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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세계

질 그루가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에서 만든 첫 영화는 1958년 <눈신발을 신은 사람들>(Les raquetteurs, The Snowshoers, 1958)인데, 캐나다 다이렉트 시네마(Direct Cinema)의 선구자인 미셸 브로(Michel Brault)와 공동연출한 것으로 다이렉트 시네마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후, <노르메탈>(Normétal, 1960), <자갈 위의 프랑스>(La France sur un caillou, 1960) 등에서 그루는 지역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다가, 1961년 작 <골든 글러브즈>(Golden Gloves, 1961)를 전환점으로 집단이 아닌 개인의 문제에 영화적 포커스를 맞추기 시작한다. 1962년 작 <마이애미를 보다>(Voir Miami, 1962)는 그루의 시적인 다큐멘터리 스타일이 부각되는 작품으로 현대 미국의 사회상을 서정적이고 리듬감 있는 이미지에 담아냈다.

한편, 1964년은 극영화와 인연이 많았던 해로, 드니 에루(Denis Héroux)의 장편 극영화 <목까지>(Jusqu’au cou, 1964)에 출연하기도 하며, 자신의 첫 번째 장편 극영화인 <가방 속의 고양이>(Le chat dans le sac, Cat in the Sack, 1964)를 발표하기도 한다. <가방 속의 고양이>는 비전문 배우들을 기용하여 주어진 상황에서 즉흥연기를 하게 하는 독특한 연출 방식으로 만들어 졌으며, 그루는 이런 방식을 통해 복잡한 정치사회적 상황 하에서 선택의 어려움을 느끼는 개인적 고민을 담아내려고 했다.

1966년에 발표한 <아주 간단한 게임>(Un jeu si simple)은 퀘벡의 국가적인 스포츠인 하키에 관한 드라마적 성격이 강한 단편 다큐멘터리이다. 이후 1967년에는 <당신은 도대체 어디 있나요?>(Où êtes-vous donc?, Where Are You Then?, 1970)라는 장편 극영화에서 관습적인 내러티브를 초월하고 다양한 이미지들과 사운드를 조합함으로써 현대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비인간화 현상을 비판적으로 표현했다.

<24시간 혹은 그 이상...>(24 heures ou plus..., 1977)은 급진적인 사회개혁의 메세지를 직접적으로 담고 있는 장편 다큐멘터리로 1971년 말에 촬영이 완료되었지만,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의 검열로 상영이 금지되다가 1977년에 가서야 공개된다. 1978년 작 <산타 제르투루디스, 행복에 관한 첫 번째 질문>(Santa Gertrudis, la première question sur le bonheur, 1978)은 멕시코와 캐나다의 공동제작으로 멕시코 농촌의 노동착취에 관한 진솔한 보고서이다. 1983년에 발표한 유작인 <좀의 나라에서>는 9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오페라 형식을 지닌 독특한 작품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그루의 비판적 시선을 풍자적으로 담아냈다.

영화사적 평가

초현실주의 예술운동의 영감을 기반으로 캐나다 다이렉트 시네마 운동을 주도했던 질 그루는 실험적인 형식과 정치사회적인 내용의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작품들을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과 미국 문화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퀘벡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적 메세지를 영화적 탐구에 담아냈다.

작품목록

<상속자들>(Les héritiers, 캐나다, 1954(1998 개봉), 단편, 다큐멘터리)
<눈신발을 신은 사람들>(Les raquetteurs, The Snowshoers, 캐나다, 1958, 단편, 다큐멘터리, 공동연출)
<노르메탈>(Normétal, 캐나다, 1960, 단편, 다큐멘터리)
<자갈 위의 프랑스>(La France sur un caillou, 캐나다, 1960, 단편, 다큐멘터리, 공동연출)
<골든 글러브즈>(Golden Gloves, 캐나다, 1961, 단편, 다큐멘터리)
<마이애미를 보다>(Voir Miami, 캐나다, 1962, 단편, 다큐멘터리)
<목까지>(Jusqu’au cou, 캐나다, 1964, 배우)
<가방 속의 고양이>(Le chat dans le sac, Cat in the Sack, 캐나다, 1964)
<아주 간단한 게임>(Un jeu si simple, 캐나다, 1966, 단편, 다큐멘터리)
<당신은 도대체 어디 있나요?>(Où êtes-vous donc?, Where Are You Then?, 캐나다, 1970)
<너와 당신 사이>(Entre tu et vous, 캐나다, 1970)
<방정식의 장소>(Place de l’équation, 캐나다, 1973, 단편, 다큐멘터리)
<24시간 혹은 그 이상...>(24 heures ou plus..., 캐나다, 1977, 다큐멘터리)
<산타 제르투루디스, 행복에 관한 첫 번째 질문>(Santa Gertrudis, la première question sur le bonheur, 멕시코/캐나다, 1978, 다큐멘터리)
<좀의 나라에서>(Au pays de Zom, 캐나다, 1983)

저서

『질 그루: 맹목적인 영화』(Gilles Groulx: A Fierce Cinema, 1991,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