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우리는 흔히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물'이라는 장르로 분류된 영화를 접할 때 <스타워즈>와 같은 장대한 서사극을 떠올린다. 거대한 우주선, 초공간도약, '화려한' 전투, 엄숙한 스토리 등등. 그것은 아마도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느낌-이를테면 웅장함, 위엄과 같은-때문일 것이다.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나름대로의 진지함과 엄숙함을 기대하는 것은 수천년간, 그리고 아직도 우주가 인류에게 미지의 공간이자 '경외의 공간'으로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은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물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로 부터 벗어난다. 대신, 110분이라는 꽤 긴 상영시간은 주인공들이 우주에서 벌이는 황당하고 유쾌한 모험극으로 가득차있다. 영화는 오프닝에 등장하는 돌고래 쇼부터 관객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지구에서 2번째로 똑똑한 생물인 돌고래들의 경고 메시지를 잘못 해석한 '무식한 인간들'은 결국 '은하계 초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따라 지구와 함께 사라지고 만다. 외계인 친구 포드의 도움으로 주인공 아서는 가까스로 살아남아 우주를 떠돌게 된다는 것이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어떤 면에서 영화는 '탈권위적'이라 할 수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영화는 사람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기대감-예컨대 웅장함, 엄숙함-을 외면한다. 대신 영화는 친숙함, 유쾌함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간다. 주인공(?) 아서는 <스타워즈>의 아나킨도, 루크도 아닌 졸지에 은하계를 떠돌게 된 '지극히 평범한' 영국남자이다. 그리고 그들이 은하계를 여행하는 방법은 스타워즈나 기타 SF물에 등장했던 그들만의 멋진 우주선을 통해서가 아니다. 졸지에 우주를 떠돌게 된 그들은 히치하이킹-그것도 굉장히 우연한 계기를 통해-을 통해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떠도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풍자, 보곤족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관료제에 대한 풍자(비록 그것이 심화되지는 못하더라도), 최고의 지성을 갖춘 초대형 컴퓨터 '깊은 마음'이 던지는 황당한 대사들까지. 이러한 '탈권위성' 혹은 '탈중심성'은 자칫 관객들로 하여금 '이게 뭐야' 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인 것을.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한 마디로 말해서 '우주라는 공간만을 가지고 어디까지 자유롭게 상상해 낼 수 있는가'를 염두해 두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친 작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들의 모습은 그 설정 자체만으로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은하계 대통령인 자포드는 그 권위에는 '전혀' 걸맞지 않게 무책임함, 무개념, 정신없음의 극치를 보여주며, (이 부분은 일종의 얼굴마담으로 전락해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라고도 볼 수 있겠다) '순수한 마음'호의 마빈은 너무 머리가 좋은 나머지 우울증에 걸려버린 인간형 로봇이다. 게다가 영화에 나오는 각종 아이템들-이 영화의 제목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부터 바벨피쉬, 비전총, 희박 확률 발생기 등등-역시 원작자가 비범한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SF물도 드물것이다.
기발한 상상력, 저절로 웃음짓게 만드는 유머들로 가득찬 이 영화는 '연소자 관람가'라는 영화 등급이 말해주듯 전 연령대가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영화는 제법 스펙타클한 비주얼까지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110분 동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과 함께 우주를 돌아다닌 것은 <스타워즈>와 같은 SF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이 영화가 미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상업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이유로 단관개봉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전국에서 단 한곳, 필름포럼에서만 이 멋진 영화를 접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단관개봉'으로 배급한 브에나비스타에게, 그리고 과연 이 영화를 보러가도 괜찮을까, 괜히 같이 보자고 했다가 재미없다고 욕먹지는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표지에 써있는 문구다.
DON'T PANIC! - 쫄지마시라!
p.s. 영화가 '완전히' 끝날때 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권한다. 필름포럼의 특성상 어차피 그렇게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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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은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물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로 부터 벗어난다. 대신, 110분이라는 꽤 긴 상영시간은 주인공들이 우주에서 벌이는 황당하고 유쾌한 모험극으로 가득차있다. 영화는 오프닝에 등장하는 돌고래 쇼부터 관객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지구에서 2번째로 똑똑한 생물인 돌고래들의 경고 메시지를 잘못 해석한 '무식한 인간들'은 결국 '은하계 초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따라 지구와 함께 사라지고 만다. 외계인 친구 포드의 도움으로 주인공 아서는 가까스로 살아남아 우주를 떠돌게 된다는 것이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어떤 면에서 영화는 '탈권위적'이라 할 수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영화는 사람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기대감-예컨대 웅장함, 엄숙함-을 외면한다. 대신 영화는 친숙함, 유쾌함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간다. 주인공(?) 아서는 <스타워즈>의 아나킨도, 루크도 아닌 졸지에 은하계를 떠돌게 된 '지극히 평범한' 영국남자이다. 그리고 그들이 은하계를 여행하는 방법은 스타워즈나 기타 SF물에 등장했던 그들만의 멋진 우주선을 통해서가 아니다. 졸지에 우주를 떠돌게 된 그들은 히치하이킹-그것도 굉장히 우연한 계기를 통해-을 통해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떠도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풍자, 보곤족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보여주는 관료제에 대한 풍자(비록 그것이 심화되지는 못하더라도), 최고의 지성을 갖춘 초대형 컴퓨터 '깊은 마음'이 던지는 황당한 대사들까지. 이러한 '탈권위성' 혹은 '탈중심성'은 자칫 관객들로 하여금 '이게 뭐야' 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인 것을.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한 마디로 말해서 '우주라는 공간만을 가지고 어디까지 자유롭게 상상해 낼 수 있는가'를 염두해 두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친 작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들의 모습은 그 설정 자체만으로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은하계 대통령인 자포드는 그 권위에는 '전혀' 걸맞지 않게 무책임함, 무개념, 정신없음의 극치를 보여주며, (이 부분은 일종의 얼굴마담으로 전락해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라고도 볼 수 있겠다) '순수한 마음'호의 마빈은 너무 머리가 좋은 나머지 우울증에 걸려버린 인간형 로봇이다. 게다가 영화에 나오는 각종 아이템들-이 영화의 제목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부터 바벨피쉬, 비전총, 희박 확률 발생기 등등-역시 원작자가 비범한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SF물도 드물것이다.
기발한 상상력, 저절로 웃음짓게 만드는 유머들로 가득찬 이 영화는 '연소자 관람가'라는 영화 등급이 말해주듯 전 연령대가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영화는 제법 스펙타클한 비주얼까지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110분 동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과 함께 우주를 돌아다닌 것은 <스타워즈>와 같은 SF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이 영화가 미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상업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이유로 단관개봉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전국에서 단 한곳, 필름포럼에서만 이 멋진 영화를 접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단관개봉'으로 배급한 브에나비스타에게, 그리고 과연 이 영화를 보러가도 괜찮을까, 괜히 같이 보자고 했다가 재미없다고 욕먹지는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표지에 써있는 문구다.
DON'T PANIC! - 쫄지마시라!
p.s. 영화가 '완전히' 끝날때 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권한다. 필름포럼의 특성상 어차피 그렇게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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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 필름포럼 상영본에 몇군데 가위질이 되어있다는 첩보가 있네요.
* '안내서'의 지구판 : <a href=http://www.h2g2.com target=_blank>http://www.h2g2.com</a>
* '안내서'의 지구판 : <a href=http://www.h2g2.com target=_blank>http://www.h2g2.com</a>
이거 내용이 이상해서 보는도중에 욕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