 것이다.

주절주절 말한 미국의 만화에 등장하는 히어로들 역시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근엄한 지적 성찰을 고려하는 그러나, 아직 미국적이기를 바라는 오리지날 미국인들을 위한 변화일 뿐이다.

비록 흥미위주일지라도 미정부가 꾸미는 음모를 매 주마다 들추어내는 엑스파일같은 드라마가 존재하는 동시에 엄청난 무기로 약소국들을 아작내는 두얼굴의 나라가 미국이니까.

엑스맨의 가련한 돌연변이들처럼 우리가 서로 생존을 위해 피터지게 싸워도 그안에 숨겨진 자들은 웃기에도 바쁠 것이다.

과연 난 그리고 여러분은 어떠한 기괴한 초능력을 가진 돌연변이일까.

문득 머리통 속에 든 뇌가 의심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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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NIMSH-J  
  뭐 인종차별에 대한 은유라는 주제는 인정합니다만...2편은 솔직히 좀 아닙니다.
1편은 엄청 재밌게 봤습니다만.
1 대희  
  헉쓰... 멋진 평입니다..
1 끓는피  
  저의 뇌는 아무 생각이 없답니다. 그냥 예고편보고 말껄 하는 후회만 하다 왔는데 님의 평을 읽고 더 괜히 보고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님 평 보고 그냥 영화 본셈 치는건데... 이놈의  뇌는 뭘로 되어있길래 중간에 졸기나 하고 ㅡㅡㅋ. 넌 뭐냔 말이야. 위에 님을 봐라 저런 생각을 하는데 넌 왜 졸고 난리야(뇌보고 하는 말...)
10 파천왕  
  전 1편이 재밌었다...라고 한다면 2편은 엄청나게 재밌었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1편만한 후속작은 없다....라는걸 다시한번 깨버린 영화!
강추입니다.......개인적으로 사이클롭스의 조연이 아쉽지만....
3편도 만든다고 하니...3탄에 더욱 멋진 활약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