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타임 78분) 

그 악명 높은 헤이즈코드가 나오기 전에 1930년대 할리우드 유성영화 시대의 유일무이한 여성감독인 도로시 아즈너(1897~1979)의 프리코드-대표작입니다. (정확히는 정식 최초로 감독 크레딧으로 온전히 이름을 올린 사람은 <낫 원티드>(1949)의 아이다 루피노 감독.) 극작가를 꿈꾸지만 가난한 처지에다가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는 신문기자 "제리 코벳"과 백만장자의 딸인 상속녀 "조앤"의 사랑과 방황을 소재로 유머러스한 로맨틱 코미디와 무거운 드라마 장르를 복합적으로 그려낸 희비극인데, <우리 생애 최고의 해>로 친숙한 명배우 프레드릭 마치와 프리츠 랑의 페르소나인 실비아 시드니 그리고 캐리 그랜트가 출연합니다. 상영 당시에 제목이 선정적이라며 신문지들이 홍보를 거부하는 논란이 있기도 했었던..;;;

아즈너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에서 2년간 의학을 공부하고 앰뷸런스 기사로 일했었으며 (조지 밀러가 떠오르네요..ㅎㅎ), 파라마운트 사에서 입사해서 타자수로 이력을 출발한 뒤 편집기사와 시나리오 작가로 차근차근 일정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비공식적으로 52편의 영화에 편집을 담당했으며 액션과 어드벤처 물을 포함해 8편의 각본을 집필하는 당대 보기 드문 행보를 선사했으며 감독 데뷔 과정에서 연출을 자신에게 맡기지 않으려고 한다면 경쟁사인 컬럼비아 픽처스로 이동하겠다고 자사에게 당부해서 무성영화 <Fashions for Women>(1932)의 메가폰을 잡아내는 패기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영화감독을 하는 과정에서 무려 루실 볼, 로잘린드 러셀, 캐서린 헵번 등의 여배우의 커리어를 출발시킨 공헌까지 하셨는데 아쉽게도 43년도 전쟁영화 <용기가 첫째>를 마지막으로 (아마도 상업적 실패와 헤이즈 코드 시행 후 체계적인 성 차별주의에 대한 반감이 그 이유로 추측됨.) 연출자로선 은퇴했지만 영화 및 텔레비전 부서 책임자로서 극장 예술대학의 교직원으로 영화 수업들을 시작했고 펩시 회사의 엔터테인먼트 및 홍보 컨설턴트로 (스타로 내세운 배우가 조앤 크로포드) 성공적인 광고들을 제작해왔습니다. 61년도부터는 UCLA 대학 극장 및 텔레비전, 영화학에 합류해서 4년간 시네마클래스를 지도하시며 1965년도 6월에 정식 은퇴) (그 중에서 길러낸 제자가 <대부> 트릴로지, <지옥의 묵시록>의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이 영화를 2019 베스트 탑텐에 넣은 허문영 평론가님께서는 도로시 아즈너처럼 여성 캐릭터에 풍성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영화적 활력을 배가한 장인은 당대에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이며 그녀가 에른스트 루비치에 비견될 음악적 리듬의 체현자였으며 화면의 운동감과 침묵효과를 능란하게 구현하며 희극과 비극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드라마의 달인이라고 찬사를 보내신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스크루볼 코미디물이 표본으로 삼을만한 요소가 많다고 생각하시는 <우리는 즐겁게 지옥에 간다>가 1932년 그 해에 개봉해서 현재 걸작으로 회자되는 <스카페이스>(하워드 혹스), <익사에서 구조된 부뒤>(장 르누아르), <상하이 익스프레스><금발의 비너스>(조지프 폰 스텐버그), <낙원의 곤경>(에른스트 루비치)과 함께 한 자리에 놓일 자격이 있다고 코멘트를 넣어주셨더라구요.^^)

(마지막 비하인드 사진이 아즈너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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