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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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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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제 마음 속의 우상이었던 그레고리 펙(1916년~2003년)... 그의 대표작인 <로마의 휴일>을 처음 보았을 때가 아마도 1970년대 후반쯤으로 기억합니다.작은형이랑 처음 이 영화를 같이 봤을 때는  제작된지 20년이 조금 지났을 때였는데 세월이 흘러 제작 60주년이 지난 지금, 주연 배우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영화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엔딩 부분에서 조 브래들리 기자 (그레고리 펙)와 앤 공주(오드리 헵번)가 악수하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그리고 기자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간 뒤 홀로 궁을 퇴장하는 브래들리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그린 이 영화를 처음 보고 난 뒤 후유증(?)이 꽤 오래 갔었지요^^그레고리 펙의 트레이드 마크인 갈매기 눈썹과 잘생긴 외모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였지만,외모 못지 않은 인성과 지성을 겸비한 위대한 배우였다고 생각합니다.처음 이 영화를 봤을 당시,저의부모님께선 지금의 저보다 젊으셨는데 지금은 저 세상으로 가셨으니 새삼 人生無常을 실감하게 되네요

영화목록을 정리해서 추억의 명화들을 몰아서 봐야겠다는 욕심을 품은지 5년은 넘은 듯 한데 아직도 이러고 있네요.지금은 거의 고인이 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배우들을 떠올려 봅니다.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위대한 배우들의 흑백사진이 천천히 바뀌는 영상을 상상할 때면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옵니다.이런 저런 생각에 '501 영화배우'라는 책을 샀는데 아쉽게도 한국배우는 한명도 없네요.관심있는 배우를 목차에서 찾아서 볼 수 있으니 좋으네요.고전영화를 아주 많이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1930~1960년대에 활동했던 배우들은 아직 저의 기억에 꽤 남아있네요..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은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걸 처음 접했던,그리고 지금보다는 더 순수했던 그 시절을 추억하려는 것 때문은 아닐런지요?

예술은,우리들에게 가보지도 못했고 갈 수도 없는 또 다른 세계를 간접 경험하게 해준다는 생각...

"영화는 역이 아니라,기차다"유명한 감독이 한말인데... 인생이라는 기차도 그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 그 자체에서 설레임과 기쁨,슬픔을 느끼는 것이겠지요.

생각나서 몇자 주절거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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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42 심야시인  
^^*. 글 잘읽었습니다. 추천드리고 갈게요.
49 iratemotor  
고다르가 한 말이군요...
실룩이 님 요즘 많이 감성적이신 듯해요.^^
소중한 추억이 담긴 글 잘 읽고 갑니다.
41 나무꾼선배  
심쿵... 잘읽고 갑니다. 공감이 많이 가네요.
26 naiman  
좋은 글이네요...제 어머니께서도 아버지와 함께 데이트하며 보았던
로마의휴일을 지금도 가끔 이야기 하십니다....우리들의 추억에는 언제나 영화가 함께하죠....
17 실룩이  
부모님 계신다니 부럽네요.. 살아계실 때 잘 해드리세요. 저처럼 부모님 떠나신 뒤에 후회해도 소용없답니다 ㅠ
어머님께서 해주시던 손칼국수가 정말 먹고 싶네요.두분이서 고스톱치면서 박장대소하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인간은 그 누구든 고아가 될 운명이지요.그래도 대전현충원에 두분이 같이 계시니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26 naiman  
그러셨군요...그렇지 않아도 요즘 건강이 약해지셔서 걱정입니다...오래 건강하셔야 할텐데 80넘으시고 약해지시네요...
22 CINWEST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는 요즘이네요..
29 슐츠  
연배가 꽤 되실듯 하네요
연륜이 묻어나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