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서울유럽영화제 공식 상영작 정보

자유게시판

제 7회 서울유럽영화제 공식 상영작 정보

1 RAiNboW 1 10406 42
*개막작 Opening Film

수면의 과학 The Science of Sleep(프랑스/2005/105분/컬러/로맨틱 코미디)

시놉시스
멕시코 출신의 스테판은 어머니가 좋은 일자리를 구해놓았다는 바람에 파리로 와서 달력 디자이너로 생활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꿈에 사로잡혀 있었던 스테판은 이웃의 스테파니를 흠모하게 되고, 사랑의 감정이 실린 그의 상상은 더욱 화려해진다.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는 엉뚱한 청년, 스테판의 사랑이 과연 이루어질까?

미셸 공드리 Michel Gondry
1964년 프랑스 베르사이유 출생. 음악계와 밀접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어릴 적, 화가 혹은 발명가가 되고 싶었던 공드리는 1980년대, 파리의 미술학교에 들어가 그래픽을 공부하던 중 록밴드 “위위”의 멤버들을 만난다. 1992년 해체되기까지 2개의 앨범과 여러 개의 싱글을 내며, 공드리는 드러머이자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 1960년대 팝뮤직에 영향 받은 자신의 독특한 상상력을 뽐냈다. 이것이 MTV에 나온 것을 비욕이 보고 자신의 노래 ‘Human Behavior’ 뮤직비디오를 부탁하면서, 그는 점점 더 많은 뮤직비디오와 광고 작품을 찍게 된다. 주로 비욕, 매시브 어택, 벡, 롤링 스톤즈 등의 뮤직비디오와, 갭, 에어프랑스, 나이키, 코카콜라, 아디다스, 폴라로이드, 리바이스 등의 광고를 작업했다. 뮤직비디오, 광고, 단편영화 등 그의 영상작업들은 곧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아, 찰리 카우프만의 각본으로 연출한 2001년 <휴먼 네이쳐>를 연출해 세상을 놀래켰고, 두번째 작품인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찰리 카우프만과의 공동작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작품해설
<휴먼 네이쳐> <이터널 선샤인>을 비롯한 장편영화들과 그의 독특한 뮤직비디오로 익히 그 명성을 알고 있는 팬들에게라면 더없이 기다려질 영화. 선댄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평론가와 기자를 비롯한 일반 관객들에게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낸 기발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공드리 감독의 상상력이 100퍼센트 발휘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멕시코의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과 프랑스 여배우 샬롯 갱스부르의 연기 앙상블 또한 자연스럽고 해맑아 관객으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하는 따뜻한 영화다. <매트릭스>의 영상기법을 처음 사용한 장본인답게 언제나 기발한 화면을 선보여온 미셸 공드리는 이번 작품에서도 입을 벌어지게 하는 애니메이션기법과 촬영기법으로, 스테판의 머릿속과 현재 세계를 아우르며 말로 설명불가능한, 오로지 직접 봄으로서만 알 수 없는 놀라운 영상 체험을 선사한다.
 
*마스터스 초이스 Masters’ Choice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영국, 프랑스, 아일랜드/2006/127분/컬러/드라마, 시대극) - 2006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시놉시스
1920년대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운동이 게릴라전의 양상을 띠며 가열차게 진행되던 시기. 한 아일랜드인 형제가 역시 영국 식민군에 맞서 무장 투쟁에 나선다. 저항군을 처참하게 고문하고 사살하는 영국군의 횡포에 맞선 이들의 저항 또한 폭력을 동반하며, 그 폭력엔 동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두 형제 모두 비인간적인 폭력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면서 괴로워하지만, 그중에서도 투쟁의 원칙과 명분을 끊임없이 따져 묻는 동생은 좌파의 길을 걷는다. 아일랜드 임시 정부가 영국과 타협적인 평화협정을 맺은 직후 형은 협정을 따르는 우파가 되는 반면, 동생은 계속 투쟁의 길을 나서며 비극은 계속된다.

켄 로치 Kenneth Loach
1936년 영국 기계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960년대 BBC에서 다큐드라마 형식의 시리즈를 만들면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67년 첫 장편영화 <불쌍한 암소> 이후 대표적인 좌파 감독으로서의 필모그래피가 시작된다. 비전문 배우를 쓰는 등 다큐멘터리적 개성이 뚜렷한 작가주의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 <히든 아젠다>로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1930년대 스페인 사회주의자들의 파시즘에 대한 투쟁과 좌절의 과정을 보여준 <랜드 앤 프리덤>으로 1995년 칸영화제 비평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6년 드디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작품해설
<빵과 장미> <레이닝 스톤> <랜드 앤 프리덤>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켄 로치 감독. 평소 영화를 통해 정치와 사회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감독답게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1920년대 아일랜드의 독립투쟁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다. 올해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인 왕가위 감독을 비롯, 9명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전쟁의 참혹성과 인간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상영 당시 기자들조차도 눈물을 흘리게 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아일랜드 역사를 충실히 보여주면서도 어느 전쟁에서도 있을 법한 폭력의 문제,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황혼의 빛 Lights in the Dusk(핀란드, 독일, 프랑스/2006/78분/컬러/드라마)- 2006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시놉시스
핀란드 헬싱키. 고도로 번영한 도시에서 일개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코이스티넨. 마치 채플린 영화 속 방랑자 같은 모습의 그는 자신이 소외된 부유한 세상 속으로 들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는 고독한 남자다. 그러나 동료들과 익명의 조직은 그의 소박한 희망을 차례로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코이스티넨의 직분을 이용해 범죄를 계획하면서 그가 오랫동안 사랑을 갈망해 왔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팜므파탈의 여성을 접근시킨다. 이 사건은 결국 코이스티넨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그는 직장, 자유, 꿈 모든 것을 잃게 되는데….

아키 카우리스마키 Aki Kaurismaki
1957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출생한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우체부, 접시닦이 등의 직업을 전전하며 청년기를 보냈다. 정식으로 영화를 공부한 적이 없던 그는 영화감독이었던 형 미카 카우리스마키를 따라 영화계에 입문한다. 고전문학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영화 <죄와 벌>을 첫 장편영화로 발표했으며 이러한 방식은 햄릿의 배경을 현대 자본주의 사회로 옮겨온 <햄릿, 장사를 떠나다>에도 이어진다. “부유한 자가 부유한 자의 편에 서듯이, 나 자신이 낙오자라고 느끼기 때문에 낙오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아키 감독은 ‘프롤레타리아 3부작’이라 일컫어지는 세 편의 작품 <천국의 그림자> <오징어 노동조합> <아리엘>을 통해 계급적 위치면에서 사회에 발 붙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통 주제로 내세우고 있다. 그 밖에 대표작으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그의 영화 중 가장 걸작으로 꼽히는 <성냥공장 소녀> 등이 있다. <황혼의 빛>은 그의 ‘빈민 삼부작(The loser trilogy)’의 마지막 편으로 앞선 2편의 영화 <떠도는 구름> <과거가 없는 남자>의 뒤를 잇고 있다.

작품해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의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완성한 ‘빈민 삼부작’. 앞서 <떠도는 구름>과 <과거가 없는 남자>를 통해 실직자 부부와 과거를 잊은 채 홈리스로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각각 그렸던 아키 감독이 이번에는 사회에 소외된 채 고독에 신음하며 몰락해가는 한 남자에게 카메라를 들이댄다. 이전 작품에서도 볼 수 있었던 감독의 절제된 연출 방식이 유난히 돋보이는 영화. 스스로를 인정 많은 아저씨라고 표현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영화 말미에 ‘인간은 결국 혼자가 아니다’라는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코미디 오브 파워 Comedy of Power (프랑스/2006년/110분/컬러/드라마, 스릴러)- 2006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시놉시스
판사인 잔느 샤망(이자벨 위뻬르)은 공금의 도용과 횡령이 얽힌 복잡한 사건을 맡아서 조사하게 된다. 그녀는 사건을 조사할수록 업계의 강력한 거물들과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그녀의 의문은 더욱 깊어지고 그녀는 커다란 권력의 힘을 느끼게 된다. 더 많은 비밀들에 가까워질수록 위압감 또한 커져만 가고 같은 시기에 같은 이유들로 인해 그녀의 사생활 또한 위기에 처한다. 그녀는 치명적이고도 피할 수 없는 두 개의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그녀는 더 큰 권력과 충돌하기 전에 자신의 권력을 얼마만큼 행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람의 본성은 이 커져가는 권력에 취하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과연 그녀는 이 위기를 헤쳐나올 수 있을까?

끌로드 샤브롤 Claude Chabrol
1930년에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느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누벨바그의 주요 감독들 중 한 명이었던 그는 1953년부터 1957년까지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영화 비평을 쓰고 히치콕의 추종자답게 1957년 에릭 로메르와 함께 히치콕을 주제로 책을 발간했다. <미남 세르주>(1958)로 장편영화 데뷔를 했으며 감독으로서의 능력 또한 보여주었다. 1959년 <사촌들>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1960년대 후반, 그는 프랑스의 중상류층을 향한 비판적 시선이 담긴 스릴러 영화들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도살자>(1969), <부정한 여인>(1969), <붕괴>(1970), <짐승 같은 사나이>(1971) 등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그는 히치콕의 추종자답게 히치콕식의 스릴러를 표방하면서도 그에서 더 나아간 거장의 위치를 확고히 하며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작품해설
이제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명콤비로 일컬어지는 끌로드 샤브롤과 이자벨 위뻬르의 신작 <코미디 오브 파워>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정치와 권력에 대한 재치 있는 풍자를 한껏 담아내고 있다. 샤브롤과의 작업에서 언제나 최고의 기량을 뽐내왔던 위뻬르의 베테랑다운 연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뿜어져 나온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통해 부르주아 계급사회의 위선을 종종 담아온 샤브롤은 <코미디 오브 파워>에서도 프랑스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기지를 발휘해내고 있다. 실제 1990년대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부패사건인 ‘엘프사건’을 떠올리게 하여 더욱 화제가 되었다.
 
웨딩 디렉터 The Wedding Director(이탈리아/2005/100분/컬러/코미디)- 2006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시놉시스
영화감독 프랑코 엘리카는 실의에 빠져 있다. 그의 딸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의 결혼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그에게 알레산드로 만조니의 영화 <약혼자>의 리메이크 의뢰가 들어오고 그는 도망치듯 시실리로 날아간다. 그가 찾아가게 된 작은 마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웨딩 촬영으로 먹고 사는 남자, 유명해지기 위해 자신이 죽은 것으로 위장한 영화감독, 그리고 팔라골리나의 페르난도 그라비나 왕자가 있다. 페르난도 왕자는 프랑코에게 자신의 아름다운 딸 보나의 결혼식 촬영을 의뢰한다. 하지만 프랑코는 보나와 만난 순간 사랑에 빠져버리고 정략결혼에서 그녀를 구해내기로 마음 먹는데….

마르코 벨로키오 Marco Bellochio
1939년생. 1960년대 이후 마르코 페레리 등과 함께 이탈리아 좌파를 대표하는 감독으로서 영화를 찍어왔다. 언제나 정신분석학과 마르쿠제의 혁명적 비전에 경도되어 있는 그의 영화는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이 노선을 유지해왔다. <갈매기>(1977), <허공으로의 도약>(1980), <육체의 악마>(1986), <함부르크의 왕자>(1997), <유모>(1999) 등이 칸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2002년작인 <종교의 시간>으로 칸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굿모닝, 나이트>(2003)는 제 60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 개인공헌상을 수상했다.

작품해설
시실리의 해변에서 이루어지던 젊은 커플의 웨딩 촬영은 감독에게 <웨딩 디렉터>를 만들게 한 영감을 가져다 주었다. 영화배우처럼 감독이 지시하는 그대로의 동작을 해보이는 그들의 미래는 과연 어떤 것일까. 만약 그들의 인생이 이미 결정되어 있고, 그들의 결혼서약이 절대적인 것이라면? 영화 속 주인공 프랑코는 공주 보나를 구하겠다는 열정이 이끄는 위험한 길을 선택하지만, 그는 영웅이 아니기에 문제들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차지하여 행복해지길 두려워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원시의 푸른 바다, 광활한 풍경, 낮과 밤, 태양, 하늘이 가득 담긴 쇼트는 네오 리얼리즘에 바탕을 두었지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루어낸다. 그 위로 펼쳐지는 주인공 프랑코 에리카의 탐구는 결국 이 영화가 ‘남자와 여자’ 그 본질적인 문제에 관한 것임을 알게 한다.
 
기후 Climates(터키/2006년/101분/컬러/드라마)- 2006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시놉시스
대학 교수인 이사(누리 빌게 세일란)와 텔레비전 프로듀서인 바하(에브루 세일란)는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났다. 둘 사이는 뭔가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결국 이사는 바하에게 갑작스런 이별을 통보한다. 이스탄불로 돌아와 가을을 지나며 홀로 시간을 보내던 이사는 자신의 친구와 만나고 있는 과거의 연인 세랍을 다시 만나 정열적인 정사를 나누게 된다. 세랍과의 정사 도중 바하를 생각하는 이사는 결국 어느 쪽과도 완전히 소통하지 못하고 마음을 쏟지 못한다. 겨울이 되어 이사는 바하가 촬영 때문에 도시의 동부로 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자신이 변했다며 바하에게 되돌아 올 것을 애원하는데….

누리 빌게 세일란 Nuri Bilge Ceylan
2003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작 <우작>의 감독으로 유명한 누리 빌게 세일란은 1959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1995년 단편 <코자>가 초청받으며 칸영화제에 입성한 그는 그 후 <작은마을>(1998)과 <오월의 구름>(1999)으로 많은 영화제에서 각광을 받아오다 2003년 <우작>으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며 그 명성을 확고하게 굳혔다. 2004년에는 칸영화제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2006년 <기후>를 통해 다시 한 번 칸을 찾은 누리 빌게 세일란은 명실공히 세계 유수의 영화인이 주목하는 감독 중 하나라 하겠다. 이번 작품에서는 직접 자신의 아내와 함께 공동주연을 맡아 뛰어난 연기실력 또한 보여주었다.

작품해설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이 직접 각본, 주연을 모두 맡은 <기후>는 실제 부인과 함께 출연하여 더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HD를 처음으로 사용한 감독은 영화 속 지중해의 눈부신 풍광을 담아냄으로써 전작에서 보여준 감성을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시적 풍경이 영화 전반에 아름답게 펼쳐지면서도 남녀간의 미묘하고도 난해한 관계를 밀도 있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나 감독은 스스로 이사로 분해 그 인물의 감정선을 깊이 파고들어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무미건조한,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기적인 남성인 이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전작인 <우작>에서와 같이 롱테이크가 인상적인 <기후>는 영화 속에서 변해가는 기후를 주인공 이사의 내면을 표현하는 하나의 장치로 쓰면서 더욱 관객들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러브스토리 인 유럽 Love Story in Europe

소립자 The Elementary Particles(독일/2006/컬러/105분/드라마)- 2006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

시놉시스
이부(異父)형제 미셸과 브루노는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어머니는 할머니에게 아들을 맡기고 섹스와 마약을 탐닉하는 공동체로 떠나버렸고, 둘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 부재를 견뎌냈다. 분자생물학자가 된 미쉘은 이렇다 할 성생활을 갖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한다. 반면, 브루노는 정신병원을 드나들 정도로 성에 탐닉하지만 아직 한 번도 자신을 충족시키는 여자와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른에 접어든 어느날, 인생은 급변한다. 미셸은 첫사랑 애나벨과 다시 만나게 되고 브루노는 마침내 자신의 성적 강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상대 크리스티안과 만나게 된 것이다. 드디어 행복을 거머쥐었다고 생각한 순간, 짓궂은 운명은 두 여자를 병에 걸리게 만들어 버린다. 미셸과 브루노는 사랑을 위해 함께 고난을 이겨낼 것인지, 고통을 피해 외로움으로 점철된 본래의 삶으로 돌아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순간을 맞이하는데….

오스카 뢰흘러 Oskar Roehler
1959년생. 부부 작가 아래에서 성장한 오스카 뢰흘러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2000년에 발표한 <갈 곳 없는 삶>이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점차 국제영화제에도 소개되기 시작했다. 파스빈더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그의 영화는 현실사회와 틀에 박힌 영화형식에 대한 조롱과 도발로 가득 차 있다.

작품해설
발표되자마자 그해 프랑스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는 동시에 특유의 독기어린 시선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문제작 미셸 우엑벡의 <소립자>를 원작으로 한 영화. 딱딱해 보이는 과학적 외피로 위장된 제목과 달리, 사랑 받지 못한 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에 대해 영화는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랑은 무의미한 성접촉에 불과해져 버렸고 포르노만 남은 서구 현대사회 속에서 완전히 다른 삶과 사랑을 하는 두 형제의 이야기에서 자유방임을 주장한 무책임한 부모 세대에 대한 독기어린 복수전을 벌이는 대신, 한줄기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자 하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다. 부모에게서 얻지 못한 사랑을 그룹 섹스를 통한 성적 욕망으로 충족하려 하는 브루노 역의 모리츠 브렙트로의 열연과 센세이셔널한 원작을 사랑이라는 명제 하에 무겁지 않게 풀어낸 연출력이 돋보인다.
 
사랑해, 파리 Paris, Je t’aime(프랑스, 독일/2006/120분/컬러/로맨틱 드라마)- 2006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시놉시스
<아멜리에>의 프로듀서가 전세계 최고의 감독 20명과 찍은 18편의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는 파리를 배경으로 한 18가지의 색다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5분의 제한 시간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의 한가지 공통점은 바로 ‘사랑의 도시, 파리’라는 주제이다. 각각의 감독들은 이 주제를 받아들이고 자신들만의 개성을 듬뿍 담은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마치 <러브 액츄얼리>를 연상시키는 내레이션으로 연결된 18편의 짧은 영화들은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갖가지 훈훈한 사랑의 기운을 전달하고 있다.

감독들
에단 코엘 Ethan Coen, 조엘 코엘 Joel Coen <파고> <허드서커 대리인>/구스 반 산트 Gus Van Sant <라스트 데이즈> <엘리펀트> <아이다호>/올리비에 아사야스 Olivier Assayas <클린> <장만옥의 이마베프>/웨스 크레이븐 Wes Craven <나이트 플라이트> <스크림 3>/알폰소 쿠아론 Alfonso Cuar&oacute;n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이투마마>/알렉산더 페인 Alexander Payne <사이드웨이> <어바웃 슈미트>/톰 티크베어 Tom Tykwer <롤라 런>/월터 살레스 Walter Salles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다니엘라 토마스Daniela Thomas/크리스토퍼 도일Christopher Doyle/스와 노부히로 Nobuhiro Suwa/빈첸초 나탈리 Vincenzo Natali <큐브>/엠마누엘 베니비 Emmanuel Benbihy/거린더 차다 Gurinder Chadha <슈팅 라이크 베컴>/실베인 쇼메 Sylvain Chomet/이자벨 코아제 Isabel Coixet/제라르 드파르디유 G&eacute;rard Depardieu/리차드 라그라베네제 Richard LaGravenese/브루노 포달리데 Bruno Podalyd&egrave;s/올리버 슈미츠 Oliver Schmitz

작품해설
코엘 형제, 구스 반 산트, 웨스 크레이븐, 알폰소 쿠아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믿어지지 않는 기적을 이룬 것은 <아멜리에>의 프로듀서 클로디 오사드. 왕가위의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과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유도 감독으로 작품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의 작품인 만큼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 역시 ‘올스타’라고 할 만큼 화려하다. 톰 티크베어 감독이 연출한 잔잔하고 가슴 아픈 사랑의 주인공은 나탈리 포트먼. 빈센조 나탈리의 거침없고 스타일리시한 사랑의 주인공은 엘리야 우드. 또한 줄리엣 비노쉬, 스티브 부세미 등도 작품에 빛을 더해주고 있다. 이들이 파리 각지에 자리를 잡고 만들어낸 사랑은 과연 어떤 빛깔일까? 사랑의 도시 파리, 그곳에서 펼쳐지는 18개의 러브스토리!
 
에덴 Eden(독일, 스위스/2005/98분/컬러/드라마)- 2006 로테르담영화제 관객상, 라인언상

시놉시스
남부 독일 교외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 그곳을 경영하는 뚱뚱하고 괴팍한 요리사 그레고르는 동료 미식가들과 함께 자신이 개발한 “성애의 요리(Erotic Cuisine)”를 축하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자주 찾는 카페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여성, 에덴 드렙을 알게 된다. 그녀에게는 남편 사비에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 레오니가 있다. 어느날 그레고르는 공원에서 놀던 레오니가 분수에 넘어지는 것을 구해주게 되고 그녀의 다섯번째 생일에 맞춰 케이크를 만들어준다. 그레고르가 직접 초콜릿으로 장식한 케이크는 레오니와 에덴을 놀랄 만큼 황홀하게 하고, 어느 저녁 에덴은 예고 없이 그레고르의 집을 찾아가 그가 준비한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는 인사도 없이 뛰쳐나온다. 그러나 그러한 어색함도 잠시 곧 두 사람은 그레고르의 부엌에서 그들만의 저녁 만남을 종종 갖게 된다. 편안한 침묵 속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에덴과 그레고르. 새롭게 찾은 플라토닉한 사랑으로 인해 에덴의 지루했던 결혼생활은 다시 꽃을 피우게 되고 그레고르의 음식맛은 한결 풍미를 더해가지만 둘의 사이를 사비에가 의심하면서 이 로맨틱한 관계는 오래지 않아 모두를 흔들기 시작한다.

미카엘 호프만 Michael Hofmann
1961년생. 이탈리아, 영국, 세네갈을 여행한 후 프랑스 영화학교 FEMIS에서 수학했다. 프리랜서 작가, 감독으로 활동하기 이전 3년간 LINTAS 광고 에이전시에서 디자이너와 감독으로 일했으며 그 후 뮌헨 스크립트 워크숍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곳에서 수많은 단편영화를 감독하고 각본을 쓰다가 1998년 그의 첫 장편영화 <트루빌 해변>을 완성했다. 그의 다음 작품인 <소피>에서 호프만 감독은 강간으로 인해 임신한 여인의 심리를 면밀하게 그려내며 2003년 로테르담영화제에서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작품해설
요리와 사랑에 관한 매력적이고도 유쾌한 영화 <에덴>은 인생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힘을 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음식남녀> <바베트의 만찬> <초콜렛> 등의 뒤를 따라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는 음식영화의 계보를 충실히 잇는 영화 <에덴>은 올해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수많은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감상에 앞서 주인공 그레고르의 비밀 레시피로 요리된 다양한 음식들을 음미하기 위해 먼저 입을 헹구는 센스가 필요한 영화. 미각에서 시작되는 플라토닉한 사랑, 그들의 삶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성애의 요리가 영화 속 가득 담겨있다.
 
퀸즈 Queens(스페인/2005/107분/컬러/코미디)

시놉시스
신랑들이 모두 모이고, 그들의 어머니들 역시 모였다! 스페인 첫 게이합동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5명의 어머니들. 그 어머니들의 면면 역시 만만치 않다. 성도착증세가 있는 어머니, 깐깐한 판사, 화려한 영화배우, 요리사,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 남자와 남자가 만나 결혼을 하려면 우선 그의 어머니부터 넘어야 한다는 새로운 지상명제! 섹스, 증오, 고집 그리고 사랑이 뒤범벅된 유쾌한 코미디는 웃음과 함께 마지막엔 그들 안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낸다.
 
마뉴엘 고메즈 페레이라 Manuel Gomez Pereira
1953년생. TV 출신인 감독의 데뷔작 <Salsa Rosa>(1991)로 고야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그 이후, 스페인의 가장 성공한 감독으로 꼽힐 만큼 성장한 그는 <Boca a Boca>(1995)로 가장 유명하다. <Pink Sauce>(1991), <All the Man are Same>(1994), <Mouth to Mouth>(1995), <Between Your Legs>(1999) 등 각 장르를 넘나드는 연출력을 선보이지만 그의 주제는 언제나 섹스이다.

작품해설
기발한 설정, 캐릭터, 현대와 코미디가 잘 조화된 영화. 라틴시네마 역사상 가장 사랑 받은 여배우 다섯 명, 카르멘 마우라, 마리사 파레드, 메르세데즈 샘피에트로, 베티아나 블룸 등 이 스페인 첫 게이합동결혼식에 참석하게 된 기센 엄마들을 연기, 극에 한층 현실성을 더해준다. 각각의 엄마들은 아들의 결혼을 계기로 그들의 욕망, 성에 대한 편견, 그들 자신의 가족의 역사를 마주하게 되고 잊고 있던 가족의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근래 쏟아지는 ‘게이’에 대한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현명한 영화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관습적인 게이들의 초상은 영리하게 비켜나간다. 또한 영화는 불필요한 마약과 성에 대한 유머는 모두 피해가지만, 게이들이 원해온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편견에 대한 폐부를 찌르는 대사와 유쾌한 이야기, 어머니와 귀여운 아들들이 보여주는 사랑과 가족의 이야기는 2시간 동안 실망시키지 않을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미스터 애버리지 Mr. Average(벨기에, 프랑스, 룩셈브르크/2006/90분/컬러/로맨틱 코미디)- 2006 모스크바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시놉시스
26세의 불어 강사 잘릴은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가 싶다. 그가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 “미스터 애버리지”의 결승에서 1등을 한 이후 평소엔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던 완벽한 여자 클레어와 데이트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실 젊고 아름다운 클레어는 잘릴을 좋아하는 척 하며 그를 만나는 일종의 ‘미션’을 완수하고 있었던 것. 잘릴의 일상생활은 24시간 생중계되며 신상품 개발의 실험대상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레어 역시 거짓으로 그를 만나는 동안 그녀는 점점 잘릴에게 끌리게 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되는데….

피에르 폴 렌데르 Pierre Paul Renders
1963년 7월 13일 생 벨기에 브뤼셀 출생, 피에르 폴 렌데르는 1989년 IAD(Institut des Arts de Diffusion, Louvain-la Neuve)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했다. 1993년에서 1994년까지 벨기에 방송국 채널 RTBF의 프로듀서로 근무한 바 있으며, 광고와 다큐멘터리들을 만들며 필름메이커로서의 내공을 쌓아왔다. 2000년 장편영화 데뷔작인 <토마스 인 러브>로 몬트리올 뉴시네마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01년 파리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다.

작품해설
로맨틱 코미디 영화 <미스터 애버리지>는 TV쇼에 출연한 보통 남자의 사랑과 인생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답게 가볍고 경쾌한 터치로 두 남녀의 사랑을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지만 사람의 사생활과 감정까지 상품화시키는 현대사회의 경박함을 비판하는 메시지 역시 동시에 담아내어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쇼>를 연상시키지만 훨씬 더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작품. 거짓말로 시작한 주인공들의 사랑이 차츰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따뜻함과, 발랄함, 서로 다른 두 주인공이 좌충우돌 상충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아낸 코미디 영화이다.
 
*아이 온 유러피안 Eye on European

마우스 투 마우스 Mouth to Mouth(스웨덴/2005/92분/컬러/드라마)- 2006 카를로비바리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시놉시스
장녀 베라가 18세가 되던 날 가출한 이후, 가족은 붕괴 직전의 위기에 서있다. 가족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특히 아버지 매트는 알코올중독과 자신의 폭행 때문에 집을 나갔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한편, 베라는 전과자인 모건과 함께 살고 있다. 모건은 마약을 하기 위해 베라에게 매춘을 종용한다. 부부는 베라를 구하기 위해 돈을 빌리고, 접촉을 시도하지만 여전히 베라는 가족에 대한 모든 것을 거부한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아버지는 슈퍼마켓에서 베라를 강제로 집으로 데리고 돌아오는데…

비요른 룬게 Bj&ouml;rn Runge
1961년생. 스무 살부터 영화 일을 시작했으며, 그는 현재 완전히 독립적인 방식으로 영화제작을 하고 있는 스웨덴의 로이 앤더슨 감독과도 가깝게 협력하여 작업하고 있다. <A Day on the Beach>의 에피소드를 감독하며 연출을 시작한 그는 <Vulkanmannen> <Harry and Sonja> 등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2003년작 <새벽>으로 베를린영화제 예술공헌상과 최우수 유럽영화상인 블루엔젤상을 수상했다.

작품해설
<마우스 투 마우스>는 생존과 자유에 대한 영화이자, 증오보다 위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인생에 찾아온 두번째 기회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감독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전작 <새벽>이 배신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마우스 투 마우스>는 재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돌아가는 길에 맥주를 마시는 대신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안아주길 원한다는 감독의 말처럼 <마우스 투 마우스>에는 삶 그 자체가 담겨있다. 약물오용, 알코올중독, 매춘, 아동학대, 근친상간 등 전형적인 드라마의 요소가 뒤범벅된 이 영화는 그들의 인생에 찾아온 두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생생히 담아낸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깊은 어둠을 잡아내는 롱테이크와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클로즈업은 캐릭터의 고뇌 속으로 관객을 인도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그 어둠은 영화 마지막에 찾아올 희망의 빛을 더욱 빛나게 돕는다.
 
찰리가 말하길 Charlie Says…(프랑스/2006/140분/컬러/드라마)- 2006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시놉시스
시즌이 지난 대서양의 해변가. 여섯 명의 남자와 한 소년이 이곳에 모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점점 서로의 삶에 개입하게 되는데…. 성공한 여행전문가인 마테유는 콜로키움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고향을 방문하게 된다. 그는 저명한 여행전문가로서 성취감과 성공을 맛보긴 했지만, 과도하게 자기자신을 채찍질 하기에 항상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마을 어귀에서 옛 친구인 피에르를 만나게 된다. 피에르 역시 한때 재능 있는 탐험가였지만 어느 순간 여행을 할 용기를 잃었고 그 이후로는 자신의 실패를 부끄러워하며 과학선생으로서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 피에르는 자신의 과거를 전혀 모르는 노라와 결혼했지만 점점 결혼생활에 흥미를 잃고 깊은 침묵만이 감도는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마테유는 피에르에게 다시 여행을 해보지 않겠냐고 묻는다. 피에르에게 두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 한편 찰리는 피에르가 가장 아끼는 학생이다. 이제 막 열한 살을 넘긴 그는 아버지인 세르지에게 억압받으며 자라고 있다. 사실은 자신의 탐욕스러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찰리의 아버지는 피에르의 부인 노라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는데….

니콜 가르시아 Nicole Garcia
1942년 프랑스 출생.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배우이기도 한 그녀는 파리 CNSAD에서 연극과 영화를 공부했다. 1968년 <소년들과 소녀들>의 코코 역으로 연기자로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연기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녀의 첫번째 장편 데뷔작은 <에브리 아더 위캔드>,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세자르상 여우주연상과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연출자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2000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한 그녀의 신작 <찰리가 말하길>은 2002년 <애드버서리>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야심작이다.

작품해설
일곱 명의 남자, 일곱 명의 전혀 다른 인생이 우연찮게 한 공간에 모인다는 재미있는 설정을 담고 있는 영화 <찰리가 말하길>. 일상에서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일곱 명의 삶이 한 공간에 모이면서 나타나는 긴장감을 감독인 니콜 가르시아는 섬세한 연기연출과 캐릭터 설정을 통해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삶의 무게에 눌려 점차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인생, 성공에 집착하여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았던 인생, 들끓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생, 자신의 씻을 수 없는 과거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생 등…. 주인공들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기도 하고 갈등을 겪기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패밀리 프렌드 Family Friend(이탈리아/2006/110분/컬러/드라마)- 2006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시놉시스
저주받은 외모의 못난이 게레미아는 주로 극빈층에게 푼돈을 빌려주는 70대의 사채업자다. 그는 오직 푼돈만을 거래하지만 이자는 엄청나게 뜯어내는 사악한 노인네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는 60대까지 못생긴 얼굴 때문에 결혼도 못하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어머니로부터 거래하는 법, 사업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게레미아는 딸의 결혼비용을 대기 위해 결국 사채를 끌어다 쓰려는 한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게레미아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주는 대신 그의 딸을 탐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는 조건을 내세우는데….

파올로 소렌티노 Paolo Sorrentino
1970년 5월 31일 이탈리아 나폴리 출생. 2001년 <원 맨 업>이란 영화로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와 동시에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인디펜던트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대상 수상, 최우수작품상 노미네이트, 다비드 디 도나텔로 어워드 신인감독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이탈리아의 신예 감독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2001년 코미디 단편 <라 노테 룽가>, 2004년 <사랑의 종착점>, 2005년 <사바토 도메니카 에 루네디> 등의 작품을 만들어왔다. 신작 <패밀리 프렌드>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예를 안았다.

작품해설
나폴리 출신의 영화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영화 <패밀리 프렌드>는 2006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 상영작이다. 영화에는 첫 출연이지만 이탈리아의 베테랑 연극배우인 지아코모 리조가 70세의 더럽고 못생겼으며 병적으로 돈에 집착하는 노인 게레미아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영화는 게레미아라는 가족, 여자, 돈 등 인생의 모든 것으로부터 버림받은 외로운 캐릭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추함과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인지, 과연 추함과 아름다움 그 자체는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다 Fade to black(영국, 이탈리아/2006/104분/컬러/스릴러)

시놉시스
1948년 로마. <검은 마법>이라는 영화 작업을 위해 천재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오손 웰즈가 이탈리아로 찾아온다. 영화배우 리타 헤이워드와의 결혼생활이 파경을 맞은 후, 자신의 경력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그의 계획은 그리 순조롭지 않다. 그는 로마에서 만난 레아라는 여배우와 사랑에 빠지고, 촬영 중, 레아의 양아버지이자 역시 배우인 델라가 오손 웰즈의 팔 안에서 숨을 거두는 사고가 일어난다. 웰즈는 그의 죽음이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님을 직감하는데….

올리버 파커 Oliver Parker
1960년생. 연극배우이자 무대감독 출신이다. 배우로서 이아고 역을 연기하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영화 <오델로>(1995)를 발표하며 감독 데뷔했다. 그의 <오델로>는 주인공 오델로를 흑인으로 설정한 기발함과 케네스 브래너의 열연이 화제를 모았다.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상적인 남편>(1999)에서는 톡톡 튀는 대사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으며, 오스카 와일드의 원작을 직접 각색하고 콜린 퍼스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정직해지는 일의 중요성>(2002)을 내놓았다.

작품해설
데이비드 페라리오의 범죄소설 <검은 마법>을 감독 올리버 파커와 존 세일즈가 각색했다. 에로틱 스릴러에 가까운 <오델로>나 재기 넘치는 유쾌한 소품을 내놓았던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180도 다른 작품인 이 영화는 전설적인 영화감독 오손 웰즈가 전후에 겪는 정치적 음모가 도사리는 범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올리브 파커의 번뜩이는 대사는 여전하지만, 2차 세계대전 후 불안정한 분위기 속에서 어떤 정치적인 음모로 인해 살인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오손 웰즈의 이야기 속 필름 느와르의 전형성이 더해져 극에 한층 재미를 더한다. <21그램> <콘스탄트 가드너>에 출연했던 대니 휴스톤이 천재 영화감독 오손 웰즈 역을 맡았으며 그 이외에도 <루시아> <스팽글리쉬>의 스페인 출신 섹시스타 파즈 베가, <이투마마>의 디에고 루나, 베테랑 배우 크리스토퍼 월큰이 그들의 주위를 맴도는 수수께끼의 양조사로 출연한다.
 
*라이징 디렉터스 Rising Directors

캐쉬백 Cashback(영국/2006/102분/컬러/코미디, 로맨스)

시놉시스
그림을 공부하는 주인공 벤 윌리스는 여자친구 수지에게 차이고 난 후, 불면증에 빠져버린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많은 밤이 지나고 결국 벤은 동네 슈퍼마켓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곳에서 그는 근무시간 동안의 지루함을 예술적으로 처리하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 벤은 시간이 멈추는 상상을 하며 지루함을 달랜다. 멈춘 시간 속에서 그는 슈퍼에 온 여자 손님들의 옷을 벗기고 나체를 스케치하는 상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리고 벤은 자신의 불면증을 치료해줄 지도 모를 아르바이트 동료인 조용한 소녀 섀론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숀 엘리스 Sean Ellis
11세부터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는 감독은 1994년 런던으로 이주, 사진작가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혁신적인 조명 스타일의 패션 포토그래퍼로서 명성을 쌓는다. 세계 각국의 ‘보그’지와 작업하면서 그 누구보다 ‘영화적’이라는 칭송을 받은 그는 마침내 영화와 뮤직비디오 연출에도 도전한다. 장 폴 고티에, 랜드 로버 등의 CF를 감독하고 패션지 ‘바자’를 통해 데이빗 린치와의 공동작업을 경험한 그는 2001년 마침내 단편 <Left Turn>으로 영화감독에 데뷔, 2004년 내놓은 단편 <캐쉬백>으로 전세계 영화제에서 12개의 상을 수상했다.

작품해설
패션 포토그래퍼로서 끊임없이 ‘미(美)’에 집착해온 삶을 산 감독이 그리는 ‘시간’과 ‘미’에 대한 자서전 같은 영화. 또한 패션업계에 종사한 감독답게 원색의 대비가 눈에 띄는 색감으로 즐거운 영화이기도 하다. 18분짜리 단편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뉴욕 트라이베카영화제 등의 전세계 영화제에서의 극찬은 물론 아카데미 단편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그에 힘입어 장편영화로 재탄생된 <캐쉬백>은 8시간 단위로 움직이는 슈퍼에서의 아르바이트가 지겨워 견딜 수 없는 십대들이 일상을 견뎌내기 위해 창조한 백일몽에 관한 이야기. 그들의 톡톡 튀는 상상력과 달콤한 로맨스가 어우러져 웃음을 유발하는 유쾌하고 귀여운 영화이다.
 
12시 8분, 부카레스트 12:08 East of Bucharest(루마니아/2006/89분/컬러/코미디, 드라마) -2006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2006 트란실바니아영화제 최고작품상

시놉시스
전 국민이 TV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는 헬리콥터를 타고 부카레스트를 탈출한다. 수도의 동부에 위치한 한가로운 마을, 이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후 16년이 된 날, 한 지역방송국은 이 혁명적인 영광을 함께하기 위해 두 명의 유명인사를 초청한다. 한 사람은 늙어서 은퇴한 산타클로스, 그리고 한 사람은 술 마시느라 모든 봉급을 다 써버린 역사 선생으로, 오늘 그들은 “차우세스쿠는 물러가라”고 함께 외쳤던 그 날을 기념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청자 참가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은 이 영웅들을 탄핵한다. 시위에 참가하기는 커녕 겨우 바에서 술에 취해있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준비하고 있었을 거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코넬리우 포룸부 Corneliu Porumboiu
1975년 루마니아 출생. 2003년 부카레스트대학 영화과 졸업. 2003년작 <리비우의 꿈>과 2002년작 <술과 함께 사라지다>, 그리고 <도시로의 여행>(2003) 같은 단편영화들은 2004 칸영화제를 비롯 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칸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아 그는 2005년, 첫 장편 <12시 8분, 부카레스트>을 제작, 2006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출품해 신인감독상인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다. 칸이 사랑하는, 현대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으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작품해설
1989년 루마니아는 독재자 차우세스쿠 탄핵에 성공했다. 갓 서른을 넘긴 루마니아의 젊은 감독은 혁명의 모든 과정을 TV로 생중계되었던 14세 때의 그 사건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때는 12시 8분이었다. 실제 정치적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12시 8분, 부카레스트>의 접근은 정치사상보다는 휴머니즘에, 선동보다는 유머감각에 빚지고 있는 영화다. 소도시의 순박한 사람들이 제각각 증언하는 혁명의 그때는 어딘가 현실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매일매일의 일상을 공유하는 그들에게 ‘영웅’의 존재는 섣불리 파고들 틈이 없다. 루마니아 지방 도시의 이웃들을, 어딘가 짐 자무쉬를 떠오르게 하는 따뜻한 롱테이크로 잡아낸 풍경이 오랫동안 눈 앞에 머문다. 매년 칸이 가장 기대되는 신인감독들에게만 선사하는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사랑스러운 유머 감각의 작품.
 
유로 Uro(노르웨이/2006/104분/컬러/액션)- 2006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시놉시스
어두웠던 과거로부터 벗어나 올바른 삶을 이루고자 결심한 HP는 경찰에 지원하고 마약거래와 조직범죄를 막기 위한 특수 정예대원들로 이루어진 ‘유로’에 선발된다. 하지만 HP의 급한 성격과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은 종종 성급한 결정을 유도하고, 그는 종종 경찰의 수사과정을 무시하는 행동을 취한다. 곧 그는 자신이 빠져나갈 수 없는 법의 함정에 빠졌음을 깨닫게 되는데…. 게다가 그의 결심은 거대한 마약 거래선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옛 친구 메테와 재회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팀의 대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메테를 이용해 잠입수사를 시작한 HP. 그는 곧 이번 수사가 자신이 그토록 도망치고자 했던 과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깨닫는다.

스테판 펄드버킨 Stefan Faldbakken
1972년생. 첫 작품 <유로>에서 각본과 감독을 맡은 스테판 펄드버킨은 1995년 오슬로대학을 졸업하고 스톡홀름에 있는 드라마티스카 인스티튜트에서 영화와 TV를 전공했다. 재학 당시 프로듀서로 참여한 과제작 <크고 작은 기적들>이 2000년 아카데미 최고 단편 부문에 오른 바 있다. 감독으로서 첫번째 단편영화 <코스모넛>은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30여 개 국제영화제에 출품되어 수상하는 등 주목 받았다. 여러 TV작품으로도 각종 어워드에서 수상한 그는 2006년 처음으로 감독한 장편영화 <유로>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진출했다.

작품해설
서구에서 가장 높은 마약 소비율울 보인다는 노르웨이. 그만큼 마약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 노르웨이에 실재하며 마약 관련 조직범죄를 전담하고 있는 특수경찰대 ‘유로’의 멤버를 주인공으로 스릴 넘치는 액션영화 <유로>가 태어났다. 유난히 명암이 뚜렷한 촬영기법으로 북유럽 도시의 싸늘한 풍경을 매력적으로 비추고 있으며, 특히 초반 스토리텔링의 관객 흡입력이 상당하다. 거친 성격의 터프한 경찰, 그리고 비극적인 운명의 마약 거래선 메테 역에 요즘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젊은 남녀배우들을 기용,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유로>를 보는 묘미. <히트> <콜래트럴>의 마이클 만의 스타일에 종종 비교되곤 하는 노르웨이의 신인 스테판 펄드버킨의 색다른 유럽 스타일의 범죄 드라마를 만나볼 기회.
 
유 앰 아이 You am I(리투아니아, 독일/2006/90분/컬러/모험, 로맨스)-2006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시놉시스
건축 일을 하고 있는 바로나는 따분한 사무실 생활과 의미 없는 만남들에 싫증을 느끼고, 인생을 변화시킬 멋진 계획을 세우게 된다. 마침내 그는 과거의 모든 일들에서 벗어나, 숲 속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홀로 생활하기로 다짐한다. 과로, 자기불신, 오만가지 쓸데없는 상념들에서 벗어나 그는 자신의 꿈을 현실화 시킬 멋진 집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바로 등산가용 장비로 직접 팬 전나무로 지은 집! 하지만 정작 집을 완성시키고 난 후 그에겐 형언할 수 없는 허무함이 밀려오게 된다. “하늘 아래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완벽한 집, 하지만 너무 고요해…. 이게 내가 바로 꿈꾸어왔던 것인가?” 그때 마침, 그 앞에 한 여인 도미니카가 찾아오게 되는데….

크리스티요나스 빌드지우나스 Kristijonas Vildziunas
1970년 리투아니라 빌니우스 출생. 리투아니아 뮤직 아카데미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하기 이전, 미술과 건축에도 깊은 조예를 보였다. 리투아니아의 유명 밴드인 “시아우레스 크립티즈”의 리더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그는 몇 편의 단편영화를 통해 경력을 쌓아왔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지니는 자폐성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바깥 세상과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으며, 또한 인간 내면과 현실 사이를 조화시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품해설
영화 <유 앰 아이>는 복잡한 삶에서 벗어나 숲에서 홀로 집을 짓고 생활하는 한 남자의 현실과 희망, 그리고 상실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진정한 평온과 기쁨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어른들을 위한 우화 같은 영화. 2006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상영된 바 있는 이 영화는 리투아니아 감독인 크리스티요나스 빌드지오나스가 두번째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Midnight Express

3일 안에 죽는다: 죽음의 문자메시지 Dead in 3 Days(오스트리아/2005/97분/컬러/호러)

시놉시스
“당신은 3일 안에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니나와 친구들은 처음 이 괴문자를 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날, 파티 도중 사라진 니나의 남자친구가 호수 밑바닥에서 콘크리트 블록과 함께 수장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 후 상황은 급변한다. 뒤이어 친구들 중 한 명이 잔인한 공격을 받자, 모두는 패닉 상태에 빠진다. 그들 모두가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이유는 여전히 오리무중. 니나는 드디어 잔인무도한 살인범의 정체를 밝혀낼 지도 모를 실마리를 발견해내는데…. 시체는 늘어가고, 수법은 한층 잔인해져 간다. 이제는 주위의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절대절명의 상황. 드디어 죽음의 날짜로 약속된 3일째를 맞이하는데….

안드레아 프로차스카 Andreas Prochaska
1964년생. TV에서 연출을 시작한 안드레아 프로차스카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할리우드 스릴러 장르에 대한 서늘한 패러디 <퍼니 게임>(1997), 폭력에 무기력한 인간들에 대한 섬세하고도 도발적인 형식 언어 <미지의 코드>(2000) 등 기존 영화의 전형성에 대항하는 작품들을 편집하며 본격적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 이 영화는 직접 각본, 연출을 맡은 그의 두번째 작품이다.

작품해설
오스트리아의 한 호수 근처. 숲 속의 목 매달려 있는 남자, 전형적인 슬래셔무비라는 것을 증명하듯 영화는 숲 속에서 정신없이 도망치는 금발여자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오스트리아 버전의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호러영화의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제작된 최초의 틴에이지 슬래셔무비인 이 영화는 가까운 독일 슬래셔무비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보다 할리우드적인 만듦새를 지향한다. 무색톤의 화면과 짧은 호흡의 편집, 적절히 사용된 클로즈업과 폭력 가득한 장면들은 관객이 질문 하나 던질 틈 없이 몰입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슬래셔무비와는 차별된 톤을 보여준다. 미카엘 하네케의 작품을 편집했던 감독은 폭력을 관조하는 방식에 있어 할리우드적이지만 그 섬뜩한 시선은 잃지 않고 있다.
 
택시더미아 Taxidermia(헝가리/2006/91분/컬러/판타지, 드라마)-2006 트란실바니아영화제 감독상

시놉시스
삼대에 걸친 세 남자의 세 가지 이야기를 담은 <택시더미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할아버지와 ‘먹기대회’ 선수인 아들, ‘박제사’ 손자의 얽히고 설킨 인생역정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각자 사랑을, 성공을, 영원한 생명을 갈구하며 채울 수 없는 욕망의 끝을 쫓아간다. 영화는 주인공들의 1세대격인 벤델의 사랑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상사인 중위 부인과 금지된 사랑을 나누고 생겨난 아들 칼만. 중위는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벤델을 처참히 살해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칼만은 먹기 대회계의 일인자로 커가게 되고…. 칼만은 초콜렛 와퍼 먹기 기록의 최고 기록 보유자인 지젤라를 만나고 둘은 결혼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라요스는 500그램이 채 되지 않는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 사람 구실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심되는 조용한 박제사 라요스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을 꾸미는데….

지오르지 팔피 Gyirgy Palfi
197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생. 지오르지 팔피는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부다페스트의 산도르 시모 필름아카데미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그의 첫번째 장편 데뷔작인 <허클>은 2003년 유러피언 필름아카데미에서 파스빈더상을 받았으며, 진 모스코비츠 크리틱스, 스튜던트 어워드, 헝가리안 크리틱스 어워드 등에서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하였다. <택시더미아>라는 삼대에 걸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집착에 대한 다루고 있으며, 특유의 유머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버무려진 우화적인 이야기가 담긴 영화를 주로 만들어 헝가리 영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감독이다.

작품해설
지오르지 팔피의 두번째 장편영화인 <택시더미아>는, 삼대에 걸친 한 괴상한 세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담겨진 이야기로 한 가정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이 영화는 헝가리 영화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발칙하고 괴이한 상상력, 역겨움, 폭력성들을 내재하고 있다. 영화가 보여주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장면들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와 비뚤어진 모습들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인간의 그릇된 욕망으로 얼룩진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영화 속의 과장된 캐릭터를 통해 감독의 장기인 특유의 유머러스함까지 더하면서 그 비판은 더욱 통렬하고 날카롭게 다가온다.
 
레퀴엠 Requiem(독일/2006/93분/컬러/드라마, 호러, 스릴러)- 2006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여우주연상

시놉시스
1970년대 남부 독일의 작은 마을. 신앙이 깊은 가정에서 자라난 21세의 미카엘라는 좀처럼 차도를 보이지 않는 간질을 앓으면서도 남들처럼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소망을 버리지 않는다. 결국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 처음으로 마음을 나눌 친구를 사귀고 달콤한 첫사랑도 경험하지만, 이는 그때까지 그녀가 편안함을 느껴왔던 종교와 가족으로부터 그녀를 멀어지게 한다. 어느덧 더이상 단순한 간질 발작이 아닌, 무시무시한 목소리와 얼굴들을 보기 시작하는 미카엘라는 남몰래 신부를 찾아가 상담한 후 더더욱 자신이 “귀신들렸다”고 믿게 된다. 그녀의 이상을 눈치챈 친구들이 정신상담 치료를 권해 보지만 미카엘라와 가족들이 갇힌 세계는 그들을 쉽게 놔주지 않으며 실제적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한스-크리스티안 슈미트 Hans-Christian Schmid
1965년 독일 출생. 뮌헨의 방송영화 아카데미에서 수학. 1989년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데뷔하여 꾸준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왔고 틈틈이 TV영화 작업을 했다. 커리어에서 전환점이 된 것은 1995년, 처음으로 스스로 각본에 참여했던 영화 <문밖엔 적들이다>였다. 이후 <23>(1998, 독일영화제 여우주연상), <크레이지>(2000, 독일영화제 Silver), <먼 불빛들>(2003, 베를린영화제 FIPRESCI 어워드)에 이어 <레퀴엠>(2006,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 독일영화제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사운드상/의상상)으로 이어졌다.

작품해설
최근 국내에서도 개봉된 바 있는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와 동일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하지만 독일 소도시의 가정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연출이라든지, 여배우의 뛰어난 연기, 드라마 속에서 ‘무엇이 실재인가’ 등의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독일’영화의 모든 특징-장점들을 갖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스테리한 실화를 다루는데 있어서 이러한 특징들이 더없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오로지 어떤 예감만으로도 몸을 떨게 하는 강력한 힘을 과시한다. 연극배우 출신으로 영화 속에서 눈에 띄게 야위어가며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여배우는 바로 산드라 욀러. 그녀는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20대 초반, 처음으로 자유를 체험하는 여성의 로맨틱한 감수성과 악마적인 공포를 표현해내며 세계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주의 깊은 카메라로 미세하게 흔들리는 소녀의 정신 세계를 잡아낸 다큐멘터리 출신 감독의 1970년대 시대 정신과 문화를 잡아내는 영화적 디테일은 관객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특별전1: 유럽 애니메이션의 세계

르네상스 Renaissance(프랑스, 영국, 룩셈부르크/2006/105분/B&W 애니메이션/액션)- 2006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 수상작

시놉시스
2054년 파리는 모든 행동이 감시되며 녹화되는 미로 같은 도시가 되어버렸다. 파리는 이제 거대 기업 아바론의 암영 아래 있게된 것이다. 한편, 미와 지성을 모두 갖춘 젊은 과학자 일로나가 납치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아바론은 유능하지만 문제 많기로 유명한 경찰 카라스에게 가능한 빨리 그녀를 구출하도록 의뢰한다. 그러나 일로나를 찾는 것은 카라스만이 아니었다. 일로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류와 연관된 은밀한 실험 계획의 열쇠가 될 중요한 단서를 가지고 있었던 것. 카라스가 찾은 모든 증인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가운데, 그는 과연 그녀를 구출해낼 수 있을 것인가.

크리스티앙 볼크만 Christian Volckman
프랑스의 Ecole Sup&eacute;rieure d'Arts Graphique를 졸업, <Le Cobaye>(1995)라는 단편으로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1999년 발표한 <Mazz>라는 8분의 단편이 100개가 넘는 영화제에서 상영, 30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면서 큰 주목을 모으기 시작했다.

작품해설
2006년 제30회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앙 볼크만의 흑백 애니메이션 <르네상스>는 프랑스 애니메이션계의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 <은발의 아기토> <아스테릭스와 바이킹> 같은 유명 경쟁작들을 제치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기에 더욱 그러하다. 감독이 6년의 시간에 걸쳐 만든 <씬 시티>를 떠올리게 하는 스타일리시한 비주얼, 3D 모션캡쳐의 진일보를 증명하는 듯한 유려한 액션, 그 액션을 한층 생생하게 만드는 모노크롬적인 흑백의 영상, 장 피에르 멜빌을 떠올리게 하는 느와르적 스토리는 관객의 오감을 충족시키며 기존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압도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차세대 제임스 본드로 지명 받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필름 느와르의 탐정을 연상시키는 경찰 카사스의 목소리를 연기, 그 결과물이 9월 미국에서도 개봉된다.
 
프리 지미 Free Jimmy(노르웨이, 영국/2006/80분/애니메이션/코미디)- 2006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

시놉시스
4명의 인생의 낙오자, 로이, 어드, 개즈, 플레아는 러시아 서커스의 동물교육 담당인 스트로모스키 밑에서 일하고 있다. 러시아 서커스의 최고 스타는 바로 코끼리 지미. 인기의 비결은 언제나 ‘행복’한 상태로 있기 위해서 마약에 취해있는 것이다. 자신의 서커스를 가질 꿈을 가지고 있는 로이에게 지미는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서커스 첫날, 지미에게 실수로 다량의 마약이 투여되고 패닉을 일으킨 지미는 서커스단을 탈출해 버린다. 그렇게 4명의 인생 낙오자들은 지미를 찾기 위한 국토 횡단 여행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모든 이들이 지미의 평화를 원하는 듯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과격 동물보호 단체의 수상한 커플 마리우스와 베티나, 지미의 목을 벽에 장식하려 하는 스코틀랜드 사냥 단체, 보수를 노리고 지미를 죽이려는 마피아들이 뒤를 쫓는다. 지미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기회는 그를 도와줄 친구를 동반자로 삼을 방법 뿐. 과연 지미는 마약중독에서 벗어나고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1 Comments
11 이상복  
이미 18일쯤에 볼만한 것들은 다 매진이 됐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