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장애인은 운동을 어디서 할까?

[같이의 가치] 장애인은 운동을 어디서 할까?

2019.06.20.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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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장애인은 운동을 어디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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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최근 우리사회에선, 신체적 제약이 있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시설들이 마련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웹사이트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노력이 부족해보입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민간분야 ‘2018년도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요. 74.3%, 국내 대다수의 웹 사이트가 장애인과 고령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우리는 여행이나 운동을 갈 때도, 심지어 밥 한 끼 먹으러 나갈 때도 습관처럼 검색부터 해보는 검색의 민족이잖아요. 디지털 포용 국가의 실현! 분명 같이 가는데서 시작 될 겁니다.
장애인식 개선 및 복지계 뉴스를 짚어보는 시간! <같이의 가치> 한국 장애인 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 할게요.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이성규 이사장(이하 이성규) : 안녕하세요.

조현지 : 지난 일요일 새벽이었죠.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저는 새벽 밤잠을 설쳐가며 붉은악마가 되었었는데요, 이사장님도 당연히 보셨겠죠?

이성규 : 그럼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면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는데요,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합니다. 특히, 과거 투지와 정신력을 강조하던 한국 축구가 기술과 전술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조현지 아나운서에게 질문하나 할께요, 시각장애인도 축구를 할 수 있을까요?

조현지 : 시각장애인 축구 대회를 뉴스를 통해 본 기억이 나는데요, 방울이 들어 있는 특수 공을 사용하는 종목 맞죠?

이성규 : 네, 반만 맞습니다. 시각장애인 축구는 빛을 지각하지 못하는 전맹부와 약시부로 나누어 진행되는데요, 한 팀당 5명으로 구성됩니다. 전맹부의 경우 필드 플레이어 4명은 안대를 착용해야 하고, 골키퍼(약시 또는 비장애인)를 포함한 3명의 가이드가 있어 경기 중 팀에 목소리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약시부는 일반 풋살 공을 사용하며 안대를 끼지 않고 가이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조현지 : 아, 장애 정도나 분야에 따라서 축구경기도 세분화되어 있는건데, 아무래도 소리에 의존해야 한다는 건 공통점이잖아요. 그럼 우리 ‘대~한민국’ 이런 응원구호가 시각장애인 축구에서는 방해가 되겠네요.

이성규 : 맞습니다. 선수들은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의 방울 소리와 가이드의 목소리를 듣고 공과 공격 및 수비 위치를 파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장애인 축구처럼 큰 소리로 응원을 하면 경기에 많은 지장이 있는데요, 공이 멈추었을 때나 골인이 되어 득점을 하였을 때와 같은 경우는 응원을 크게 하셔도 무방합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이런 에티켓 기억하면서, 이번 기회에 시각장애인 축구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함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축구 외에도 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많을 것 같은데요, 오늘은 이 이야기좀 해주세요.

이성규 : 장애인 스포츠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재활체육, 직업을 목적으로 하는 엘리트체육, 그리고 취미로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나뉩니다. 체육 종목에는 비장애인에게도 익숙한 배드민턴, 수영, 축구 등도 있고, 보치아, 휠체어럭비 등 장애 유형을 고려한 종목도 있습니다.

조현지 : ‘보치아’요? 이 종목은 다소 생소한데요, 어떤 운동인가요?

이성규 : 보치아는 선수들이 공을 경기장 안으로 굴리거나 발로 차서 보내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공에 점수를 주는 경기인데요. 공을 던질 때는 코치의 도움을 받아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1982년 덴마크 국제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인정되었으며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뇌성마비 중증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만이 참여할 수 있는 종목으로 현재 100여 개의 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동호회 팀도 다수 조직되는 등 생활체육으로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혹시 조현지 아나운서는 장애인 스포츠를 직접 본 적이 있나요?

조현지 : 저는 마라톤이라고 하기는 좀 부끄럽지만, 가끔 대회는 나가거든요. 그러면 시각장애인 마라톤선수들이나 걷기대회 이런데는 가족들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나온 분들 봤어요. 근데 가끔 배드민턴치러 근처 체육관 같은데 갔을 때는 운동을 하는 장애인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이성규 : 장애인이 스포츠를 즐기기란 쉽지 않은데요, 이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 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보통 운동해야지 말만하고 막상 하기 쉽지 않다고 저희도 이야기 하곤 하는데요. 시간이나 의지의 문제지, 어떤 시설이 부족해서 못하는 건 아니거든요. 근데, 본인의 의지와 달리 체육시설에 접근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운동을 할 수 없다면, 이것도 차별이겠네요.

이성규 : 네, 맞습니다. 쉽게 접하지 못하면 장애인이 스포츠에서 재능을 발견할 기회도 적어지는 것이죠. 통계청의 ‘2017 장애인복지시설 및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에 총 1,333개의 지역사회재활시설이 존재하지만 그 중 체육시설의 수는 33개 뿐이고, 최근 1년 간 운동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장애인 중, 약 60%는 체육시설을 이용해 본 경험이 없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럼 장애인 분들은 어디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성규 : 대부분이 집안이나 근처 야외 등산로, 공원 같은 곳에서 운동을 했다고 응답했는데요, 2017년에 실시한 ‘자치단체의 장애인 생활체육 시설 관심도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27.4%만이 생활체육 시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50%도 안 되는 비율이라니 참 놀랍죠. 워낙 관련 시설과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장애인이 수가 적은 것입니다.

조현지 : 체육시설에 접근에 제한이 있는 환경적인 이유뿐 아니라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 부족이 장애인 체육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요?

이성규 : 맞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운동을 했던 경험이 없어서, 일단은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죠. 장애인과 함께 운동하는 것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조사 결과 32.4%가 부정적으로 응답했습니다. 이러한 인식들이 바뀌어야 보다 모두가 같이 가는 사회로 변하지 않을까요?

조현지 : 그러니까요. 장애인이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접근권 향상은 물론이고요.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성규 : 먼저, 장애인 체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데요. 한국장애인재단의 경우, 지난 해부터 홈앤쇼핑과 함께 장애인 체육 활성화와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 해는 탁구, 한궁, 게이트볼, 댄스교실 등 9개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애인 스포츠를 알리고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해 장애에 대한 인식도 개선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도 시간되면 함께 참여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조현지 :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재단 외에도 많은 민간 영역에서 장애인 체육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떤가요?

이성규 :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는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가까운 체육 시설이나 스포츠 강좌 및 강사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운동 시 필요한 장비를 대여하거나 이동이 어려울 경우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까지 150개의 장애인 체육시설을 신규 건립하는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조현지 : 장애인만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닌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하는 시설이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이성규 : 맞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요건들이 있는데요, 휠체어에 앉은 채 배드민턴을 하려고 해도 핀을 주워 줄 조력자가 필요하고, 종목에 따라서 특별한 장비나 장소가 요구될 때도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볼링을 치려면 공이 가장자리로 빠지지 않도록 돕는 간단한 거치대 장비가 필요하고, 청각장애인이 운동을 배우거나 참여하려면 수화통역사가 필요한 것이죠. 이렇 듯 장애 유형별 필요로 하는 섬세한 지원이 수반 될 때 많은 장애인이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조현지 : 장애 유형별 섬세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앞으로도 장애인 체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함께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사장님, 오늘 장애인 체육에 관해 이야기 해봤는데요. 노래 한곡 신청해주시죠.

이성규 : 스포츠하면 피. 땀. 눈물을 빼 놓을 수가 없죠. 방탄소년단 노래 어떨까요?

조현지 : 좋습니다. 이 노래 들으면서 이사장님과는 인사 나눌게요. 지금까지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걸음이 우리사회의 장애인식을 바꾸는 거름이 되는 시간! [같이의 가치]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성규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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