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시계, 부조리한 편집

영화감상평

거꾸로 가는 시계, 부조리한 편집 <Prípad pro zacínajícího kata, 1970>

13 리시츠키 0 21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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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Pavel Jurácek
Writing Credits   Pavel Jurácek, Jonathan Swift (novel)


라퓨타 성과 발니바르비 도시의 관계는 당시의 소련과 체코슬로바키아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인지, 감독은 당대의 부조리한 사회와 우스꽝스러운

권력관계를 강도 높게 풍자한다. 그 부조리한 사회를 유지시키는 가장 강력한 법은 침묵이며, 그 침묵의 미로 속에서 걸리버는 영문도 모른 채

현기증 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무지를 지성으로 포장하는 대학, 부정의한 재판, 무효율적인 행정 그리고 보이지 않는 독재자의 지배를 오히려

원하는 민중들의 무책임과 순종은 당대의 체코슬로바키아를 통행제한의 섬과 같은 모습으로 재현한다. '성스럽고 거룩한' 카톨릭 성가처럼.

클라이막스에서, 라퓨타 성에 올라간 걸리버는 숨막히게 답답한 이 모든 수수께끼의 비밀을 비로서 알게된다. 국왕은 출타 중인데, 그는 단지

외국 유명 호텔의 짐꾼일 뿐이라는 것었다. 바로 이 웃지 못 할 국왕의 비밀을 위해 마을 사람들은 11년 간의 침묵을 강요당한 것이었다. 이러한

자본과 권력의 관계에 대한 감독의 신랄한 조소는, 본편 속 원더랜드의 걸리버가 추방(혹은 탈출)된 것처럼, 감독은 탄압과 망명의 똑같은 행로를

걷게 만든다. 도로 위 뒈진 토끼처럼.

서사나 촬영, 모든 면에서 걸작이지만, 특히나 편집의 마법은 정말 훌룡하다. 컷과 컷 사이의 시공간적 점프는 모든 장면에서 일어나는데, 이로써

시간은 알 수 없게되고 공간의 방향 역시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본편의 발니바르비라는 도시가 마치 무중력 상태의 초현실적 공간으로 재현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말하자면, 편집의 부조리가 디제시스적 공간의 부조리를 만들어내고, 나아가 서사의 부조리로까지 나아가게되는 것이다.

거꾸로 도는 토끼의 시계처럼 *LMDb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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