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작 양조위의 "의천도룡기" 정주행 후기
역대 3번째로 만들어진 의천도룡기, 양조위 주연의 1986년 의천도룡기를 정주행했습니다.
주지약은 등취문, 조민은 여미한이라는 배우가 했고, 이 배우들 이후 김용드에서 본 적이 없어서
어느 정도 커리어의 배우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86년 작품이라 오래 되어서 지금에 와서는 보기가 좀 힘들 것 같았지만 83사조만큼이나 보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양조위의 20대 모습을 이제 다시 본다는 것이 좀 신기했고, 40편 안에 원작을 매우 충실하게 구현했는데, 거의 모든 에피소드를 다 보여준듯합니다. 아주 군더더기 없고 빠른 진행이 장점입니다.
양조위의 장무기는 호청우 만난 후 곧 등장해서 다른 버전의 드라마보다 등장 시기가 빠릅니다. 대게는 불회를 양소에게 데려가 줄 때까지 아역이 하는데 여기선 성인 양조위가 불회를 데려다 줍니다. 이후 구양신공 익힐 때까지 신속하게 전개, 광명정->무당산->만안사->영사도->개방->소림사까지, 이야기의 흥미가 끊기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면서 엔딩까지 훌륭하게 마무리됩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김용 선생의 원작의 힘은 수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요. 오히려 19년작은 후반에 너무 늘어져서 지루했는데, 86년작은 그런 게 없습니다. 화질이 좀 아쉬운데, 그건 연기에 집중하다보면 큰 흠이 아닙니다.
무공씬과 특수효과는 시대보정하면 괜찮은 수준입니다.
TVB의 세트는 귀엽지만 봐줄만한 정도구요, 배우들이 연기와 각본이 훌륭하여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19년, 03년에 이은 3번째 의천도룡기 감상인데, 양조위의 장무기가 참 잘 어울립니다. 선한 얼굴이라 장무기 이미지에 잘 맞네요. 소유붕도 잘 맞았는데, 양조위는 더 잘 맞는듯합니다. 하지만 조민과 주지약은 좀 약한편이구요, 소소가 오히려 잘 어울립니다. 모든 배우들이 대체적으로 잘 어울렸는데, 인상적인 배역은 사손과 멸절입니다. 역시나 임팩트 있는 배역이다보니...사손의 배우는 증강님. 83사조에서 황약사 하신 분인데, 사손을 하기엔 좀 체급이 낮으신 듯하고, 멸절 하신 분은 오히려 체급이 좀 높은 분을 쓰신 느낌입니다. 아주 무섭게 생기겨서 첫 등장에 깜놀했네요.
다음 삼부곡 정주행 때에는 94년판을 볼 생각입니다. 총 64화라는데, 사이즈가 엄청나네요. 보고나면 후기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