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9점] 탠저린(Tangerine, 2015)

영화감상평

[리뷰: 9점] 탠저린(Tangeri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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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서 탄생한, 화려하고도 폭발적인 난장판의 새 경지.

평점 ★★★★☆


<탠저린>.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딱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불가능한 영화인 것 같다. 보고 있는 도중이면 혼란스럽고 온갖 불협화음이 떠돌고 있다. 마치 불협화음 여러 개를 하나로 뭉쳐낸 덩어리 같은 영화인데 그럼에도 기존에서 느끼지 못한 압도감을 준다.

 

그런데 그 과정이 독특하다. 제목처럼 금귤(Tangerine)색으로 치장한 아이폰 카메라의 질감은 지나치게 화려하고 카메라무빙도 지나칠 정도로 과하다. 고전적 편집 기법을 무시하는 건 당연지사이고 점프 컷도 아무렇게 않게 사용한다. 게다가 캐릭터들도 매춘부, 포주, 게이 등으로 보편적인 인물들도 거의 없다. 플롯도 인물들의 내러티브를 단순히 섞어놓은 듯한데 서로 긴밀히 연관되지도 않는다. 배경음악도 강렬한 EDM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자체만으로 영화 안에서 튀면서 분위기를 압도하면서도 장면이 바뀔 때 툭툭 끊기기도 한다. 도대체가 관객을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로 가득 차 있는 영화다.

 

 그렇지만 그런 불협화음이 모여서 이뤄진 에너지는 엄청나다. 인물들이 하나의 공간으로 모이게 되면서 정신 없고 시끄러운 난장판을 이루게 되는데 흥미진진하면서도 아이러닉한 상황이 연달아 이어진다. 그렇게 폭발의 연속으로 이뤄낸 그 광경은 압도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마치 인간의 추잡한 군상들을 철저하게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론 비웃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관객을 끝까지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지 않기 위함은 바로 이러한 군상을 블랙코미디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함이라면 이 영화는 새롭고 독창적인 ‘뉴 웨이브’로 다가온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된 새로운 영화적 미학의 탄생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마지막엔 감성적으로 방점을 찍는 솜씨도 좋다. 아이폰으로 만들어낸 즉흥적이고 정신 없고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난장판의 새 경지. 과잉의 미학이다.


개인적 후기)국내개봉을 안 했기에 스포일러는 배제합니다. 극장개봉하면 꼭 달려가서 보세요. 장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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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호이호이11  
도대체 어떤 경로로 보셨나요? 본인은 다운받아보시고 남은 극장에서 보시라 이겁니까? ㅋㅋㅋㅋ
1 호이호이11  
같지도 않은 리뷰좀 그만 좀 올려주시구요 ㅋㅋㅋ
28 godELSA  
1. 일단 작년 부국제에서 봤습니다.

2. '극장개봉하면'이라고 가정법 붙였잖아요. 제가 강요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저는 개봉하면 극장에서 또 안 보겠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보라고 '권유'하는 게 뭐 나쁩니까?

3. 내가 뭘 올리든 그건 님이 알바 아니니 제가 뭘하든 그만 태클 거시죠. 같지 않고 어색하게 헛소리 하지 마시구요.
15 무비짱임  
개인적으로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고 하는데 의문이 생기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극장개봉은 절대 없을 것 같고.. VOD정도 나올라나..
9점까지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28 godELSA  
저는 현대에 맞춰진 새로운 누벨바그 영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VOD정도는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