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감독판] 감정몰입이 안 되는 서바이벌 게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지나치게 황당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한 반을 그런 식으로 처리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까요? 아니 절대로 이런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만일 이런 법규가 통과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겠지만 그것을 보고 얌전히 어른말을 들으라는 건 더 웃기는 일입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주제의식을 찾는 건 부질없는 짓입니다. 너무 게임 같은 화면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몰입하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상하게 기분이 묘합니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도 어떻게 죽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본 걸 보면 아마도 저는 정상인의 대열에서 한참을 벗어나 혼자 왕따 노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토리는 이미 다 아시겠지만 굳이 이야기 한다면 어른들은 아이들을 두려워해 결국 하나의 법원을 가결시키는데 그게 신세기 교육법 배틀 로얄입니다. 3천개가 넘는 중학교 학급 중 한 학급을 매년 선정해서 그들을 무인도에 가둔 다음에 3일 안에 서로 죽이고 최후의 생존자 한명만 그 섬에서 탈출할 수 있는 티켓(?)을 주는 게임인데 상황자체만 놓고 볼 때는 충격적이지만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법규를 만든 대목과 게임을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반어법이라고요.아니요.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쉽게도 영화는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자신이 방금 전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조차 까먹은 체 얼렁뚱땅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갑니다. 이번 감독판에 추가된 장면들 레퀴엠1,2,3만 빼고는 사족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게임에 참여하는 아이들, 그 상황 속에서 다같이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아이들, 그 상황 자체에 참여하지 못하고 바보 같이 자실을 하는 아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임을 즐기는 소수의 아이들 이 아이들의 모습들을 차례차례 보여줍니다.자신의 남자 친구를 어쩔 수 없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에게 독이 든 식사를 먹이게 하려다가 주인공이 제외한 모든 사람이 몰살되는가 하며, 달콤한 거짓말로 상대방을 안정시킨 뒤 무차별하게 죽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들을 하나하나 따로 놓고 보면 상당히 공포스럽고 소름이 돋지만 그것들이 연결되었을 때는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영화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그저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총질, 칼질만 할 뿐입니다. 최후의 생존자가 남을 때 까지 말입니다. 마지막 기타노의 몸이 기관총으로 난도질 되었는데도 일어나서 자기 할 말은 다 하고 죽는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 게임의 참가자들에게는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닙니다. 사느냐 죽느냐가 걸려 있는 문제에서 인간의 냄새를 맡기를 원한다면 그거야 말로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만약 당신이 저 상황에 처해있다면 살 수 있었을까요 이런 식으로 노골적으로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저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자가 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그것을 싸구려 감상주의(마지막 기타노가 보여주는 그림 한 장은 정말 콧물이 나올 정도로 압권임)와 어설픈 스릴로 표현한 감독의 연출력 때문입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진부해 질뿐만 아니라 뻔뻔해지고 필요 없는 대사들만 남발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마치 공동묘지에서 클래식 음악(G선상의 아리아가 흘려나오는 장면에서는 특히 더 심합니다)이 나오는 듯한 분위기 같아서 보는 이를 미치게 할 정도입니다. 이 영화는 죽어가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모순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하지만 매번 기관총으로 난도질된 피투성이가 된 몸이라 할지라도 할말은(그런데 왜 그 말들이 전혀 웃기지 않는데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다 하고 죽는 그들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그 상황 자체가 주는 폭력성에 감추어진 숨겨진 진실들을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십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바보 같은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죽어야 한다는 그 목소리가 왜 이리도 황당하게 들리고 바보처럼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상황자체가 주는 쇼킹함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이 영화에서 도대체 무엇을 발견하고 이야기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사족
부천에서 보지 못한 장면들 때문에 영화를 다시 보러 갔지만 사실 별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맨 마지막 레퀴엠 1,2,3이랑 영화 중간 중간 농구시합장면, 그리고 어떤 한 여학생이 어릴 적 당한 정신적 충격(그런데 정말 이 장면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 장면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나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몰입을 방해하는 장면을 보면 조금 짜증이 나거든요)을 받은 장면들.. 장하게도(?) 그런 장면들은 제가 그 전에 이 영화에 가지고 있던 느낌들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어른들이 어떻게 하면 좋겠니'
http://user.chollian.net/~asura78
http://www.onreview.co.kr/
이 영화는 지나치게 황당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한 반을 그런 식으로 처리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까요? 아니 절대로 이런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만일 이런 법규가 통과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겠지만 그것을 보고 얌전히 어른말을 들으라는 건 더 웃기는 일입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주제의식을 찾는 건 부질없는 짓입니다. 너무 게임 같은 화면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몰입하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상하게 기분이 묘합니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도 어떻게 죽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본 걸 보면 아마도 저는 정상인의 대열에서 한참을 벗어나 혼자 왕따 노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토리는 이미 다 아시겠지만 굳이 이야기 한다면 어른들은 아이들을 두려워해 결국 하나의 법원을 가결시키는데 그게 신세기 교육법 배틀 로얄입니다. 3천개가 넘는 중학교 학급 중 한 학급을 매년 선정해서 그들을 무인도에 가둔 다음에 3일 안에 서로 죽이고 최후의 생존자 한명만 그 섬에서 탈출할 수 있는 티켓(?)을 주는 게임인데 상황자체만 놓고 볼 때는 충격적이지만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법규를 만든 대목과 게임을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반어법이라고요.아니요.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쉽게도 영화는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자신이 방금 전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조차 까먹은 체 얼렁뚱땅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갑니다. 이번 감독판에 추가된 장면들 레퀴엠1,2,3만 빼고는 사족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게임에 참여하는 아이들, 그 상황 속에서 다같이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아이들, 그 상황 자체에 참여하지 못하고 바보 같이 자실을 하는 아이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임을 즐기는 소수의 아이들 이 아이들의 모습들을 차례차례 보여줍니다.자신의 남자 친구를 어쩔 수 없이 죽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에게 독이 든 식사를 먹이게 하려다가 주인공이 제외한 모든 사람이 몰살되는가 하며, 달콤한 거짓말로 상대방을 안정시킨 뒤 무차별하게 죽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황들을 하나하나 따로 놓고 보면 상당히 공포스럽고 소름이 돋지만 그것들이 연결되었을 때는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영화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그저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총질, 칼질만 할 뿐입니다. 최후의 생존자가 남을 때 까지 말입니다. 마지막 기타노의 몸이 기관총으로 난도질 되었는데도 일어나서 자기 할 말은 다 하고 죽는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 게임의 참가자들에게는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닙니다. 사느냐 죽느냐가 걸려 있는 문제에서 인간의 냄새를 맡기를 원한다면 그거야 말로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만약 당신이 저 상황에 처해있다면 살 수 있었을까요 이런 식으로 노골적으로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저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자가 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그것을 싸구려 감상주의(마지막 기타노가 보여주는 그림 한 장은 정말 콧물이 나올 정도로 압권임)와 어설픈 스릴로 표현한 감독의 연출력 때문입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진부해 질뿐만 아니라 뻔뻔해지고 필요 없는 대사들만 남발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마치 공동묘지에서 클래식 음악(G선상의 아리아가 흘려나오는 장면에서는 특히 더 심합니다)이 나오는 듯한 분위기 같아서 보는 이를 미치게 할 정도입니다. 이 영화는 죽어가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모순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하지만 매번 기관총으로 난도질된 피투성이가 된 몸이라 할지라도 할말은(그런데 왜 그 말들이 전혀 웃기지 않는데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다 하고 죽는 그들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그 상황 자체가 주는 폭력성에 감추어진 숨겨진 진실들을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십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바보 같은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죽어야 한다는 그 목소리가 왜 이리도 황당하게 들리고 바보처럼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상황자체가 주는 쇼킹함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이 영화에서 도대체 무엇을 발견하고 이야기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사족
부천에서 보지 못한 장면들 때문에 영화를 다시 보러 갔지만 사실 별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맨 마지막 레퀴엠 1,2,3이랑 영화 중간 중간 농구시합장면, 그리고 어떤 한 여학생이 어릴 적 당한 정신적 충격(그런데 정말 이 장면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 장면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나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몰입을 방해하는 장면을 보면 조금 짜증이 나거든요)을 받은 장면들.. 장하게도(?) 그런 장면들은 제가 그 전에 이 영화에 가지고 있던 느낌들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어른들이 어떻게 하면 좋겠니'
http://user.chollian.net/~asura78
http://www.onreview.co.kr/
9 Comments
주제가 그렇다는 것이지요..어떤분 말대로 주제를 표현하는 소재가 너무 파격적이어서 공감대를 형성 하지 못한다고 하셨든데..이말에 동감합니다.다만 주제가 그렇다는 겁니다...주제는 강인한 기성세대를 만들어 보자는거..지금의 현 일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되풀이 하지 않을려는..정신 차리자정도로 해석할수 있을까요?..
소재가 너무 파격적인탓에 주제가 묻히지 않았나 봅니다...아무 생각없이 보면 한순간 "이거 뭐야 집단 살인극이네"..라고 볼수도 있겠더군요..다른 의미의 소재로 풀어 나갔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소재가 너무 파격적인탓에 주제가 묻히지 않았나 봅니다...아무 생각없이 보면 한순간 "이거 뭐야 집단 살인극이네"..라고 볼수도 있겠더군요..다른 의미의 소재로 풀어 나갔으면 어땠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