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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리 에버 애프터(2004) :: 내 사랑 샬롯갱스부르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Happily ever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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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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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리 에버 애프터

해피리 에버 애프터

감독
이반 아탈
출연
샤를로뜨 갱스부르, 이반 아탈
개봉
2005 프랑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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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찾아 헤매던 영화를 S작가가 넘겨주었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샬롯 갱스부르의 2004년 프랑스 영화.

 

원제는 Ils se marièrent et eurent beaucoup d'enfants

영어로는 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한국어로는 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동화의 끝이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데 그것도 재미있다.

프랑스에선 '그들은 결혼해서 아이를 많이 낳았답니다' 로 끝난다니.

한국은 장수의 꿈이 반영된건가? ㅋㅋㅋ

 

동화속 왕자와 공주가 결혼하고, 어떻게 사는지 과연 오래오래 행복한지를 보여주마 하고 시작하는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인 뱅상 vincent과 그의 두 친구 죠르주 Georges와 프레드 Fred 가 각각 어떤 방식으로 가정을 이루는지 보여주며 흘러간다.

 

알로씨네에 올라와 있는 시놉시스.

 "Trois hommes, la quarantaine, s'interrogent sur leur vie. Vincent vit avec Gabrielle et Georges avec Nathalie. Ils ont l'impression d'étouffer et envient la liberté de Fred, un célibataire qui sort avec de belles filles. Lui rêve de donner enfin un sens à sa vie. Mais Vincent vit une histoire avec une autre femme. Personne n'est au courant, sauf Gabrielle, sa femme. Lui ne sait pas qu'elle sait... "

 

" 40대의 세 남자가 자신의 삶에 의문을 제기한다. 뱅상은 가브리엘과 조르쥬는 나탈리와 살아간다. 그 둘은 자신의 삶이 답답하다고 느끼며 독신으로 예쁜 아가씨들과 데이트하는 프레드의 자유를 부러워하고, 그는 자신의 삶에 언젠가 의미가 생기기를 희망한다.  뱅상은 다른 여자와 외도중이다.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그의 아내 가브리엘을 제외하곤.. 그조차 아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사실 유명한 라디오헤드의 creep이 흐르는 조니뎁과 샬롯갱스부르의 명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달콤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화는 씁쓸함에 더 가깝다.

 

 

뱅상은 차를 팔고, 가브리엘은 집을 판다. 슬하에는 아들하나.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이, 즐거움과 푸석함이 공존하는 일상을 살고있다.




 

 

남편은 집에서 쉬고 싶고, 아내는 밖에 (다같이) 나가고 싶고. 

 

 

 

그의 친구 조르주는 호텔에서 일한다. 그의 아내는 남성중심적인 결혼생활에 치를 떤다.

왜 여자아이에게는 인형, 소꿉놀이 같은걸 사주고, 남자아이에게는 자동차, 로봇을 사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녀는 아들에게 굳이 장난감 청소기를 사준다.





 

 

'애 밥 좀 먹여'

'뉴스보고 있잖아.'

'나도 소파에 앉아서 뉴스보고 싶어'

'후... 그래 봐라 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나눠야 서로 반반일까?

누가 더 노력하고, 누가 더 방관하고 있을까?

 

 

 

가브리엘은 어느날 서점에서 엄청난 매력남을 만난다.

결혼을 해도, 애가 있어도 누군가에게 끌림은 어쩔수 없는 일인가보다.

(게다가 남편은 요새 좀 의심스럽다.)













 

 

대사도 없이 오랜 시간을 할애해서 보여주는 이 장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설렘을 그대로 느끼게한다.

 

 




 

 

그가 돌아서가버리고 가브리엘은 미친듯이 그를 찾아 서점을 돌아다닌다.

하지만 뭐, 만나면 뭘 어쩌려고

그녀는 그를 다시 찾아내지만, 아무것도 할수 없다.

그냥 싱거운 잠깐의 설렘. 

 

 

 

 

 

 

 

그의 친구들은 모두 이 둘의 삶을 부러워하고 가브리엘을 칭찬한다.

뱅상은 아내이자 내 아이의 엄마인 가브리엘을 사랑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가 가끔 혼자 우는 것은 모른다.

 

 

 







 

 

 

카페에 들어와서 커피를 시키고 나오는 과정을 롱테이크로 잡았는데,

예상치 못한 그 잠깐 사이 그녀가 울고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방금 전, 아들에게 '한번에 여러사람을 사랑할수 없는거야'라고 가르쳤다.

'루디빈느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면 넌 좋겠니?' 라고

 

그녀는 흔들린 그녀의 마음때문에 우는 걸까, 배신하고 있는 남편때문에 우는 걸까.

 

 

 



 

 

 

그녀가 아들과 휴가를 떠난 동안 뱅상은 내내 애인의 집에 가 있다.

가브리엘은 굳이 핸드폰이 아닌 빈 집에 전화를 건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빈집을 방문한 그녀는, 고객이 집을 둘러보는 동안,

남편과 이혼하고 그 집에서 아들과 살아가는 상상을 한다.

아주 짧은 일탈.

 

 

 

 

 

반면, 뱅상은 자기를 사랑하냐고 묻는 애인에게 '사랑하지. 내 아내도 사랑하고' 라고 선언한다.

마음이 떠난것과 몸이 떠난 것중 어느 쪽이 더 나쁠까? 

 



 

 

 

남편에게 소심한 반항 중인 가브리엘이 직장 동료와 저녁을 먹으러 간 곳에

뱅상의 애인도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와 있다. 그것도 옆 테이블에.

구질구질한 우연 설정이 짜증나려고 하는데,  

엄마와 대화하는 정부와 가브리엘 그리고 전화기 너머의 뱅상의 대사를 교묘하게 편집! 오?  

(이 장면에서 뱅상이 전화할 때, '그래도, 제발, 아내에게 먼저 했으면' 했는데, 애인이 전화를 받는 순간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아주 오래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저는 결혼하고 다른 여자에게 흔들린 적이 딱 한번 있어요.

근데 그 여자가 연애할때의 아내를 많이 닮았더라구요.' 라고 했던 말이 지금까지 마음에 남아있다.

 

뱅상은 이 여자를 사랑하는 것일까, 그녀에게서 예전의 가브리엘을 그리고 그녀에게 느꼈던 설렘을 느끼고 싶은걸까?

 

가브리엘과 자주하는 물장난을 애인에게 쳤다가 혼쭐이 나고(쌤통이다)

뱅상은 (아마도) 그녀가 그녀-가브리엘-가 아님을 깨닫는다.

 

 






 

 

연애할때 반했던 가브리엘의 가느다란 목덜미를 보면서

아마 그는 역시 이 사람이지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사건은 (우여곡절끝에 결국)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마무리 되는 듯 했다.

 

 

 




 

 

조니뎁이 집을 보러 오기 전까지.
 

 

 

 

첫 장면에서 남편과 모르는 사람인 척하며, 클럽에서 만나서 돌아오며 엘레베이터에서 격정적인 키스신이 있는데 

 

 

 

 

엔딩에서는 낯선 남자와 엘레베이터를 타게 된다.

 

 

 




 

 

 

 

그 때의 격렬한 키스나 흥분도 없고, 집에서 기다리는 아들도 베이비시터도 없다.

짧은 시간이 얼마나 영원같을 수 있는지,

여자가 꿈꾸는 '사랑'이 남자의 외도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엔딩이랄까. 

 

하나 기억나는 대사가 있는데,

아내와 늘 싸우는 조르쥬가 집에 들어가기 싫어 친구들을 붙잡아 놓고 하는 말.

'이해할수 없는게 하나있는데 말이야.

내가 한 여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다른 여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거야. 딱 하나!

와이프 대 다른 모든 여자. (ma femme, et tous les autres!)

그리고 그 중에 내가 그 여자를 골랐다는 거지.'

 

더 많은 것을 느낄수도 있었겠지만, 저 대사를 들으며 '아,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vs 세상의 거의 모든 여자 

 

저렇게 지지고볶던 조르쥬는 결코 개선되지 않을 것 같은 아내와의 관계를 개선하게 되는데,

남성권위의 상징이라고 아내가 질색하던 메르세데스를 시승하면서이다.

남성평등을 울부짖는 나탈리는 오히려 마초적인 남자를 사랑하고,

영원히 자유를 즐길것 같던 프레드는 원치않던 임신과 구속 속에서 삶에 정착하는 느낌을 받는다.

뱅상은 아내를 사랑하면서 애인을 사랑하고,

가브리엘은 남편의 외도를 묵인하면서도, 끊임없이 일탈을 꿈꾼다.

 

우리는 사실 굉장히 모순적인 존재인 듯 하다.

그래서 '나도 날 잘 모르게'되는가 보다. 

 

 

 

나는 벌써 햇수로 8년째 ㅍ을 만나고 있는데,

그럼에도 결혼한 부부의 권태스러움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영화는 많은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데, 그것을 이해하고 감히 코멘트 하기엔 아직 경험부족. 

남자의 시각에서 만들었지만, 여자의 섬세한 감정을 놓치지 않은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 조니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왜 섹시가이라고 하는지 알 듯 하다. 우워

    끝은 제일 설레는 이 장면으로!

 

 

 

 

 

Hone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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