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슨 웰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즉, 그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단 한 번도 맘에 들어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를 다룬 다큐를 번역한 게 이 영화가 두 번째다. 희안한 일이다.^^
첫 번째는 <그것이 다 사실은 아니다 (It's Not All True, 1986)>다.
이 두 번째 다큐를 번역한 이유는, 주제가 웰스의 '그림'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그림에 대단히 재능이 있었고,
결국 평생 그린 스케치와 드로잉을 기반으로 영화를, 그러니까 매우 시각적인,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이 다큐를 제작한 감독의 주장이다.
과연 그의 그림은 위트와 예술적 재능이 넘친다. 보기에 매우 즐겁다. 그리고 그 그림들이 영화로 탄생하는 과정이 볼만하다.
아쉬운 건, 그림과 영화의 필연적인 상관관계만을 다루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것저것 사생활까지 장황하게 언급한 점이다.
물론 뭐, 감독처럼 오손 웰스 광팬이라면 방구 뀐 것도 궁금하겠지만,
난 영화인들의 사생활을 보려고 굳이 다큐를 보거나 번역까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영화 자체는 시네필이라면 일견할만 하다.
나 개인 성향으로 볼 땐 웰스의 '지나친' 시각 중심 영상에는 그닥 매력을 못 느낀다.
너무 정신사납다 보니, 셰익스피어의 대사들이 묻힌다고나 할까.
가령 <멕베드>도 1시간 반이라니! 물론 제작비가 없어서 몇 년에 걸쳐 겨우겨우 찍었다고는 하지만,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랄까. 사각앵글과 표현주의적 조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옥 같은 대사를 더 듣고 싶은 게
나같이 꽉 막힌(?) 사람의 취향이다. 물론, 그 옛날에 그런 식의 연출이 선구적인 건 사실이지만.
거슬리는 점은, 북아일랜드 출신 감독이자 나레이터의 영어 억양이다.
뒷끝을 늘 올리는 그 억양을 평소 혐오했는데, 두 시간여 원도한도 없이 들었다. 휴~~
감독은 Mark Cousins.
2019년 EBS EIDF 방영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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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잠깐 눈독(?)을 들이던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번역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애초에 이런 작품이 있었는지도 몰랐었죠. 그런데 어떤 분이 요청 게시판에 올려 주셔서 알게 됐어요
귀한 자막으로 잘 감상하겠습니다
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