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함 속의 고난의 역사

영화감상평

<RRR> - 화려함 속의 고난의 역사

4 엑스트라 0 225 0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화면에 띄웠을 때 3시간이 넘는 제법 긴 러닝타임의 인도판 액션 활극 <RRR>을 끝까지 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할리우드 뺨치는 놀라운 액션과 화려함에 매혹되어 결국 인도 영화의 빠지지 않는 춤과 노래의 향연으로 끝을 맺을 때까지 다 보고야 말았다. 보고 난 후에 검색을 해보니 이런 류의 영화치고는 평론가들의 평점도 파격적으로 높게 매겨져 있었다. 


물론 이 영화는 전형적인 오락 영화이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면 식민지 인도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영화의 첫머리에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부족 등은 모두 허구라고 밝히고 있다. 이것을 굳이 밝힌 것은 약간 우스운 일이다. 그런데 긴 춤과 노래의 엔딩 씬에 등장하는 거대한 초상화로 표현되는 몇 명의 인물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실제 역사적인 인물인 것처럼 느껴진다. 만약 그렇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이 놀라운 오락 활극에는 매우 도발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도의 식민지 해방운동 말하면 으레 간디나 네루 등을 떠올린다. 그것을 넘어서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이 영화는 영국의 식민지배에 대한 무장항쟁을 기억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 그 넓고 많은 인도의 땅과 민중에서 간디를 중심으로 한 평화적 운동만이 있었겠는가? 이 영화는 이러한 보편적인 지식에 대한 통렬한 도발이다. 무장 투쟁을 하다가 죽어간 영웅적인 인물들을 기억하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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