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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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말

14 막된장 11 527 0

 제 큰아버님이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40대에 지병으로 소장의 1/3 정도를 절개하셨었고 그동안 몸관리 잘 하시면서 지내시다

연세가 드시면서 요즘 다시 않좋아지셨는지 또 소장의 일부를 절개하셔야 했는데

마침, 큰아버님 둘째 아들이 마침 모 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여서 (깔맞춤인듯!!)

이 형님이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해 그 병원의 외과에서 수술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 3일이 되도록 장내 가스가 나오지(방귀!) 않아서

3일째 새벽에 엑스레이 촬영을 하셨는데,

그날 당직의 였던듯 한 외과 레지던트가 와서 하는말이

수술한 부위의 장 일부분이 다시 막힌걸로 보이고,

그때문에 가스가 빠지지 않고 차있는게 보인다면서

여차하면 재수술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얘기를 하더랍니다.


 큰 수술은 아니었다지만 연세도 있으신데 몇칠만에 다시 수술을 한다니

큰어머니를 비롯한 함께 있던 식구들이 모두 큰 근심에 빠졌고,

즉시 의사인 아들에게 연락이 갔겠죠

그 아들은 동료이자 수술을 집도한 외과의에게 연락을 했을것이고요


 그날 아침, 평소 보다 1시간 더 일찍 회진을 온 외과의는,

"막힌부위는 전혀 없고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장 회복이 좀 느린것 뿐이다.

 힘들더라도 자주 걷게 하시고 좀 당분이 있는 음료수를 마시게 해드려라" 하더랍니다.

그날 오후, 큰아버님은 갑자기 변도 보시면서 장에 차있던 가스도 잘 빠져나와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시며 다음주엔 퇴원도 가능 하시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어제밤, 병문안을 갔다가 병원에 와있는 사촌형님에게 들은 얘기론

그 레지던트는 집도한 외과의에게 박살이 난 다음, 다시 작살이 난 거에 더해

디저트로 길로틴쵸크 까지 먹은 후, 퇴근 없는 병원의 지박령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갑자기 매디컬 드라마의 한 장면이 생각이 났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의 태도와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하고 큰 파급을 일으킬 수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해 아직 경험이 턱없이 부족할 그 레지던트가 왜 그런식으로 얘기를 했던건지

좀 이해가 안가기도 하네요^^.

물론 건너건너로 들은 얘기니 정확한 상황이야 알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환자에게 의사의 말은 때로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도 있는 티켓과도 같으니

의사란 직업?도 참 조심스럽고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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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10 뻐꾸기1124  
그래서 의사도 경력이 매우 중요한거죠...
그분도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되었을겁니다.
S 푸른강산하  
어느 직종이나 마찬가지로 그렇게 깨지면서 배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S 맨발여행  
누가 들든 칼은 칼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술은 정말 최후의 수단입니다.
17 달새울음  
작년에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때 담당의인 레지던트는 밤에 찾아와 최악의 경우인 소리만 하고 가고...
밤새 걱정으로 뜬 눈을 새고나면 아침 회진에 주치의는 환자를 안심시켜주는 말들을 해주더군요.
그러면 레지던트들은 일이 고되어 감정마저 매마른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교수랑 굿캅배드캅 놀이라도 하는 걸까? 뭐 그런 생각도...ㅎㅎㅎ
메디컬드라마 보면 짧은년차 레지던트가 전문의가 간과한 부분을 찾아 내기도 하더라구요. 물론 드라마니까 그렇겠지만;;;;
지박령이 되었다니 참 안타깝네요.ㅎㅎㅎㅎ 아 웃으면 안 되는데;;;;ㅎ;;;;
큰아버님의 빠른 쾌차를 기원합니다.
19 스카이다이버  
슬기로운 레지던트 생활.......
20 zzang76  
레지던트 엄청 힘들텐데...
22 bkslump  
별탈 없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참...  어렵죠... 저도 머리 뇌종양 제거 수술하고 한쪽 눈이 안보여서...회진때 문의하니  의사가 곧 돌아올껍니다 무한 반복...
결국엔 양쪽 눈의 70% 정도 안보이네요 ㅎ
장애판정 받고 지내는 중입니다..
14 막된장  
저런...... 힘 내시란 말 밖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ㅠ ㅠ.
S mars  
개인 병원도 이 병원과 저 병원의 말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죠... 큰아버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14 막된장  
맞습니다.  특히 전문의 자격취득 후 많은 의료경험 없이 개원하는 젊은층의 의사들은 정말 좀 피해야 합니다.
이런 개인+밀집형 병원들은 주로 신도시와 새로 건설된 아파트 단지 등의 동네에 많이 집중되는데
의사들 진료능력에 문제가 있는곳이 많은가 봅니다.
제 큰형님도 작년에 동네 젊은의사의 병원에서 피부병으로 진단받고 한달동안 헛고생만 하다가
결국 대학병원에서 대상포진으로 확진받아서 더 오랫동안 고생한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형수님이 수집한 정보로는 그 병원 오진율이 꽤 많았던 것으로....
사람들이 대형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등을 찾는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