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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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에 있었던 일...

10 막된장 9 529 0 0
자정이 넘은 시각, 담배를 사러 집 근처 편의점으로 갔습니다.
담배를 사고 좀 출출해서 샌드위치와 커피도 사서 편의점 안에 있는 창가 테이블 앞에 앉았습니다.
커피 한모금에 샌드위치를 막 한 입 베어물었을때...  갑자기!!

"이것 좀 빼줄래요?"

저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40대 초반??) 한 남자가 제 얼굴앞에 자기 폰을 들이밀며 한 말입니다.

"??? 네??"
"이것 좀 빼달라고요"
"뭘 빼요?  갑자기 뭐하는 짓입니까?"

꽤, 상당히 놀라고 당황한터라 기분이 좀 나빴습니다.

"이거요. 이것 좀 밖으로 빼줄래요?"

제 눈앞으로 폰을 더 들이밉니다. 
참나... 경우도 없고 예의도 없고!  뭘 빼달라는거냐 이 폰에서... ㅡ ㅡ;;

"그러니까 갑자기 이 핸드폰에서 뭘 빼라는겁니까?"

결론인 즉슨, 폰의 폴더 안에 있는 아이콘을 폴더 밖으로,
그러니까 소위 폰의 배경화면 공간으로 빼달라는 얘기였습니다.
좀 어이가 없었지만, 이런식으로 어리숙한 연기를 하며 사람들의 지갑이나 폰을
도둑질 해가는 잡것들이 있다는 얘길 들어본적도 있는지라
일단 지갑과 제 폰을 단단히 갈무리 한 다음 이 친구에게 대충 설명을 해줘봤습니다.

"폴더 안의 아이콘을 약 2,3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밖으로 빼낼 수 있으니 해보세요"

....제 얼굴을 멀뚱히 처다만 봅니다.
"폴더"와 "아이콘"이란 말을 못알아듣는것 같더군요.... 아 뭐지 정말...........
제 폰이 아니니 함부로 또는 그냥 손대기도 뭐하고 손대고 싶지도 않고!!
말로 다시 설명을 해줘봤습니다만, 손가락만 댔다 땠다 하면서 하질 못합니다.
결국 제가 손가락만 대서 폴더안에 있던 아이콘 두개를 밖으로 빼주었습니다.

"이 아래에 한개 있잖아요.  여기다 어떻게 넣어요?"

...폰 화면 최 하단부의 독을 보니 뭔지모를 아이콘 1개만 장착되어 있고
전화걸기는 배경화면 우상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시 말로 설명해줬지만 계속 해매기만 하고 그걸 못합니다.
결국 다시 제 손가락으로 독에 아이콘을 2개 넣어주었습니다.

"3개가 왜 이렇게 떨어져있어요?  이거 가까이 있게 못해요?"

독 아이콘 셋팅이 5개로 되어있고 거기에 3개가 들어가있으니
2개 만큼의 빈 공간을 두고 그렇게 말하는거겠죠.
다시 말로 설명해주면서 2개를 더 추가해서 5개가 되면 아이콘의 간격이 채워지겠죠
등으로 설명해줬지만 알아듣질 못하고 같은 질문을 다시 해댑니다.

아.... 짜증나.  뭐지 이친구???  결국

"제 폰도 아니니 제가 손대기가 좀 그렇네요.  그냥 친구나 지인들에게 부탁하시죠?"

하면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어보였습니다. 
이것좀 먹자고!!

...의미를 못알아들은건지
"걔들도 모르던데?  그럼 그림들 많이 나오게 하는건 어떻게 해요?"

이쯤되면 저는 환장하겠네 소리가 나오겠죠? 맞습니다. 환장하겠네 증말.... 뭐야 이짜식은?
좀 모자라는 사람은 아닐까? 하면서 얼굴을 제대로 처다봤지만 그도 아닌듯 합니다.
다른것도 아니고 타인의 폰을 만지는게 부담스럽고... 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커피와 샌드위치를 들어보이면서

"저도 잘 모르겠네요.  저기 카운터 보는 젊은 친구에게 한번 물어보시죠"
하고는 그냥 편의점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예의나 경우가 없긴 했지만 좀 모자라는 사람은 아닌듯 했으니
오죽 답답했으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에 좀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이 지긋한 노인도 아닌데 어떻게 몰라도 저렇게 모를수가 있지? 하는 생각도 들어
진짜 뭔 사기꾼 아닌가? 하는 마음에 집에 돌아오며 지갑과 폰을 다시 챙겨보기도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좀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 참 많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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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3 o지온o  
흠.. 좀 이상하기도 하네요.
물어보는 방법에도 문제가 좀 많아 보입니다.

어쨌든 물어보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제쳐두고, 저의 어머님 같은 분일지도 모르겠어요.
저의 어머님도 스마트폰을 사드리고 싶기는 한데 [절대로 싫다]고 하시면서 폴더폰 들고 다니시고.. ㅡ,.ㅡ;;;;
폴더폰 마저도 무거워서 싫은데 스마트폰은 더 크다며 극구 사양하시더군요.

그 분도 폴더폰 따위만 사용하다가 스마트폰 새로 사신 분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ㅋㅋㅋㅋㅋㅋ
잘 모르는 사람에게 스마트폰은 신세계나 다름 없죠.
저도 아이폰만 사용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폰은 줘도 잘 만지지를 못 합니다. ㅡ,.ㅡ;;;;;;
S 푸른강산하  
간혹 술이 사람을 마신 경우 저런 모습을 보이는 분들이 있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정말 황당한 경험을 하신 것 같네요.
최소한의 예의를 밥 말아 드신 분들과의 대화는 때론 왕짜증을 유발하곤 합니다.
그냥 잊으십시오. 괜한 정신건강만 해칩니다.^^*
2 퀴너드  
몰카예능이 아닐까여? 가끔 그런 거 올라와여 튜브에
23 마른가지  
아직까지 스마트폰 사용 못하는 사람 생각 보다 많습니다
조금 예의가 없지만 얼마나 답답했으면 모르는 사람에게 요청할까요
조금 가르켜 주시고 다음에는 설명서 보시라고 말씀하세요
S 큰바구  
오늘도 소소하지만 황당한 일상생활이야기 재밌게 읽었습니다.
정말 황당했겠네요.
보통 정상인 같으면
".......저....죄송하지만 ...이것좀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하고 핸드폰 들이밀어 가르켜 달라고 할텐데
생판 첨보는 사라한테 다가와서 그냥 막무가내로
 "이것좀 빼줄래요? "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해 불가입니다 ㅎㅎㅎㅎ
21 박해원  
40대 초반이 그런 데 그렇게 어둡다면 의심의 여지가 있네요. 아무리 유유상종이라고 해도 지인들도 모른다는 것도 그렇고... 문명의 이기를 너무 늦게 영접했네요ㅋㅋ
7 Harrum  
장애가 있는 분 같네요.
11 highcal  
경미한 발달장애라든지 그런 상태인 사람 아니었을까 하네요.
영화 The Lookout에서 보니, 뇌에 충격을 받아서 정상인과는 약간 다른 사람에게 현재 상태를 적어놓은 카드를 소지하게 하여,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대할 때 그 카드를 보여 주면 감안해서 응대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좋은 제도인 것 같더군요.
1 황금달빛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저도 누가 말을 걸거나 앞으로 오면 그냥 지나칩니다. 대부분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잘 안들리기도 하고 그냥 가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잘 가르쳐 주시긴 하셨지만 그래도 조심하셔야 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