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혼자 조용히 흥분해 봅니다...
그럭저럭 버티는 일도
이젠 그리 많이 힘들진 않은데...
무엇보다도, 혼자 먹는 밥 (혼밥)과
혼자 해먹는 밥 (혼해밥)은 너무 다르네요.
오랜 만에 통화한 철학적인 선배에게
조심스레 이 영화 얘길 꺼냈더니...
"야, 야! 밥이나 잘 챙겨 먹어!!"
역시, 먹고사는 게 우선이군요.
하지만, 힘든 일도 언젠간 끝나겠지요
이 영화의 자막처럼, 그 처럼 말입니다.
학창 시절 그의 이름을 어렴풋이 기억한 게
전부였던 저에게, 훗날 날아든 그의 촌철같은
언어와 생각들은 항상 제 가슴에 새겨져 있었는데
제가 작업했던, 데릭 자먼의 <카라바지오 86>에
1600년 새해가 밝아오며 그의 죽음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저는 그를 알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고, 2017년 이 영화 DVD를 찾아냈습니다.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441364
하지만, 역시 짐작한 대로
너무나 철학적이고 깊은 역사적인 배경을 가진
이 영화의 대사는 마치 진흙탕 속을 헤매는 듯했고
잡았다 놓기를 수 백회... 진이 빠져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를 향한 저의 무한한 애정과 호기심으로
쓸만한 영자막과 체코산 고화질 까지 찾아내어
여기까지 왔네요.
이 영화는 줄리아노 몬탈도의 연출
지안 마리아 볼론테의 명연기,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 등을 차치하고서 라도
현재도 충분한 공감을 일으키는 한 자유 사상가의
고고한 과학적 철학적 정신이 면면히 흐릅니다.
동시대의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부인하고 돌아서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 (Eppur si muove)" 고 말했지만
그는 끝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고 화형장으로 가면서
"너희가 나보다 더 두려워하는구나"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진리 앞에 너희가, 화형대 앞의 나보다 더 두려울거야)
줄리아노 자기만의 해석...
제가 너무 존경해 마지않는 그가 화형당한
로마의 캄포데이 피오리 광장에 300년 뒤 빅토르 위고가 세운 그의 동상에는
"브루노, 그대의 몸에 지펴진 불로, 시대의 미래가 밝혀졌다" 라고 쓰여 있습니다.
죠르다노 브루노 (Giordano Bruno 1548-1600)
신 구교가 극단으로 대립하던 후기 르네상스 철학자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근처
놀라에서 직업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나폴리에서 고전문학과 논리학을 공부하고 17세에
도미니크 회에 들어가 24세에 나폴리 도미니코 수도사가 되었으나, 이단 혐의를 받고 도망쳐
1576년 부터 15년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전 유럽을 방랑, 옥스포드 에서도 강의하며 책과 글을 남겼다.
"무한 우주론"과 "지동설"을 주장하던 그는 결국 1591년 이탈리아로 돌아와 베네치아 에서 체포되어
이단 심판에 부쳐져, 옥중에서 8년을 심문 받으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으며, 저무는 르네상스에
마지막 어둠을 밝히려다, 로마에서 1600년 2월 17일 화형 당했다.
Giordano 는 우리나라 난닝구 회사에서
R을 빼고 "지오다노" 로 잘못 발음하고 썼는데
"죠르다노" 가 맞습니다. (제발 좀... 제대로!)
여러가지로 혼자 조용히 흥분해 봅니다... ㅆㅆ
동이 훤히 트고 잠들어 배가 많이 고프네요.
밥하러 부엌에 갑니다. 손 꼽아 기다려 주신
Harrum 님 말고도, 많은 분들이 무려 4년 만에
(제일 오래 걸렸네요. 대개 3년이면 끝나는데...ㅋ)
완성된 이 자막의 탈고를 기대해 주시길
조심스럽게 바랍니다!!^^
나중에 그는 교황 앞에서 침묵을 지킨 이유를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나는 갈릴레오가 세상을 떠나고 정확히 300년 후에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그와 강한 연대감을 느낀다. 그러나 교황 뜻을 어기고 평생 고생했던 그의 전철을 밟고 싶지는 않았다"
- '퀀텀 스토리'에서 인용, 짐 배컷, 반니 출판사
기독교의 진실 부정 역사는 지금도 현재형이이며, 결국 이러한 일들이 기독교 그 본질을 드런낸다고 생각해요.
1990년대에 터진 마더 (뻐킹) 테레사의 국제 앵벌이 사기 사건은 로마 교황청이 악마의 군대에 다름 아니란 걸 잘 드러내고요.
로마 교황청은 자기 죄악을 고백할 수 없어 결국 테레사 사기꾼을 성자 반열로 인정.
요즘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에 자주 분노에 사로잡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