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호크 다운...

영화감상평

블랙호크 다운...

1 배재훈 1 2505 1
여기에는 첨으로 글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기숙사 후배 녀석이 인터넷에서 찾은 블랙호크 다운 캠버전으로 파트1을 제가 얼마전에 뉴스그룹에서 찾은 스크리너판으로 파트 2를 보았습니다.

우선, 이 영화가 철저하게 실화를 재현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그 고증이나 연기, 상황 재현, 무기, 복장, 작전모습의 철저한 고증이 참으로 눈이 부실 정도로 훌륭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개봉된 혹은 그 이전에 제가 보았던 그 어떤 영화보다 그 점에서는 훌륭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미군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보통의 노력 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영화의 수준이었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시종일관 격한 연기를 보이는 혹은 그러한 상황일 수 밖에 없는 영화에 몰입한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입니다. 대부분이 젊은이들의 우상이라며 떠오르는 인물들이라는데... 그처럼 자신의 역에 몰입해서 연기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특히 주인공 역의 인물은 펄하버의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자유분방함이나 영웅주의 보다는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구요.

시종일관 이 영화를 흐르는 분위기는 소말리아 내전에의 참전이 비록 UN군의 일부로 참가했지만 분명히 자신들의 전쟁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점에 대해서 거창한 세계 평화와 경찰국가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기존의 오류들을 범하는 바보짓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점이 그 이전의 미국영화가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미국 감독들이 의도했던 위대한 미국, 위대한 미국인의 모습에서 전쟁에 말려들고, 전쟁에 함몰된 개인을 조명하고, 그 개인들의 싸움과 투쟁의 이유를 개인들간의 유대와 동료애 쪽으로 잡고 있다는 겁니다. 거대의 이데올로기가 사라지고 남은 20세기 끝의 전장을 다시 재현해 내면서 그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죠.

최근 이 영화를 접한 소말리아 인들의 거부감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전까지 미국 영화들이 통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던 야만인에대한 미국인들의 자유와 인권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그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스콧 감독은 자신들이 참가한 이 전쟁이 남의 나라의 전쟁이며 어쩌면 분명한 타국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 간섭임을 부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몇몇 소말리아 인들의 입을 통해서-에이디드-의 입을 통해서 미국의 내전 참전과 미국의 정치적 간섭이 자신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지를 잘 대변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니, 적어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독일 병사 처럼 이유없는 사악함을 보여주는 존재는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분명한 명분이 있으며, 그러한 명분 아래에서 자신들의 분노를 미군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이 도시 전체와 전쟁을 하고 있다' 이 말처럼 그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겁니다. 인권과 자유주의의 보호라는 미국의 거대한 논리가 수많은 사람들도 구성된 갖가지 생각들을 가진 소말리아인들 모두에게 거부되고 있음을 대변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영화는 미국인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그 비중은 적어도 미국쪽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 임도 분명하구요.

블랙호크 다운은 전쟁이 그 전쟁의 순간순간에 위치한 개인에게 주는 의미는 아주 소박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영웅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 안에 람보는 없습니다. 그들은 아주 평범한 개인으로 병사로서의 개인들이 전쟁속에서 어떠한 위치에서 어떠한 두려움과 어떠한 일들을 해내는 가를 그려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강하게 묻어나오는 것은 주어진 상황속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 나를 위하고 동료를 위하고 그러한 유대를 지키고 신뢰를 서로에게 주는 것이라는 아주 소박한 진실이자 현실일 뿐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만약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판 영웅주의 영화의 또 다른 모습일 뿐이다' 라구요. 하지만, 이 영화의 모든 대사들 모든 상황들, 모든 사건들은 전부 실화입니다. 파일럿을 지키기 위해 자청해서 수백명의 몰려드는 소말리아 인들과 대치하다가 죽어가는 두명의 저격수도 실제 인물들이고, 쏟아지는 총탄과 죽음을 알고도 다시 전장으로 향하라는 명령에 주저하다가 차량에 오르는 인물들도 실제 인물들입니다. 자신의 아이를 방패삼아 총기를 휘두르며 미군을 공격해오는 소말리아 여성들도 실제 있었던 일들이구요. 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재현한 이면에는 그들이 잔혹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미국에 대한 적개심과 미국의 국가적 행동들에 대한 적개심이 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전장이라는 상황을 재현하는 영화로서 그 리얼리즘의 극치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블랙호크 다운 만한 영화를 아직까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그것도 조그마한 전장을 대상으로 하여 수많은 인물들 한명 한명을 조명하고 있는 그 긴박감과 사실감은 저같이 전쟁영화 매니아가 아닌 사람들도 손에 땀을 쥐고 시종일관 긴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할만 합니다.

옥의 티라면...
떨어진 헬기는 블랙 호크(UH-60)가 아닌 특수전 전용의 침투 헬기 페이브 호크(MH-60G)였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건 거대한 사기죠. 영화 안에서도 분명히 블랙호크 다운이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또한가지 미군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그리고 지휘관들이 다대한 인명손실에도 불구하고 떨어진 헬기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내부에 타고 있는 병사나 파일럿이 중요하기도 했지만 문제의 페이브 호크 안에 있는 미군의 군사기밀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상당하다는 겁니다. 페이브 호크가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손안에 들어간다는 것은 얼마전 미군의 정찰기가 중국에 넘겨진 것과 비슷한 정도의 충격적인 사건이 될 만합니다. 적어도 군사적인 우선 순위는 개별 병사나 조종사가 아닌 페이브 호크였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영화는 그것을 조종사나 동료로 돌려 놓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전장의 병사들에게 있어서는 페이브 호크가 아닌 개개 병사의 인명이 중요하기도 했을 겁니다. 적어도 스콧감독이 해석한 것은 그런 점이구요.
병사들이 사격을 하는데... 자세히 보시면 m249의 개방된 탄띠들이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총구는 불을 뿜고 있는데 전혀 움직임이 없는 탄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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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전계윤  
역시 월남전 패배를 보상받고 싶어하는 미국의 보상심리는 철저히 허리웃 영화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를 포함해 대부분의 친미국가가 중동분쟁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이스라엘쪽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거. 그래서 왜 팔레스타인과 중동의 약소국이 미국에 저항할 수 밖에 없는지는 관심들이 없다. 이 영화 역시 철저하게 미국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영화다. 전장터의 실제모습을 화면으로 고스란히 옮기는 순간, 그 영화는 전쟁영화가 아니라 액션영화가 되버리는게 헐리웃 전쟁영화들이다. 보는 내내 참 지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