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치우고 정리해도 늘 뭐가 들어있는지 잘 모를 박스들이 있는 제 놀이방 (거창하게는 작업실 이라 부릅니다).

얼마전 조카넘 여친용 PC를 조립해주면서 역시나 다시 정리해야할 필요가 느껴져

다시금 덤벼들어 박스들을 열어 보니, 컴퓨터 관련 구닥다리 부품들이 참 많이도 나옵니다 ㅡ ㅡ;

하나하나 분류하며 정리해보니, 구버전으로 데스크탑 하나 만들만한 셋팅이 나오길래

이걸 좀 활용해볼까 싶어 머리를 굴려봅니다!

 자작 Nas?  하지만 여름에 더 더워질걸!

내부 네트웍용 고속허브?  하지만 집에서 이걸 이용할만한 고용량 파일들을 사용할 이유가 있나?

그러다 책상위 작년에 새로 장만한 1년된 맥북을 보며 새삼 생각난 커스텀맥!!

오호라~ 심심한데 오랫만에 해킨토시 삽질이나 해보자 하여 일거리 아닌 일거릴 만들어봅니다.

 솔직히 주말에 할게 없어 멍때리기 싫은 처량한 억지놀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기가바이트 할배 메인보드, i5-3570 cpu, 메모리는 ddr3 4기가 4개.

cpu 쿨러도 뒤져보니 쓸만한게 나오고, 오래된 타워형  케이스도 하나 찾아냈고

키보드는 키캡 두개가 사라진 오래된 맥용 로지텍 무선 키보드.

마우스도 버튼들이 삐걱대는 오래된 로지텍 무선 마우스.

하자고 한김에 동네 당근에서 냅다 찾아내 3만원 주고 가져온 상태 좋은 삼성ssd 500기가.

(판매자가 보너스로 삼성ssd 128기가 도 주어서 이놈은 타임머신=백업 용으로 쓸거임^^)

여기에 데이터 저장용으로 추가할 500기가 짜리 일반 삼성hdd도 꺼내놓고

맥의 에어드랍 사용을 위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실제 맥에서 때어내 커스텀질로 만들어 파는

wifi.블루투스 5.0 카드도 3.5만원 주고 주문해 5일 만에 도착 (요즘 알리도 점점 쓸만해지는듯!)

vga는 작년에 교체하면서 보관해놨던 amd rx580 (안팔길 잘했네!)

파워도 뒤져서 나온 600와트 구형.

 아니 뭐 없는게 없어 ㅡ ㅡ;;  뭔 컴터 고물상이냐...

왠지 나이 먹은 컴터 오타쿠 같다는 자괴감이 들어 잠시 슬픔에 잠겨봅니다 ㅠ ㅠ. 

 그리고 시작된 커맥=해킨토시 삽질.

맥OS 최신버전인 Ventura는 이 수준의 하드웨어로는 제대로 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구글형의 말에

바로 전 버전인 Monterey로 해볼까 하다가, 안전빵으로 Big Sur를 설치해보기로 결정하고 삽을 들어봤습니다.

주말 내내 삽질한 끝에 드디어 설치에 성공해, 부모님 두분과 자축 막걸리+파전 파티를!

 휴가인 오늘 월요일엔 성능향상을 위한 안정화+최적화 작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커스텀맥을 부팅 시키며 문득 드는 생각이.... 이게 뭐 남는게 있다고 하는 짓거린가 싶네요.

나이를 먹어가며 느끼는 묘한 탈력감에 대한 방어적 반발인건 아닌가??

하지만 뭐 이것도 나름 두뇌유희라 자위하며 스스로 달래봅니다.  좀 기분이 그렇더군요.

그래서 부팅한 커맥으로 시네스트에 접속해 이 아침부터 주절주절 끄적여대고 있습니다.

어쨋거나 삽질한 Big Sur는 잘 돌아갑니다.

이런 구닥다리 부품들로 만든 허접한 시스템에서도 나름 쌩쌩하게 돌아가다니... 애플은 역시 도동놈들인듯!

그래도 소프트웨어 환경은 참 좋습니다.  이건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