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프닝 크레딧에 알란 라드 데뷰작이라고 나오지만, 이 영화 전에 엑스트라로 전전하던 건 무시하고, 제대로 된 출연작이라는 뜻일 게다.
그는 이 영화로 스타가 되었다. 평론가들은 <셰인>보다 더 연기가 훌륭했다고 평가했다는데, 과연 굉장히 인상적이다.
스크린 테스트를 위해 금발을 흑발로 물들이고 이 역을 걸머쥐었다는 후일담이 있다. 자세히 뜯어보면 정말 눈부신 미남이다.
지금껏 알란 라드라는 배우에 대해 별 관심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깜놀했다.
영화는 그래엄 그린의 소설을 느슨하게 각색했고, 그린의 소설을 가장 잘 영화로 만든 예로 꼽힌다. 내가 봐도 그렇다.
플롯 짜임새가 훌륭하다, 딱 한 가지 '우연'만 빼고. 동기는 다르지만 같은 인물을 찾아가는 생면부지의 남녀가
'우연히 ' 기차에서 옆자리에 앉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영화는 느와르 답게 시종 어둡지만, 구글의 한글 제목은 엉뚱하게도 '백주의 탈출'이다. 하긴 주인공이 탈출할 때는 벌건 한낮이긴 하다.
원제를 해석하자면 '살인 청부업자'다. 그 착한 알란 라드가 살인청부업자라니!
그런데 그 무표정한 얼굴과 물들인 흑발이 상당히 그럴듯해 보인다.
IMDB에 보면 느와르 팬이라면 '브라이튼 록'과 더불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한다.
공연한 베로니카 레이크는 이 영화에서 남자에게 매달려 "살려줘요"를 외치는 약한(?) 여자가 아니다. 그래서 맘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Laird Cregar가 조연으로 나와서 스틸 더 씬 한다.
감독은 프랭크 터틀인데, 짐작에 이 영화가 그의 최고작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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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단 평 : 마술은 사용된(되지 않는)다
원제에 표기된 'Gun'은 쉬지 않는다. 인물이 서류봉투에 권총을 은닉하고 청부를 이행한 이후부터 약속을 파기하고 경찰에게
발사하고, 마지막 포위당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격발을 멈추지 않는다. 그 반대편에 고양이가 노골적인 자기 상징으로 던져진다.
오프닝에서 창 밖에 있던 고양이는 우유를 마시기위해 실내로 들어설만큼 몸집이 작다. 후반부 기차역에서 의도치않게 살해한
고양이는 그와 반대다. 이는 본편이 미성숙한 남성의 자조적인 죽음을 기술할 것임을 명징하게 진술하는 바와 같다. 이같은
맥락에서 동일 장소 내에서 인물이 여성에게 과거 학대 경험을 발화하는 것은 다소 누추한 것이다. 여성과의 소통은 가능할까
실제로 여성은 인물이 사망하자, 곧 애인의 품을 갈망한다. 서사적 측면에서 본편이 장르의 다양한 차이를 확장시킨 지점은
여성을 규정적으로 기능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할리우드의 여배우 소비법으로서 2회나 가창 공연을 삽입하지만,
정작 여성의 마술은 몇회의 추적 단서를 제외하고는 마법으로 승화되지 못한다. 무엇보다 본편이 여성을 팜므 파탈 등의
치명적 요인보다는 국가적 사명의 담지자로서 지명하였음에도 결국 최종적인 수행은 인물에게 이전되는 구조는 남근의
거세에 있어 살부의식이라는 고전성을 반복함 이상이 아니다. 인물과 여성의 첫 만남이 객실의 수면 상태임은 상징적이다.
이를 단순화된 지나친 우연이라고 치부한다면, 신화는 언제나 유아적이다. 인물이 여정의 출발에서 남근의 하수인은 물론,
여성과 옆자리에 착석하게됨은 일종의 필연적 법칙이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모성인가 혹은 이성인가가 아니라, 인물이
누구로부터 열려지는가에 있다. 극 중에서 인물이 유일하게 총을 꺼냈음에도 격발하지 못한 상황은 여성이 유일하며,
그녀가 이미 국가의 보조자로 지정됨은 또다른 남근성을 대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편이
인물을 구원하지 않고 죽음으로 처리함은 윤리를 떠나 회복이 불가능한 운명론으로 추락한다는 지점에서 잔인하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