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참 열심히 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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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참 열심히 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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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미국 작가전>(하모니 코린, 제프 니콜스, 앤드류 부잘스키, 사프디 형제, 데이비드 로워리, 그레타 그윅)입니다.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 출근하면서 싹슬이를 했습니다.

물론 이미 본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모아서 보니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더군요.

이 중에서 제게 최고는 앤드류 부잘스키였습니다.

특히 <퍼니 하하>는 정말 매력 만점의 영화!


씨네스트에 부잘스키 감독의 영화가 많이 보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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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26 장곡  
소개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보겠습니다.
20 암수  
아..안타깝네요...저도 볼까 말까 고심많이 했었는데...
총 14편중 이미 본 작품이 6편이었고..
스케줄상 볼 수 있는 작품이 <퍼니하하>랑 <아빠의 천국>이 있었는대..
퍼니하하 보러갈려고 마지막에 영화소개를 언뜻 보니 별로 확 땡기지가 않아서
관람을 포기했었는데,,
하스미님이 극찬을 하시니 정말 못본게 아깝게 느껴지네요...
<퍼니 하하> 만들고 한국에도 한번 왔다네요.
이 감독이 이렇게 크게 될 줄 짐작한 사람은 극소수였겠죠.
부잘스키는 정말 개성있는 감독입니다.
할 하틀리, 위트 스틸먼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감독처럼 보입니다.
20 암수  
<퍼니 하하> 이외에 세편 정도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모니 코린의 영화가 다시 봐도 역시 좋았습니다. <구모>와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계급적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절망적 현실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세계로 보입니다.
이 감독이 다루고 있는 것은  T.S. 엘리엇의 <황무지>와 같은 불모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코린의 비선형적인 시간과 흐물흐물한 속도로 표현되는 세상은 소설 보다는 시의 리듬에 더 기대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두 영화에서 반복되는 물의 이미지도 그의 영화에서 중요한 이미지로 사용된다는 것도 새로 발견했습니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스프링 브레이커스> 이후로 이제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창작 능력마저도 황무지가 되어버린게 아닐까 같은 염려 말입니다.

사프디 형제의 장편 데뷔작 <아버지의 천국>은 그들 영화의 근원이 되는 작품입니다. 들고 찍기에 현란한 편집, 씬 전환 이후에 비로 이어지는 클로즈업 쇼트, 창살 이미지와 갇힌 구도, 끊임 없는 거짓말과 눈덩어리처럼 불어나는 사건, 자신이 골치덩이의 핵심인 줄 모르는 인물 등등.. 사프디 형제의 모든 것이 오롯이 있는 작품이죠.
원제가 Daddy longlegs인데 그것은 두 아이를 돌보기 위해 허둥대는 아빠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영화 중반에 나오는 뉴욕 모기에 대한 은유이기도 합니다. 사프디 형제의 영화에서 가족은 붕괴되어 있고 그 붕괴의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착취가 도사리고 있지요. 그래서 흡혈 모기에 대한 은유가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이 형제 감독도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야할 때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 갈수록 영화가 뻔해지는 느낌입니다.

제프 니콜스는 기복이 너무 심하더군요. <미드나이트 스페셜>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크로스 인카운트>를 흉내내다가 갈팡질팡하는 작품입니다. 그러면서도 같은 해에 만들어진 <러빙>을 보면 놀랄만큼 고전적인 쇼트를 연출해냅니다. <러빙>은 뻔한 이야기지만 그 뻔함을 놀라움으로 변화시키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데이비드 로워리도 제프 니콜스 같은 기복이 있는 감독이지만 그 기복은 그가 디즈니 스타일을 유지하는 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감독은 믿기 어려운 존재에 관심이 많습니다. 숲 속에 사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드래곤(<피터와 드래곤>), 사랑하는 사람을 멀찌기 지켜 봐야만 하는 유령(<고스트 스토리>), 얻을 것을 다 얻었지만 다시 은행을 터는 강도(<미스터 스마일>). 특히 <미스터 스마일>은 재평가 받아야 할 걸작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내일을 향해 쏴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후, 이 영화로 연기 생활을 마감합니다. <내일을 향해 쏴라>가 숨어있던 오두막에서 뛰쳐나오면서 끝을 맺는다면 <미스터 스마일>은 은행을 털러 들어가는 레드포드의 뒷모습을 보여주면서 막을 내립니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관으로 영화라는 불멸의 존재로 남는 배우의 뒷모습이기도 합니다. 저는 영화에서 이토록 멋진 은퇴식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앤드류 부잘스키. <퍼니 하하>는 미국에서 만든 에릭 로메르의 영화 같습니다. 군더더기가 없으면서 영화는 한없이 신비롭습니다. <퍼니 하하>는 지구를 유영하는 외계인 같은 24살 소녀 이야기입니다. 그 소녀들이 하나 하나 모이면 <그녀들을 도와줘>가 됩니다. 면접 심사관의 위치에 있던 더블웨미의 매니저 리사는 영화 종반에 해고되어서 자신이 면접생의 위치가 됩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돈을 벌기 위해 바 테이블에 올랐지만 자신들이 살아있음을 외치기 위해 건물 옥상에 올라서지요. 간혹 어떤 영화들은 주장이 너무 앞서서 영화를 망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녀들을 도와줘>를 보면 부잘스키가 얼마나 지혜로운가를 알게 됩니다. 심플한 것이 가장 큰 웅변이 된다는 것을요.

암튼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썼는데 참조가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20 암수  
설명 감사드립니다...
아직 못본 작품중 하스미님 글 참고하여 우선 <미스터 스마일><러빙><그녀들을 도와줘>를 우선해서 봐야것습니다...
그레타 거윅 작품은 소개가 많이 되어 이미 봤고...하모니 코린 작품도 봤고... 로워리 감독의 <고스트 스토리>도 상당히 유니크하고 인상적인 작품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