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 칼날에 분노를 담아서...

영화감상평

수 - 칼날에 분노를 담아서...

1 Dark B;John 5 2641 6

*하드보일드 :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문학용어로 '비정', '냉혹' 이라는 의미로 해석됨. 크게 자연주의적인, 혹은 폭력적인 주제나 사건을 냉혹한 자세로 도덕적 판단을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것.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함에 있어서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캐릭터의 행위에 비중을 많이 두는 스타일.

하나의 작품을 통해 느끼는 감흥은 각자 다를 것이다.
극적인 이야기 구성에 탄복하기도 할 것이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상에 넋을 놓아버릴 수도 있을 것이며, 시원스런 액션에 후련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주인공의 응어리가 시원스레 풀리는 것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겠지.

그런점을 고려했을 때, 하드 보일드 클래식을 거창하게 내세우며 등장한 '수' 의 경우 어떠한 면을 보느냐에 따라 보고난 후의 심정이 많이 엇갈릴 듯 하다.
매끄럽지 못한 전개, 느닷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어색한 감정흐름, 당황스럽게 만드는, 어찌보면 생뚱맞다는 느낌의 대사들로 인해서 낯설음을 넘어선 어설프고 엉성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의 엉성함은 주인공의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상쇄가 되지 않을까싶다.

영화 '수' 의 폭력은 과도하다 싶을정도로 잔인하다.
총기류의 액션이 아니라 칼이나 둔기류의 연장을 이용한 액션이라 그 묘사에 있어서 더욱 잔혹함이 묻어 났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순히 잔혹한 묘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폭력 자체가 주인공 태수라는 인물의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느꼈다.
동생에게 미안한 심정, 하나뿐인 동생을 빼앗긴데서 오는 상실감과 눈앞에서 잡을 수 있었던 삶의 목표를 놓쳐버린데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의 감정을 끔찍스러운 폭력의 행사를 통해서 분출한다는 느낌말이다.
복수를 함에 있어서 주인공은 무자비하다.
자신조차 주체할 수 없을정도의 '화' 를 정작 동생의 죽음과는 크게 상관없을지도 모를 대상에게까지 뿜어내지 않는가.
갈곳을 잃은 분노는 무자비하고 잔혹하게 상대를 향해 돌진한다.

그런 주인공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는 점에서 '수' 의 액션은 칭찬할만 하다고 느낀다.

영화를 통해서 이야기하고자하는 바와 그것을 전개해가는 방식, 그리고 그 방식의 표현방법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었을 때 진정으로 감동을 느낄 것이다.
그런점에 있어서 '수' 는 그 모든것이 적절하게 잘 어울린 것 같지는 않다.
애초에 '하드보일드' 를 표방했기에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는 거의 무시한 채 주인공의 복수의 행위에 집중한 결과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폭력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한 인물의 감정의 폭발을 생생하게 잘 전달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괜찮았다고 느껴진다.
처절하게도 끝까지 아수라장에서 나뒹구는 모습에서는 그 자체의 모습만으로도 서글픔이 느껴졌다.

그러나, 비정하고도 냉혹한 세상속에서 폭력을 통해서 대화할 수 밖에 없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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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강마이  
  님의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하지만..저는 지진희의 감정이 별루 전달이 되진 않더군요..억지로라도 동생의 복수에 대한 집념으로 가득차 있다라고......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별로..였습니다...마지막에 터미네이터 같은 장면은 솔직히..스포일러가 될 듯 싶어서..ㅋ
1 Dark B;John  
  음, 확실히 폭력의 행위 자체가 목적이고, 복수라는 감정이 수단이 되어버린 주객전도의 느낌이 있습니다.<BR>폭력을 통해서 표현되어지는 감정의 전달방식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는 결국 각자의 몫이겠죠.
1 강마이  
  울나라 흔한 조폭영화에서..액션신을 멋지게 만드는데..공중돌려차기..날라차기..등등..이번 영화에서는 그런게 없는 생날액션이어서(감독의 성향이기때문이죠..) 울나라사람들 눈에 찰지 의문입니다..아직은 울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거 같아요..그냥 제 생각입니다..ㅋ
1 리파티  
  아..생날액션이구나..그런게 더 좋던디..
1 Gamja  
  생날액션이라기엔..좀..넘..억지스럽고..지진희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에다..난데없이 등장하는 러브모드..ㅠ.ㅠ 어찌 그리 칼을 맞고도 잘 일어설수 잇는지..너무...답답한 영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