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영화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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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영화에 대한 소고.

1 치우천황 10 5703 0
외국에는 물론 우리가 익히 아는 영화들을 만드는 메이저급 영화사가 있다면 그와 반대로 후즐근한 영화를 줄창 만드는 영화사도 있습니다.

톡식 어벤져라는 엄청 흉칙한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로 나름대로 유명한 트로마라는 영화사가 대표적이죠.

톡식 어벤져는 상태 안 좋은 외모와 짝달막한 키. 소심함까지 두루 갖춘 멜빈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스포츠센터에서 늘씬하고 멋진 아해들의 갈굼에 견디다 못해 창문으로 뛰어내리는데 밑에 있던 화약약품이 가득 든 드럼통에 풍덩 빠지고 맙니다.

그리하야 엄청난 힘을 얻고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근육은 울퉁불퉁 봐줄만 하지만 얼굴은 더욱

망가짐의 길로 향합니다.

보통 정의의 영웅들이 악당들을 두들겨 팬다한들 원래 상태는 보존해 주는데 톡식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잡히는대로 팔도 뽑고 다리도 뽑고 심심하면 들고 다니는 마대자루로 배에다 구멍도 뚫어줍니다. (흘,,, 진짜 잔인한 장면들은 차마 표현을 못 하겠습니다.)

이러한 고어적 표현은 트로마의 대표적인 성향으로 의도적인 가짜티가 팍팍 나면서도 잔인한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무슨 플래쉬맨 분위기의 화면에다 턱없이 징그러운 장면이 속출하는 어이없음에 뭐 이 따위 영화가 있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묘한 쾌감이 느껴지더군요.

비록 한없이 허접스러운 장면이지만 짐짓 점잖은척 무언가 있는척 하는 인간들에 대한 조롱으로 비추어졌거든요.

그리고 저렇게 막나가는 표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부러웠습니다.

대놓고 우리는 싸구려다라고 말하는 트로마사를 보니 역시 생각나는건 우리의 영화현실이더군요.

다들 적당히 먹물이 들어차 진지하기 이를데없는 한국의 영화인들께서 머리에 총을 맞지 않은 다음에야 톡식 어벤져같은 영화를 만들리야 없을 겁니다.

물론 씨어터라는,, 거의 인디영화수준으로 만들어진 한국산 하드고어 영화가 그나마 한편 존재하지만 말입니다.(잘 찾아보면 비디오샵에 있습니다.역시 가위질을 피해가지는 못했지만요)

B급 호러 중에 유명하다는 작품들,, 데드얼라이브나 이블데드, 텍사스 전기톱살인마 그 어느것 하나도 무참한 가위질을 피해간 작품이 없습니다.

호러영화를 보는 이유는 우선 공포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맛보고자 함이겠지만 그와 동시에 이성적인 결계를 해체하는 표현의 극한을 맛보고자 함도 있습니다.

그러나 탤미썸씽에서 사람 모가지 몇개 나왔다고 하드고어니 뭐니 호들갑을 떠는 수준에서 우리 안에 내재된 파괴본능을 해결할 방법은 요원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영화가 폭력성을 부추긴다고 하기전에 그러한 밋밋한 폭력에도 경도되어 표출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의 억압성과 경직성이 문제가 아닐까요.

뭐든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욕망은 얼추 비슷한 것에 더욱 미련을 두기 마련이니까요.

조폭영화 붐도 알고보면 괜히 개폼 안잡고 웃기는 영화에 대한 갈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관객들이 보는내내 박장대소를 하게 만드는 영화. 평론가들의 잘난 척은 뒷전에 두고 즐거울 수 있는 영화가 이제야 등장했다는 것이 백만명의 신화를 만들어 낸겁니다.

그게 예술인척하는 기름기를 빼낸 성과라면 어느정도는 도덕적 강박증에서 자유로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저급의 문화와 고급의 문화가 공존하고 수용자들 자체에서 걸러지는 것. 그게 정말 힘든 일일까요.

가끔 영화 사이트에서 네티즌이 쓴 감상평에서 고급지향주의가 만들어내는 슬픈 허영을 보고는 합니다.

트로마같이 마음놓고 쓰레기 영화를 만들고 그것을 광적으로 즐기는 관객이 존재하고..

유일무이하게 멜로라는 장르하나만 굳건히 인정받았던 우리 영화판에 다른 장르가 자리잡으려면 최소한 뻔뻔하게 한 장르를 고집하는 영화사나 감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가수가 매번 판때기를 내면서  갈아치우는 것처럼 이번은 호러 ,다음은 멜로씩이나 만드는 재주많은 감독이 넘치지만요.

아무튼 저는 싸구려가 더 친근하고 정이 갑니다.

수준높은 척 , 고상한 척 그럴 주제도 못 되고 재밌는게 무엇보다 좋습니다.

톡식 어벤져도 2편부터는 킬킬거리며 정말 즐겁게 봤습니다,(비록 같이 보던 친구놈은 저보고 미쳤다고 했지만요.)

저는 무엇보다 저급을 저급답게 즐기지 못하는 사고의 벽이 두렵습니다.

진짜 저급을 흉내내는 사이비들이 영화자본가들의 배를 불려주는 마당에 더더욱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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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늑대  
님의 글도 싼것 같애여...
G 르노  
쩝... 늑대님 답글이 꼭 그래야하나요... 지울려다 한번더 생각하고 그냥 덧글 남기네요...
G 르노  
얼굴 마주대고 토론하는데 느닷없이 너의 말은 다 싸구려야하고 말을 한다면... 헐.. 생각만해도 심장뛰네요...
1 늑대  
영화 만드는 사람이 "내 영화는 싸구려야"라고 하면서 만들지 않습니다. 그것은 한개인이나 단체에서 임의로 붙일수 있는 말이 아닌듯 합니다 싸구려영화라고 해서 나쁜게 없는데 싸구려 글이 라고하면 나쁜겁니까..
G 르노  
치우천황님 글의 요지는 고급 저급 아니라 어떤영화던지 본인이 보고 느끼는 것 나름이 라는 이야기같습니다
G 르노  
어째든 죄송합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하지만 늑대님 글에 기분 상하실 분들도 계실 수 있다는 걸 한번 더 생각해주시고 글 올려주시길...
G 르노  
오해에서 세 걸음 물러나면 이해가 되고 이해와 이해가 만나면 사랑이 됩니다.
G ROCK  
헐리웃에서...무려...300여편의 영화를 만들어낸...그리고 망하지 않은 B급 영화의 황제, 로저 코번이 생각납니다. ^^;;
1 치우천황  
늑대님.. 외람되지만 제 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신거 같군요..물론 제 글의 수준이야 뻔하지만 분명 싸구려가 좋다라고.. 저급과 고급을 양단하고 고급에만 치중하는 것을 비판한 글인데 버젓히 싸구려영화를 비난하는 걸로 오해했음을 쓰셨군요..함부로 싸다고 하기전에 문맥파악연습 좀 하시길.
1 늑대  
네에 죄송합니다...글도 다 읽지도 않고 문맥파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