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 - 낯설게 다가온 사랑을 느낍니다! -

영화감상평

[파이란] - 낯설게 다가온 사랑을 느낍니다! -

1 무비아 34 10816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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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란 "
- 낯설게 다가온 사랑을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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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한 기지바지,
주름이 잔뜩 간 구식 셔츠,
한번도 빨지 않은 얼룩진 잠바,
부스스한 얼굴마저 잔뜩 찌푸린 채로
이마 한 구석 1회용 반창고가 떠날 날이 없는
상처투성이 남자.

좁은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삐딱하고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뒷골목의 맞바람을 한껏 받아안은 사내.

노상방뇨로 얼룩진 담벼락과
연탄재가 폴폴 날리는 남루한 시장통이
그의 일터입니다.

관리하던 비디오 가게는 열흘 구류를 살다 날려버리고
슈퍼마켓 아줌마의 빚을 받아내러 큰 소리치며 나가지만
여린 마음에 오히려 아줌마에게 머리털을 잡혀 망신을 당하는,
오락실 아저씨를 협박해 동전을 뜯어내고 인형뽑기로 하루를 때우며
조카같은 소년들에게 빨간 비디오를 찔러주는
3류 양아치 이강재.

당신은, 그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거리에서 마주치면 눈조차 돌려버릴 그 남자,
기억 속에 절대 남겨두고 싶지 않을 그 남자를

그녀는, 사랑했습니다.

파이란.

...... 단 한번, 사랑을 고백할 기회조차 갖지 못 한
한번도, 사랑이라 불리지 못 한,
그녀의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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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단어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 또한 누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만약 이런 사랑이 갑자기 다가온다면 아니...갑자기라고 하기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옆에 있다면 어떨까?
행복할 수도 있고, 색다른 감정에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겠다.
아니면...

영화 <파이란>에서는 삼류 양아치 강재(최민식)를 주인공으로 이런 감정을 진실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영화 광고에 쓰여진 카피가 생각난다.

" 세상은 날 삼류라 부르고, 그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사랑이라는 말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의 구석에서 지낸 강재에게 사랑이 스며들면서 영화는 감정을 극대화 시킨다.
어리숙한 양아치 강재!
조직 보스로 커버린 친구 밑에서 후배들에게까지 무시당하며 지내는 강재!
그의 그런 생활에서 보여지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없다!

그런 양아치 건달 쓰레기 같은 생활에서 무엇을 건질 수 있겠는가?
하지만 영화는 나의 이런 감정의 틈을 정확히 노리고 파고 들어왔다.

중국에서 건너온 고아 파이란과 위장결혼을 한 강재!
어느날 날라온 그녀의 소식에 얼굴도 몰랐던 파이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한국말을 배우면서 쓴 그녀의 편지에 까끌까끌한 가슴에 남아있던 작은 아픔을 끌어 내는 강재의 모습에선 눈물을 글썽일 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강재의 아니...삼류 양아치의 사랑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너무도 슬펐다.
그도 사람인데...
그저 양아치로 치부하고 잊고 있었던 나의 무심함에 순간 부끄럽기도....

어느 누구보다도 순수한 사랑을 한 강재와 파이란!

한 순간 다가온 사랑에 강재는 어쩌면 황홀경에 빠졌을 지도 모르겠다.
짧은 순간을 슬퍼하면서 말이다.


최민식의 영화가 이젠 그 누구의 영화보다 커다랗게 다가올 것만같다.
그동안 그가 보여줬던 카리스마를 듬뿍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 나올 그의 작품에 기대를 하게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을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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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Comments
1 김민수  
정말
1 김민수  
잔잔한
1 김민수  
그렇지만
1 배재훈  

 사랑이라기보다는 낳선이게에 느끼는 호감이겠죠. 그러한 호감에서 시작된 연민이고... 결국 서로를 만나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끝없이 서로의 존재를 잊어가는 평행선을 달리는 듯... 한사람만의 의지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을 사랑과 만남에 대한 기대는 결국 죽음과 침묵으로 마무리 됩니다. 너무나도 쉽게 사랑하고 너무나도 쉽게 헤어지는 너무나도 쉬운 삶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무언가 진지한 무엇인가가 남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소중한 영상과 음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