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 구해요! 왜냐면 저는 "을" 이거든요 ㅠ ㅠ.
글로벌 수출입 기업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 일관계로 인연을 맺은 이들과의 사소한 성의와 정성은
때로 중요한 결과물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건 굳이 제 개인사가 아니라도
인생사 짬밥에서 오는 경험상 다들 잘 아시고 계실테지만...
여기에 갑과 을의 전후맥락이 포함되면 때로 스트레스와 짜증을 유발 시키기도 하죠!
독일의 유명 가전기업중, 우리 입장에선 아주 효자스런 기업들이 있는데
그 중 한 회사의 수출관련 나름 중요한 중진 중 한사람에게 개인적인 메일이 왔습니다.
이 양반의 와이프가 채식주의자 인데, 한국의 비빔밥 극찬양자 랍니다.
유투브 등의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아주 다양한 비빔밥을 직접 만들어 먹더니
작년엔 한국까지 와서 사찰음식들도 경험했었는데, 재밌게도 고기가 들어간 비빔밥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찰음식에 고기라니??! 했지만 그 비빔밥을 만들어주신 사찰음식으로 유명하신 스님께서
해주신 말씀에 감명 받고, 그 고급진 과정을 거친 고기가 들어간 비빔밥을 먹고나선 더 감동을 받았는지
비빔밥에 한해선 채식주의를 버려버렸답니다.
결국 사는 동네에선 비빔밥 전문가로 나름? 이름을 떨치는가 본데
유명세가 생겼는지 어느 한국교포 가족이 초대해서 같이 식사도 하며 친분을 나눴고
그 자리에서 제대로 된 돌솥의 위력을 새삼 맛보고는
독일인의 성향 답게 돌아와 직접 돌솥을 찾아 몇개를 구입해봤지만 대부분이
아마 제대로 된 돌솥이 아니었나 봅니다.
메일 내용을 보니, 그 교포분이 가지고 있는 돌솥이 소위 식당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양산형이 아닌 진짜 돌=암석 류를 이용한 아주 고급품이 었나 봐요 ㅡ ㅡ;;
이런걸 독일에서 구할 수 있을리가 있나!
아니 그 교포분은 독일에서 그런걸 어떻게 가지고 있는거야??
남편의 직업을 이용해 어떻게든 이 상등품 돌솥을 구해달라고 성화라며
좀 살려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메일의 주 내용이었습니다.
이걸 좋아해야 하는건지, 에휴~ 먹고 살라니 어쩌겠어 하며 돌솥을 구해 보내줘야 하는
을의 서글픔적 해석을 해야하는건지... ㅎㅎㅎ
결국 부서원들에게 초상등품 돌솥을 구해야 한다는 긴급지령을 내리곤
저 또한 하루죙일 돌솥을 검색하며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0^.
참 살며 별걸 다 해 보는구만요.
돌.솥 이라니 원......


이번주 중에 회사로 도착할거라는데
온라인샵에서 구매할 수 있는 종류는 아니고
돌공장 하는 분이 주문생산 해 개인별로 파는거랍니다.
핸드폰으로 찍은걸 보여주는데 어떤 종류의 돌인지는 몰라도
바둑판 처럼 랜덤한 표면 무늬에 겉보기에는 대리석 처럼 말끔해 보이더군요!
솥도 아니고 냄비도 아닌 중간형태로 보이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진 보니 저도 갖고 싶더라는....
작은걸로 두개 주문했는데 개당 13만원이 넘네요 ㅡ ㅡ;;
구해온 직원 칭찬해주고 비용처리 해서 독일배송 해줘라 했습니다.
좀 짜증나지만.... 먹고 살기 힙듭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