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어웨이 브라이드 (Runaway Bride, 1999)

영화감상평

런어웨이 브라이드 (Runaway Bride,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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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휘날리며 무언가에 쫓기듯 메릴랜드의 숲속을 빠져나와 넓은 평원을 달려가는, 

이름하여 '도망치는 신부' 매기 카펜터(줄리아 로버츠 분)가 세번째 결혼식장에서 도망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비록 코메디스럽게 가공하였지만 결혼하기 전의 모든 여인들의 심리상태를 아름답게 묘사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듯, 눈에 보이지 않는 숨겨진 진실도 있는 법이다.

세인들은 결혼식장에서 세번씩이나 도망친 여인 매기를 남자를 잡아먹는 악녀, 남자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도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 나쁜 여자라고 매도한다.

이 소문을 들은 유에스투데이 기자 아이크 그래함(리차드 기어 분)은 사실도 알아보지 않고 매기를 악녀로 기사를 썼다고 해서 신문사에서 해고를 당하였다.

직장에서 해고된 아이크는 자기 칼럼이 진실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매기에 대한 뒷조사(사실조사)를 철저히 하는데,

세인들의 소문과 달리 매기는 나쁜 여인이 아니라 아버지의 철물점을 이어받아 어려운 가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었며, 상처로 늘 술독에 빠져사는 아버지를 항상 가엾게 생각하고 돌보고 있는 효녀였었던 것이다.

또한 매기도 어느 여인이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듯이 일생에 단 한번뿐인 결혼식에 천달러짜리 비싼 드레스라도 예쁘게 입고 싶어하는 평범한 여인이었던 것이다. 


매기는 "자기한테만 맞는 짝이 따로 있느냐?"고 아이크에게 묻자, 아이크는 "가끔 순간적 매력을 운명의 짝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매력을 사랑으로 오해하기 쉽다."라며 본의 아니게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 말았다. 

이렇게 매기와 아이크는 자신들도 모르게 조금씩 서로에게 끌려들어 가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녀는 결혼식장에서 세번씩이나 도망친 것은 남자를 괴롭히거나 상처를 주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잠시 상대의 매력에 빠져 그것을 사랑일것이라고 착각하여 막상 결혼식장에 왔지만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미련없이 도망친 것이었다.


이러한 행동이 세인들에게는 나쁜 여자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지만 그녀에게는 고민과 괴로움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이에 아이크는 매기를 용기없는 여자라며 몰아세운다.

"당신은 눈을 손으로 가리고 해변으로 데려가선 맨발로 모래를 느끼게 해줄 그런 남자를 원하고 있다.

당신 의견이 듣고 싶어 한시도 기다리지 못하고 새벽에 잠든 당신을 깨워 말을 시키는 그런 남자를 원한다."

즉, 첫째 예비신랑은 브라이언 신부(神父), 둘째는 길 가수, 세째는 조지 곤충학자, 네째는 밥 체육교사로 매기가 원하는 남자들이 아니었다고 그녀가 결혼식장을 도망쳐 나온 속마음을 콕찍어 지적한 것이다.


 그러자 드디어 매기의 고백이 시작된다.

'난 상대(예비신랑들)가 누군지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결혼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원하는대로만 행동을 했다. 내가 그들과 결혼하지 않았던 것은 잘한거라 생각한다. 그것은 거짓이 될테니까.

하지만 당신은 내 진짜 모습을 알았다.

난 날 잘몰랐다.

난 많은 사람이 쳐다보는 성대한 결혼식도 싫다.

평일에 하고 싶고, 석양을 향해 말을 달리고 싶다."


 그러면서 매기는 아이크가 자신에게 들려준 말로 청혼을 한다.

"분명 힘들때도 있을거예요.

가끔 모든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청혼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요.

내 진정한 반쪽은 당신 뿐이거든요." 라면서 그녀의 해어진 운동화를 청혼 선물로 주며(다시는 결혼식장에서 도망치지 않겠다는 뜻) 청혼을 받아주겠느냐고 묻자,

아이크는 대답 대신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으로 청혼을 승락을 했다.


이번에 매기는 예비신랑(아이크)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대로 결혼을 하게 되므로 식장에서 도망치지 않았고 둘은 조용한 산 속에서 하객도 없이 신부의 주례하에 결혼식을 올린 후 말을 타고 평원을 달리며 부케를 던지므로서 자칫 원수가 될 뻔했었던 두사람은 부부로 맺어졌다.


참 섬세하면서도 감칠맛 나며 속 뜻이 깊은 영화다.

얼핏 코메디풍이라 가볍게 볼 수도 있어 깊은 속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 배우들의 수준 높은 감정표현들도 일품이며 두고두고 또 다시 보고 싶은 명화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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