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보고

영화감상평

<황야의 결투>를 보고

4 Cinephile 8 670 0



이 영화는 다른 서부 영화와는 다르다. 서부 영화를 많이 보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게 웃기기는 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히 다르다. 어프는 다른 서부 영화의 주인공들과 다르게 신사적이다. 이 영화가 다른 영화와 더욱 차별화 되는 점은 이 영화의 낭만성이다. 영화 초반에서 부터 어프는 자신의 동생을 죽인자가 누군지 눈치채고, 우리도 그렇다. 그러나 어프는 복수를 하기 위해 보안관을 한다는 말과는 다르게 닥 할리데이와 천천히 우정을 쌓는다. 그들 사이에 긴장감은 누그러지고 둘은 서로에게서 무엇인가를 느낀다. 닥이 "햄릿"의 한 소절을 읊을 때 어프의 눈빛에서 이것을 느꼈다. 닥을 만나러 온 클레멘타인이 도착한 후에는 그녀에게 사랑이 빠져 영화는 사랑, 우정, 질투가 엮긴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클랜턴 가의 인물들을 간간히 등장시키며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닥과 어프가 신경전을 버리는 장면들도 침묵과 소란이 적절히 섞여 긴장감을 유발했다.) 클레멘타인 이라는 여성의 "신격화"가 더욱 영화를 낭만적으로 만든다. 이러한 낭만성만이 이 영화의 장점이 아니다. 서부극의 대가, 존 포드 답게 그는 어프가 닥을 쫒는 장면을 역동적이고 긴박하게 만들었다. 특히 그 유명한 OK 목장에서의 결투 씬에서 존 포든느 세 남자 (어프, 어프의 형, 닥 할리데이)의 모습을 롱 쇼트로, 아주 작게 잡은 후 그들이 천천히 걸어오다, 어프의 형과 할리데이가 다른 방향으로 간 뒤 어프 혼자서 천천히 걸어오는 장면은, 어떻게 보자면 서부극의 클리셰중 하나지만,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을 듯하다. 그리고 존 포드의 서부극에서 빠질수 없는 압도적인 대지! 비록 <역마차>에 비해 분량이 적었지만 우리를 서부의 매혹적인, 그리고 이 영화에 한해서, 낭만적인 세계로 인도하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장점만 있는 영화는 아니다. 여성의 "신격화"에서의 문제점이나 서사의 불완전성 (예를 들어 어프는 왜 복수를 잊었는가? 같은 문제들)은 충분히 지적 받을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 하지면 그럼 뭐 어떠하냐. 이토록 낭만적이고 몰입도 높은 서부극이 또 (있으면 물론 좋지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어프와 클레멘타인의 춤추는 장면은 아직도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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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26 장곡  
유명한 서부 영화 중 하나였지요.
S 토마스모어  
이 영화는 가장 과대평가 받은 영화중 하나이고
장점보다 단점이 수백배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4 Cinephile  
왜 그런지 설명 해 주실수 있나요...?
S 토마스모어  
https://blog.naver.com/cine212722/221761107858

허위사실을 이야기했거나 논리에 틀린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얼마든지 반론, 반박 대환영입니다.
4 Cinephile  
영화의 플롯이 빈약했던 건 동의하고 너무 작위적인 부분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지만 미스 캐스팅에 관한 의견은 동의하기 힘드네요... 닥이나 클레멘타인이나 저에게는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어쨌거나 좋은 평론 잘 읽었습니다~!
1 Advr  
이 영화가 서사적으로 좀 이상하긴 합니다. 존 포드의 기라성 같은 영화 중에는 분명 하위권이겠지요. 그래도 저는 왈츠 장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사건을 중심으로 타이트하게 짜여지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서사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중반이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자눅이 손을 많이 댄 영화라는 점에서 포드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싶네요.
S 토마스모어  
무려 존 포드 영화인데 당연히 여러 장점들이 있지요. 그게 더 많은 단점을 커버하지 못하는거죠. 왈츠 장면은 이 영화의 대표장면이라고 볼 수 있지요. 1940년대는 특수효과나 촬영술보다는 각본과 연기에 거의 의존하던 시대였습니다. 일단 배우의 프로급 연기는 당연하고 그걸 받쳐줄 각본이 중요했지요. 그런 방식으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걸작을 양산한 장르가 바로 필름 느와르였고요. '황야의 결투'는 그런 연기를 받쳐줄 탄탄한 각본이 없엇고 중요 캐릭터 4명중 2명은 아주 엉망이었고, 서사는 당연히 어설펐죠. 극영화인 만큼 어설픈 서사는 다른 것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요소인데 빅터 마츄어의 미스 캐스팅과 발연기, 캐시 다운스의 무존재감은 서사의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영화 자체가 총체적으로 빈약했지요. 역대 와이어트 어프와 닥 할러데이를 소재로 한 모든 영화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지 못했지요. 선악의 구도도 너무 직선적이었고. 자눅 핑계만 댈 소지는 아니었지요.
1 Advr  
인상적이지 못했다기엔 언급이 정말 자주되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포드의 이름값에 의존했다기에는 포드의 서부극 중에서도 더 숨겨진 영화들도 있으니까요. 물론 저 역시 영화가 과대평가되었다는데는 동의합니다. 권선징악은 시시하고, 영화의 어떤 부분은 성의없게 느껴지죠. 말씀하신 미스캐스팅도 동감합니다. 그러나 또 어떤 부분은 포드의 더 개인적인 서부극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포드의 가장 나은 영화에서도 때로 느낄 수 있는 태만한 측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논리적으로 긴밀하지 않은 태작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걸작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놓는다고 할까요. 인간적인 면모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