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밤, 생명에 대한 안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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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밤, 생명에 대한 안스러움..

14 막된장 5 846 1

 몸이 좀 힘들어 신년 첫휴가를 낸 덕분에 퇴근 하자마자

잠들어 정말 꿀맛같은 숙면 후 자정 무렵 깨어나 커피와

꿀바른 토스트 몇장으로 뒤늦은 식사 후 PC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

비온 뒤 차가워진 기온에 니들 길고양이들은 어찌 버티느뇨

안스럽구나 하는데...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너무 어려보임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 큰 고양이라도 이 날씨에 발.정시그널을 할리도 없고

다년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경험상 저건 절대 일반적인

울음소리가 아님을 직감했죠.

망설이다가 웃옷을 걸치고 나가봤습니다.

갑자기 울음소리가 멈추었습니다.

집근처를 조금 헤매다가 다시 들어온지 십여분 후, 더 힘이

빠진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이번엔 플래쉬를 들고 나갔습니다.

울음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가는 와중 다시 조용해지네요.

자동차 밑과 여기저기 구석진 곳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갑자기 조급해진 마음에 집에 들어가 꿀잠 자고있던 멍이.놈을

깨워 데리고 나왔습니다.

잠결에 끌려나온 이제 노땅에 접어든 멍이.놈을 닥달해봅니다.

"아기 고양이의 아픈듯한 소리였다고. 좀 찾아봐라!"

...말이 통할리 없지... 자다 끌려나와 추운 밤에 부르르 떨며

아 이게 뭔일이래요? 하는 표정으로 달달 떨며 처다만 봅니다.

에휴... 너랑 말이 통하고 이심전심이 되면 그게 판타지겠지!

다시 들어가 견공조끼와 목줄을 착용하고 싫어 죽겠는 표정의

멍이.놈을 반강제로 끌고 나왔습니다.

아~ 산책이래요?!  평소 가는 산책코스로 발을 옮기는 멍이놈.

"고양이라고  고양이. 이 근처에 추워 죽어가는 어린애가

있는거 같으니까 좀 찾아보라고 이 10살 똥개야!"

멍이놈 목줄을 끌고 여기저기 강제로 뒤져봤지만

멍이놈 마킹질 서너번 이외에는 소득이 없었습니다.

이젠 울음소리도 더이상 들리지도 않고...

안스러운 마음만 안고 결국 집에 돌아 왔습니다.

저쪽에서 멀뚱히 처다보는 냥이.뇬에게

"니가 한번 찾아볼래?" 해봤지만......

개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평소

길고양이들에게 관대함과 냉정함을 함께 지양하고 있지만

오늘같은 밤엔 좀 마음이 괴롭군요... 찾아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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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6 o지온o  
으음.. 덩달아 마음이 아프네요.
저야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장은 아니라서 이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생명이라는 것이 태어나서 축복에 넘친 삶을 산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일이 많고..
게다가 막된장님 이야기 속의 냥이는 춥고 배고픈 상태로 생각 되는군요. ――――――― , . ――――――― ;;;;;;;;;;;; (오늘 개 춥던데..)
나름대로의 사정으로 길냥이들 못살게 구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고..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러려니 하지만 찝찝합니다)
나름대로의 사정으로 길냥이들에게 음식을 주는 여자분도 있고.. (바로 앞 골목 분인데 이런 분 보면 그래도 마음이 따뜻해져요)

댓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ㅡㅡ;;;;;;;;; 사람이건 동물이건 안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추운 겨울이니 사람에게는 주변을 좀더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고
동물들에게는 춥지 않고 식량이 있는 쉴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S 푸른강산하  
^^*
17 달새울음  
안타깝네요...ㅜ.ㅜ
숨어있던 어미냥이가 잘 데려갔기를...
S 궁금맨  
길냥이 삶이란..
4 바보그룹  
길 가다보면 자주 우는 소리를 듣는데 찾아보면 안 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