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강세-한국영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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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강세-한국영화 주춤

1 최석진 0 12463 6
할리우드 영화의 초강세 속에서 한국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1년 1월1일 이후 현재(2월말 기준)까지 한국영화가 보인 시장점유율은 24.5%로 2년 연속 30%대를 유지했던 지난해 말보다 1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유길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극장에 내걸린 국내·외 영화는 모두 41편(2000년에서 이월된 작품까지 합하면 59편). 이 중 한국영화는 전도연·설경구 주연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제작 싸이더스) 등 9편으로 이들 영화가 동원한 관객수는 90만명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인 평균을 내보면 한 작품당 약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사뭇 다르다. 3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제작 쿠앤필름) ‘번지점프를 하다’(제작 눈엔터테인먼트) 등 지난 겨울 붐을 이루며 개봉됐던 멜로영화 3편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의 흥행성적은 말 그대로 ‘참패’ 수준이었던 것.

특히 30억원이 넘는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하며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했던 ‘광시곡’(제작 씨네아이)과 ‘천사몽’(제작 주니파워픽처스)은 1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쳐 ‘한국영화의 허약한 체질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우려섞인 평가를 받았다.

35억원의 추가제작비를 들여 99년작 ‘용가리’를 업그레이드했다는 ‘2001 용가리’(제작 영구아트무비)도 8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으며, ‘한국형 마카로니 웨스턴’을 표방했던 ‘새벽의 7인’(제작 Y2시네마)도 1만명에 못미치는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무로 신르네상스’라는 말을 무색하게 할만큼 한국영화가 부진의 늪을 헤매는 사이 할리우드 영화들은 관객동원 100만명을 바라보는 빅히트작을 내놓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말 현재 관객동원 1∼3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는 할리우드 대작들. 직배사 콜럼비아 트라이스타가 배급한 ‘버티칼 리미트’는 2월말 현재 83만명의 관객을 동원, 지난 1월13일 개봉 이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서울관객 100만명을 넘어서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 속에 배급사 콜럼비아 측은 ‘2001년 첫 100만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버티칼 리미트’를 맹추격하고 있는 작품은 톰 행크스의 ‘캐스트 어웨이’(배급 CJ엔터테인먼트). 아직도 3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기 때문에 ‘버티칼 리미트’의 흥행 수치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영화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3위는 2월말 현재 45만9000명을 기록한 멜 깁슨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왓 위민 원트’(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로 배급사 측은 서울관객 50만명은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월 나타났던 할리우드 영화 초강세 현상은 3∼4월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충무로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이런 판단은 이달 들어 이미 개봉을 했거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클럽 버터플라이’(제작 시네락픽처스) ‘그녀에게 잠들다’(제작 필름지) 등 한국영화의 파괴력이 그다지 높지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하고 있다. 여기에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대박 행진’을 벌이고 있는 초특급 대작 ‘한니발’(배급 UIP)이 3월 중 개봉을 추진하고 있어 충무로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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