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트랙

영화이야기

<말레나> 사운드트랙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첫사랑의 향기 <말레나> 사운드트랙]

외국에선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명작이 되어버린
<시네마천국>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비록 그 영화가 처
음 개봉당시 상영횟수를 늘리기 위해 영화를 뭉탱이로 짤라냈
고 그 때문에 절름발이 영화가 되어 영화를 사랑하는 한 아이
가 영화감독이 되기 전 어땠는가를 보여주는 회고담으로 전락
해 버린 것도 기억하는지, 나중에 오리지날판 어쩌구하면서
원판을 재개봉을 하긴 했지만 아무도 전후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채 모든 영화프로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
는 주제곡만, 명곡이지만, 또다시 지겹게 들어야 했던 것을
기억하고있는지.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영화 <시네마천국
Cinema Paradiso>도 좋은 영화였지만 (자르지 않은 것, 절대
적으로) 사실 이 영화가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금을 울
리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흘러
나오는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icone가 만든 주제음악 때문
이였다.

1928년 이태리 태생이니까 우리 나이로는 일흔 넷인 이 백전
노장 엔니오 모리꼬네는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
도로 엄청나다. 처음 영화음악을 시작한 것은 1961년, 부터
지금까지 영화와 TV-series를 포함, 무려 393편이라는 놀라운
오리지널 스코어를 가지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영화음악을 만
들기 전엔 조국 이탈리아에서 테너 마리오 란자Mario Lanza와
같은 위대한 성악가들을 조련했고, 재즈, 팝, 록, 일렉트릭,
아방가르드, 이태리 뮤직까지 수없이 많은 곡을 작곡, 편곡은
물론 실내악까지도 관여했으니 전체적으로 어떤 성향, 어떤
풍을 따지기엔 너무나도 위대해서 할 말을 찾을 수가 없을 정
도이다.

영화에서 대표작을 고르는 것 또한 너무 어려운 그의 디스코
그래피를 살펴보면, 이거야 정말이지 대단한 감독들과 대단한
영화들을 작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60-70년대, 마카로니
웨스턴이란 이름을 만들어낸 모리꼬네의 클래스메이트인 세
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의 <황야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원스 어 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를 포함해서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ovar, 브
라이언 드팔머Brian DePalma,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
마이크 니콜스Mike Nichols, 롤랑 조페Ronald Joffe, 베리 레
빈슨Barry Levinson, 워렌 비티Warren Beatty 그리고 주세페
토르나토레같은 감독들과 함께 지금까지 왕성하게작업을 했는
데 그가 작업한 영화제목을 쓰지 않고 감독들을 나열한 이유
는 한 감독과 여러 편의 영화를 같이 했기 때문에 대표작을
고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권에서 국경을 초월한 그의 영화음악작업은 그럼에
도 불구하고 미국보다는 유럽 쪽 감독들과, 유럽 쪽에서도 조
국 이탈리아 감독들과 영화를 같이 만들 때 그 진가가 발휘되
는 것 같다. 위대한 모리꼬네의 <말레나Malena>OST는 그가
2000년에 만든 4편의 영화음악 중 하나이며 모리꼬네의 클래
스메이트인 세르지오 레오네가 죽은 이후 그 자리를 차지한
것 같은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신작인데 서로 가지고 있는 역
사와 살아가는 사회가 같은 이태리 태생 이여서 궁합이 잘 맞
는다고 할까? <시네마천국>과 마찬가지로 <말레나>의 음악들
도 영화 속에서 대사, 화면과 함께 감정을 이끌어 나가는 중
요한 요소로써 조화롭게 잘 어울리고 있다. 비록 모니카 벨루
치의 미모에 혹해 그것만을 말하는 정신 없는 우리들과 전쟁
중이였으니까 하면서 은근슬쩍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들
을 바라보는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토르나토레의 영화적
인 시각은 맘에 안 들지만 아름다운 화면들과 그 화면들을 더
욱 빛나게 해주는 오케스트라의 달콤하다 못해 멜랑꼴리한 서
정적인 음악들은 너무나도 편안하게 귀에 들어온다.


4번씩이나 -벅시BUGSY(1991), 언터쳐블THE
UNTOUCHABLES(1987), 미션THE MISSION(1986), 천국의 나날들
DAYS OF HEAVEN(1978)- 노미네이트 '만' 되고 단 한번도 수상
하지 못한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는 위대한 모리꼬네가 올해
5번째로 도전하는 <말레나>가 과연 수상을 할 수 있을지 은근
히 궁금한데 이제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이기에 가
지지 못한 남은 영예를 차지하기를 바라는 때문이다. 모리꼬
네 할아버지 파이팅!


* 再會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4-2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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