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는데 옆좌석에 유명인이 앉았네요.
하스미시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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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3 21:18
누가 뭐래도 제게 윌리엄 와일러의 최고작을 말하라면 <우리 생애 최고의 해>입니다.
하지만 창피하게도 여태 이 영화를 스크린으로 보지 못해서 오늘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영화의 전당으로 향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이곳의 좌석도 한칸 띄우고 앉게 되어있습니다.
제 옆옆에 좌석에 중년의 남자 분이 앉더군요.
2시간 50분의 영화를 보는데 옆좌석 남자분에게서 공력이 느껴지는겁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일반인들은 쉽게 놓치는 디테일한 웃음 포인트에 반응을 하는 겁니다.
내내 웃으면서 영화를 즐기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훌쩍이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대게 이 영화를 반복해서 봤거나 영어 히어링 실력이 좋거나 아니면 두 가지 능력을 다가진 소위 말하는 '꾼'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영화관에 불이 켜지자 말자 옆을 슬쩍 봤는데 마스크에 머리를 숙이고 있어서 제대로 못봤습니다.
영화관을 나와서 영화의 전당에 자주 오시는 분들과 한참 구라를 까고 있는데 그분이 쓰윽 지나서 화장실로 가는데...
박찬욱 감독이더군요.
역쉬 영화보는데 옆자리에서 살기가 느껴지더라니깐요 ㅎ
p.s. 다시 확인하니 맞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에게 저 마스크 쓴 남자 박찬욱 감독이다라고 알려주고 저는 흑도무림의 자객처럼 쏜살같이 나왔는데.. 그분들은 남아서 사진까지 찍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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