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을 위한 순간의 공포, -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본 후

영화감상평

영원한 사랑을 위한 순간의 공포, -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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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랑을 위한 순간의 공포, 「번지점프를 하다」


사랑이란 주제를 가지고 만들 수 없는 예술분야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사랑이란 주제는 이제 신물이 날 정도로 흔한 이야기거리가 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 같은 대중예술분야의 작가들은 전혀 새로운 시각과 솜씨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런 방법으로 만들어야만 대중들을 상대로 설득력 있고 잘 팔리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란 순수한 대상을 너무나 뒤틀리고 자극적인 접근방법으로 그려내는 작품들이 늘어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엽기"란 단어가 흉흉하게 유행하는 이 사회와 사람들…, 씁쓸한 답변이지만 그 만큼 뻔한 이야기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는 세상이 된 것만은 분명한 일이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그런 차원에서 상당히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법을 통해서 사랑을 그려낸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영화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이르는 부분만큼은. 미치도록 사랑한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없었던 기억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가슴 한 구석에 작은 상처를 가지게 된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상처는 자연히 아물기도 하지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되기도 한다. 영화는 보는 이들이 가진 그 상처에 대한 치료제 역할이 되고 싶어한다. 특히 중반부를 넘어서 의구심이 들게 하는 후반부까지(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좀 시시하게 느낀 설정이었는지도 모르지만)는 분명히 사랑의 상처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주고 싶어한다. 환생을 통한 헤어진 연인들의 재회, 하지만 못된 신의 장난으로 이 생에서는 다시 이룰 수 없는 동성애의 설정. 이 영화의 작가와 감독은 좀 무리수를 둔 모양새를 했지만 당당하고 담담하게 스토리 라인을 끝까지 이끌고 간다. 일각에서는 억지스러운 설정이란 비난이 일기도 하겠지만 개인적인 시각은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치 이미 알고 있는 답을 몇 차례에 걸쳐서 다시 확인하듯이 그려낸 환생한 여자주인공이 보여주는 '필연의 우연'은 좀 지루한 느낌을 준다. 단 한번에, 그것도 좀더 알싸한 감동을 얽어 맬 수 있는 스케치가 좀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면서 그런 기분들을 다 잊을 수 있었다. 영화제목과 마지막 장면이 오버랩 되면서 상당히 진지한 감동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번지점프를 할 때 사람들은 공포감을 느낀다. 하지만 막상 뛰어내리면서 그 공포감은 기쁨이나 환희로 변하게 마련이다. 사랑을 위해서 생명의 번지점프를 선택한 두 주인공은 아마도 영원한 사랑을 택한 기쁨으로 웃으면서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있지 않을까?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영원의 미소를 지으면서…
  사랑의 상처를 어루만지기에 충분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흥행성적과 관계없이 사랑에 대한 색다른 해석과 장치를 가진 짜임새 있는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단지 장예모의 「진용」과 어딘가 닮았다는 느낌만 없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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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배재훈  
사이코 틱한...
 느낌... 분위기... 그리고 내용...
 티비에서 스타들의 전생 읽어내는 이야기랑 비슷한 황당함...
 꼭, 일본애들이 찾아다니는 소재같다는...
 
1 김민철  
  -^^-
1 김윤호  
감동과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