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너그러이 이해해줍시다......

자유게시판

이탈리아...너그러이 이해해줍시다......

1 kacha 6 3686 2

음...제목이 이상하군여....제목만 보고 돌 날리는 분도 계실지 몰라...
그럴 만한 놈들이고 그럴 수밖에 없는 놈들이라는 겁니다. 뭔 얘기냐면, 어찌됐든
걔들은 축구 강국인데, 축구 잘하는 나라가 못하는 나라한테 질 경우 (울 나라가
못한다는 뜻 아닙니다. 피파 순위 상 그렇다는 거지요. 자나깨나 말조심....) 나오는
반응은 어차피 뻔한 거지요. 정상적으로 경기를 했다면 이겼을 거다. 그런데 졌다.
따라서 뭔가 비정상적인 이유가 있는 거다. 이런 식의 삼단 논법이요.
가장 많이 쓰이는 게 핵심 선수의 부상이니 뭐니 하는 야그겠죠. 개막식에서
프랑스가 세네갈 한테 얻어 터지고 나서 나온 말이 지단 결장이었죠.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라는 거, 이 변명 앞에서는 안 통합니다.
선수 부상이 없었는데 강팀이 깨지는 경우 나오는 그 다음 변명은 운이 없었다는
야그죠. 여기에도 프랑스가 해당되겠네요. 골대 맞추는 거.....
그런데 선수 부상도 없고 운이 없지도 않았는데 강팀이 깨지면? 상대가 너무 잘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죠. 서로 잘했으면 강팀이 이겨야 하는 거니까. 결국
패배를 달랠 수 있는 논리적이면서도 강력한 핑계를 찾아야 하는데, 결국 남는 건
심판 밖에 없겠죠. 그래요, 딱, 걸린 겁니다. 오호라, 횡재다, 물고 늘어지자.....

전 어제 축구 이기고 나서 울었습니다. 가슴이 막 아프더라구요. 왜냐면, 울 나라
진짜 운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불운을 거의 악으로 깡으로 헤쳐나가는 기적을
보여줬으니까요.
일본 놈들 보라지요. 역사상 최강 허접조에 박혀서 올라오더니 고만고만한 터키
한테 깨진 다음에도 심판이 그 대머리 외계인이었으니까 뭐라고 말 나올 계제가
없지 않슴까. (여담이지만, 트루시에 껍 씹는 거 보면 한 대 갈겨주고 싶어....)
울 나라는 어떻습니까. 이제서야 말하거니와 전 16강 가면 국대들 똥구녕 핥아준다는
쪽이었슴다. (큰일났군 -.-;;) 1승 상대였던 미국넘들도 랭킹으로 따지면 울 나라보다
한참 높았잖아요. 우리는 거기서 1위로 올라온 겁니다. 그런데.....
포르투갈 2명 퇴장, 야후 게시판 가면 폐인놈들이랑 우리 말 쓰는 일본 넘들이
신나게 씹어대더만요. 기가 막히더군요.
정말 드럽게 운이 따라주질 않는구나 싶더라구요.
퇴장 없었으면 포르투갈이 이겼겠습니까?  기껏해야 무승무였을 겁니다. 왜
포루트갈 놈들은 경기를 허접하게 해서 울 나라 승리에 먹칠을 할까. 심판 넘은
뭐하러 퇴장시켜서 핑계꺼리를 만들어줄까.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슴다.
해서 이탈리아 이겨야 된다구 아주 간절하게 빌었습니다. 일본 박살났겠다, 빗장
원조라는 넘들 뭉개버리면 홈 어드밴태이지고 뭐고 쑥 들어가리라. 제발 이겨라.
울 나라 국대라는 생각 버리고 봐도 울 나라 애들 넘 잘한다.
인정받을 건 인정 받아야지....

이탈리아 넘들 진짜 축구 지저분하게 하더군요. (물론 전반전에는 우리가 밀린다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후반전에는 확실히 역전 분위기...) 조폭들 친선게임도
그렇게 더티하진 않을 겁니다. 지고 있는 거보다 그게 더 열받습디다. 째네 짱이랑
나랑 맞짱 한 번 뜨자고 해, 사람 패는 게 뭔지 가르쳐 주지....
부셔버려라. 이겨야 된다. 우리가 이기는 게 정의다....
그런데 설기현이 넣더군요. 다른 누구도 아닌, 개기현이 넣더라 이겁니다.
딱 그때부터 눈물 나왔슴다. 그래, 이거야. 이럴 줄 알았어. 왕년의 홈런왕 황선홍도
폴란드랑 할 때 진짜 얌통 맞게 골인 넣었잖어. 한 번에 보내버리는 거야. 역전골은
안정환이 넣겠군. (정말 이렇게 생각했슴다. 미국 전에서도 이을룡이 어시스트
성공했으니까.) 지지리 븅신이라고 욕 먹던 불운 덩어리들이 한 방에 뛰어넘는
거야....힘을 보여달라구...씨불.....

그런데.......
또띠 (진짜 또띠한테는 미안. ^^;) 퇴장.....순간 경기장 가서 심판 패버리고 싶더만요.
안돼, 안된다구 전만아. 차라리 울 나라 애를 퇴장시켜. 어차피 이길 건데 왜 뒷말
만들어주고 지롤이냔 말야.....아......이러다 지면? 안티 코리아들 좋아서 발광 떨다가
오줌 싸겠지. 왜 자꾸 꼬이냐....두리야 차라리 너가 본색을 드러내라. 한 놈만 패버려.
천수가 시범 보였잖냐. 미안한 얘기지만 너가 없어져줘야 너 들어오느라 명보형 빠졌고
그래서 운재랑 진철이랑 둘이서 수비하는 울 나라 골대에다 비에리 삽질한다는 거
돌대가리 이탈리아 놈들도 확실히 알게 된단다. 어, 안정환!....으아아아!.....에이, 쫌 있다
넣지....오 분 남았었구나. 시간 젖나 빨리 가네.....
.
.
.
로이터 통신에서 이렇게 세이 날렸다는군요.
'놀라운 것은 비에리의 선제골로 1대 0으로 뒤지던 마지막까지 한국인들은 아무도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는 사실'......

맞슴다. 그냥 믿어버리면 되는 겁니다. 울 나라 축구의 성장을 질투하는 불운의
힘이 아직 울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거라구요. 그리고, 결국엔 우리가 그걸 밟고
올라서리라고 믿으면 되는 겁니다. 공부 맨날 40등 하던 놈이 8등 하면 시덥잖은
말 안나오겠습니까? 찍은 게 맞았다, 쟤, 분명히 컨닝했을 꺼야.....그 넘, 결국
우등상 받으면 그때부터 바뀌는 겁니다. 어떻게 공부했니, 성적 오르는 비결 좀
가르쳐 줘, 우리 친구 하자.....

물론 열이야 받지요. 이길 분이 이기고 질 쉐기 졌는데 말 나오는 거. 곰곰
생각하니 이런 결론이 나오더군요. 피파가 솔직히 누구 편 들겠습니까? 막말로
이탈리라랑 우리랑 어느 쪽이 8강 오르는 게 피파 흥행에 도움됩니까? 당근
이탈리아죠. 근데 우리 애들 하는 거보니까 어째 좀 불안하더라는 검다. 그래서
즈이들이 쑥떡을 한 판 찌는 거져.

이탈리아 : 우린 그냥 하던대로 할게. 쬐끔 오버해도 괜찮겠지? 몇 대 맞아도
              코리아 애들 암 소리 못할 거야. 우리 퇴장시키면 또 퇴장시켜 이겼다는
              얘기 나올까봐 걔들 괜히 겁 먹을 꺼거든.
어둠의 군주 : 마자, 마자.
이탈리아 : 한 놈쯤 코필 터뜨려주자구. 바짝 쫄게.
어둠의 군주 : 캬캬...너무 티 내지는 마. 보는 눈덜도 있으니까.
이탈리아 : 근데 쪼매 무서운 건 있다구. 뭔 넘들이 후반을 전반 마냥 뛰냐구.
              만약에 연장 가면 우린 죽어. 아니, 후반전 중반 넘어서 무승부면
              우린 졌다고 봐야 돼...
어둠의 군주 : 오쪼지? 오쪼지?
이탈리아 : ....그래, 방법이 있어!
어둠의 군주 : 몬데? 몬데?
이탈리아 : 퇴장시켜버려. 우리 쉑이를.
어둠의 군주 : O,.O...그럼 니네가 지자나..
이탈리아 : 덩신아! 연장 가면 어차피 진다니까! 우리 보고 체력이 딸려서 졌다구,
              코리아가 잘해서 이겼다구 하라는 거냐? 마피아를 멀로 보고?! 이렇게
              하란 말야. 비겨 있는 상황에서 울 수비가 자꾸 뚫리는 기세가 보이거던
              우리 쉑이 보내버려. 우리가 막 오버할 테니까 사인 잘 알아보구.
어둠의 군주 : 그래, 그래. 캬캬캬캬.
이탈리아 : 그런 담 우린 막 떠들면 되는 거야. 편파판정이라구.
              못 먹는 밥에는 코나 푸는 거야. 쓰앙.
어둠의 군주 : 마자, 마자, 캬캬캬캬.
이탈리아 : .....근데 넌 전생에 오르크였냐? 웃음소리가 왜 그래?
              불안하네. 뽀록 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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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이 길었네여....스페인 이깁시다. 그 넘들, 진짜 허접하게 축구하더만요.
독일이든 미국이든, 솔직히 지금은 우리보다 못합니다. 울 나라? 선수들
개개인으로 보면 객관적으로 허접 수준입니다. 설기현 자리에 호나우두 있었으면
매 경기 해트트릭 했을지도 모름다. 우리는 상대국에 대해서 누구누구를 집중
마크해야 된다고 분석하지만, 이탈리아는 아마 설기현은 무시해도 좋아, 라고
분석했을 겁니다. 난 정말이지 울 나라래서 응원하는 거 아닙니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라는 사실, 1더하기 1이 2가 아닌 그 이상이라는 사실, 울 나라처럼
보여주는 축구, 눈 까뒤집고 봐도 없습니다. 어저께 시청 앞 쫑파티 때 안치환이
나와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불렀다지요? 손으로는 막대풍선 들고 흔들면서
발로는 쓰레기 한쪽으로 모으더라는 거짓말 같은 미담도 있더만요. 이상한 얘기처럼
들릴지 몰라도 전 요즘, 옛날 80년 광주에서 '폭도'들이 점령한 시가지에 단 한 건의
약탈이나 방화도 없었다는 얘기를 연관시켜 보기도 함다. 우리는 축구를 축구 이상의
것으로 만들고 응원을 또한 응원 이상의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겁니다. 이탈리아 넘들
대갈빡에 기관총 맞은 심정으로 울며불며 딸 잡고 있는 거에 크게 신경 쓸 필요
없겠지요. (하긴, 나도 무진장 신경이 쓰이니까 이렇게 주절대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 광기가 모두 지나간 다음에 무엇이 남을지 알 수 없어도, 지금의 우리는 이 축제를
마음껏 즐길 권리, 힘껏 즐겨야 할 의무가 있슴다. 대~한민국! 살아오는 동안, 내가
태어난 나라 이름 신나게 불러보기는 솔직히, 지금이 처음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있으려나?) 감사합니다.


* 그나저나 영 고민되는 게 있군여. 제가 울 국대랑 징크스가 있어요. 뭐냐면....
비웃지 마세요.....
제가 처음부터 방정떨고 보면 꼭 져요. (특히 98월드컵 네덜란드전....흑흑 T.T) 그런데
어느 쪽이든 한 골 넣은 다음에 보면 우리가 지고 있다가도 동점골 넣고, 이기고 있다가
추가골 넣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월드컵 첨부터 본 경기가 하나도 없어여. 내 딴엔
부정타지 않게 목욕재개 하는 맘인데, 주변에서는 별 썰렁한 농담도 다 보겠군 하는
식으로 대꾸하네요. 징크스 해소하는 기똥찬 푸닥거리 없을까요? 거리응원 한 번이라도
가야 되는데, 제가 갔다가 스페인한테 밟히면, 알았어, 중간부터 볼 테니까 다시 해라,
이럴 수도 없을 테구. 친구 놈이 왈, 가긴 가되 안 보면 되잖어, 했다가 이십 년 우정
깨질 뻔 했슴다......어떤 분은 자기가 SBS 보면 지고 MBC 보면 이기는 징크스가
있다더군요. 그 님이 정말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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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김혜란  
햐..님 정말 글잘쓰시네요...이번월드컵에 온국민이 열광하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의 좁은소견으로는 현재 소위 정치하는 인간들에 대한 분노가 그쪽으로 폭발하지 않았나 싶네요.
1 쉬르나녹  
끝까지 읽은 사람 하나 더. 그것도 대체적으로 유쾌하게.
1 이정재  
이태리넘들 말이 점점더 거칠어지데여...울선수들 유럽진출할때 더티플레이하는 이태리말구 공격축구하는 잉글랜드로 갔으면 좋겠네요...
G 박찬중  
김혜란 머라는겨 ㅋㅋㅋ 껄깝
1 김혜란  
원래 한껄깝합니다. 찬중이랑 비슷하게 호호호
G 박찬중  
툭 튀어나왓네 ?ㅎㅎ 난 혜란이랑 동급이 아닌데 허허 껄깝떨고잇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