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 vs 직역] 그 승자는?!
먼저 자극적인 제목 사과드립니다ㅠㅠ!
단도직입적으로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면, 보통 서양권에서는 "three, two, one!" 으로 세잖아요?
그러나 한국인인 저희에게는 "하나, 둘, 셋!" 이 훨씬 익숙하고, 보다 나은 번역이겠지요.
그래서 저 역시 이런 경우 밑에 것으로 의역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작업중인 영화가 참... 참 좋은 영화인데......
그 나라의 문화, 역사적 특징이 너무 강해서 힘드네요ㅠㅠ
여러분들은 그 나라의 특수한 문화 등을 번역할 때 보통 어떻게들 하시나요?
저희가 전문 번역가도 아닌 이상, 당연히 직역 위주로 하고 주석을 다는 정도인데...
아시다시피 개그 포인트라던지 이럴 경우 맛도 안 살고, 영화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분명히 있더군요.
게다가 이게 한 영화에 누적되다 보면 다 알고 보는 저조차도 답답하고요.
(차라리 의역 불가능한 단순 말장난이면 자막러로써 "감사딸라! 땡큐!"하고 직역+주석 달고 넘어갈텐데 말이죠ㅠ)
그래서 다른 분들은 이럴 경우에 어떡하시는 지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1. "정확한 정보 전달이 생명이지!"- 일단 최대한 직역 위주로 가고 불가피한 경우 의역을 하시는지
2.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게 나아!" - 왠만하면 의역해주고 주석을 통해 사실은 이렇다, 고 적어주시는지
당연히 정답은 없겠지요. 또한 감상하시는 분들의 취향 역시 둘로 갈리실 수 있고요.
물론 저는 적당히 1.5를 선택하는 비겁함(?)을 선보이겠지만, 많은 선배님들은 어떻게 작업하시는지...
혹은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어떤 자막을 원하시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여쭤봅니다 :)
그래서 결국 제가 선택한건 2번입니다. 전문번역가가 아니라면 직역위주의 번역을 선택하는게 현명하겠지만, 정말 이국적인 문화를 소개한다면 직역이 오히려 의역보다 작가의 의도를 더 왜곡하겠구나 싶은 지점이 오더라구요. 그럴땐 1.5도 아닌 과감한 2의 선택으로 확실하게 흐름이라도 잡아가는게 맞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문화가 너무 이질적이라면 완벽한 대응의 번역은 불가하다고 생각하고 직역의 경계자체도 희미해질정도니까요. 물론 과도한 의역이 걱정되신다면 최대한 주석을 달 수 있으면 좋겠고 아니면 아예 따로 자막 배포글에 이런저런 설명을 써주셔도 좋겠지요. 사실 시네스트에서는 의역이 미숙하거나 오역이 심하면 후에 다른분들이 알맞게 수정이나 피드백을 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너무 번역에 스트레스 받으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신대로 번역하시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전문번역가가 아니니 노력한 결과물에 뭐라할사람은 없을겁니다.
이쪽에도 의역이냐 직역이냐 논쟁이 많았습니다. 근데 그 기준부터 애매하지 않나 싶네요.
사전적 의미만을 담아서 넣으면 직역인가요? 아니 그러면 일단 오역이 없나요?
의미 전달도 안되게 멋같이 번역하고 직역이라고 하면 될까요? 그리고 이 바닥에 프로로 데뷔한 분 중에 자신은 직역이라고 했지만 관객은 너무 의역이라고 비난 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이 분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시려나 모르겠네요.)
어차피 번역이란 말은 가능한 원어의 의미와 내용을 고스란히 로컬라이징(현지화)해서 전달하느냐의 능력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거기에 의역이냐 직역이냐는 별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듣는 순간 그게 뭔 말인지 이해가 안 되고 두 번 생각한다거나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면 이미
자막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한 것이니까요.
번역하다보면 세상 어디나 사람이 하는 말은 비슷하구나도 느끼지만 아니구나도 역시 느껴지죠.
좀 강한 사례이긴 하지만 'What brings you here?' 를 '무엇이 너를 데려왔니?' 로 직역하면
황당하겠죠. (의역: 여긴 어쩐 일이야?) 또, 연인이 집착할 때 영어에서는 'I need space.' 라고
했는데 '난 공간이 필요해' 라고 직역하면 더 황당할 테고요. 우리식으로는 '난 시간이 필요해.'
또는 '혼자있고 싶어' 정도로 의역을 해야 자연스러울 겁니다.
의역을 잘 하면 정말 잘 된 번역이라고 칭찬 받는데, 가끔 문제는 번역자의 창의력(?)이
들어가거나 과한 초월 번역을 했을 때인데 이건 '의역'의 영역이 아니고 그냥 '오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