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입시에 묶인 수험생들의 애환, 고뇌, 그리고 주위 환경에 의한 강압성, 중압감 등을 풍자, 해학을 통해 훌륭하게 고발했다. 무한한 침울함과 어두운 공기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밝고 경쾌한 분위기와 순수하고 귀여운 10대의 감성, 사랑으로 영화를 전체적으로 수놓아 역설미와 반어적 미학도 돋보인다.
감성보다 이성이 앞서는 시대, 그 속에 신음하는 젊은 피들은 누구를 위해 사는 것이고 개성과 적성은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 것이며 후에 성공해 이름을 날린다 한들 10대와 20대의 대부분을 감정이 억압되고 로망이나 낭만없이 살아가게 된 데에 대한 보상은 누구한테 받아야 하는 것인지... 물론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지만 사람의 성격은 18세때 형성된다는 말도,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도 있다. 공부가 가능성을 무진히 올려준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사회, 정과 인간미가 만발하는 다소 이상적인 세상의 범위가 더 커지기를 염원할 뿐이다.
작품속엔 가난한 가정, 부르주하지만 유학만 믿고 자식의 인성이나 성적은 안중에도 없는 집안, 부잣집에다 학벌도 뛰어나 자식의 대성에 막대한 강박관념을 가진 가족, 평범하지만 정나미 넘치고 자식의 작은 발전에도 큰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는 집까지 정말 다양한 가정사가 녹아들어 있다. 실로 상대적인 그 모습에서 느껴지던 수많은 감정과 허무함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잘 만든 영화다. 무한경쟁 사회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뭔지 시찰해보는 값진 작품! (마지막 선물 맥거핀도 끝까지 가슴을 울린다.)
※김민종의 발연기는 의도된 것? 작품 색깔때문인가?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