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서 만난 어느 귀여운 신혼부인^^
설연휴 직전, 집 근처 당근에 앵커버터가 무려 10개나 올라왔길래
네고 좀 해서 퇴근길에 거래를 했습니다.
약속장소인 모 아파트 앞에서 만난 거래자는 25도 안되어 보이는 귀여운 처자 였어요!
물건 받고 입금해주고 있는데 갑자기 저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하네요 ㅎㅎ
제빵.제과에 관심이 생겨서 남편에게 열씸히 만들어 주었고,
재료도 떨어져서 버터 등등을 더 준비했는데
잘 먹던 남편이 갑자기 빵이 물린다며 그만 먹고싶다 한다면서 막 서운하다고..
이젠 가끔씩 해줘도 잘 안먹을려고 해서 홧김에 남은 재료들 다 팔고있다며
눈망울 그렁그렁 하며 절 붙잡고 투덜거립니다.
-아저씨는 뭐 만드세요?
-뭐 저도 이것저것 만들죠. 꼭 제빵.제과가 아니어도 버터 쓸 곳은 많잖아요^^.
물론 빵.과자류도 종종 만듭니다.
결혼한지 얼마 안되셨나보죠? 한국남자라면 그래도
밥에 찌개 같은걸 더 좋아하니 그럴 수도 있죠 뭐^^.
맞아요.. 하더니만 갑자기 따로 들고 나왔던 쇼핑백을 주면서
자기가 만든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 류 인데 혹시 쓰실거면 가져가실래요? 합니다.
이 귀욤한 부인의 눈망울을 보니 안받아가면 밤에 잠을 좀 설칠지도 모를것 같아,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고 생각치 못한 추가선물까지 받아 챙긴 후
다시 5분여간 하소연이라 적고 투덜댐이라 해석되는 귀여운 대화를 나눈 후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 조금 늦은 퇴근 후 귀찮아진 마음에 어제 받아온 것들이 생각나
토스트 두어장 구운 후, 그 스프레드를 꺼내 한번 맛을 보았습니다.
..........역.대.급.으.로. 맛.이 없.습.니.다 ㅡ ㅡ!!
대체 뭘 넣어 만들면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있지?
그냥 마요네즈에 케첩만 대충 섞어도 이거보단 훨 더 맛있을거 같은데
이거의 정체는 대체 뭐시다냐???
순간 그 신혼부부의 모든 상황이 해석 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게 쿠킹스킬 이라고
이 역대급으로 맛없는 것들을 그간 사랑 하나만으로 꾸역꾸역 먹어치웠을 신랑과,
그 남편의 사랑을 맛있음으로 행복한 해석 후, 다시금 버터 등등을 대량으로 구매한
귀욤한 아내와 그걸 지켜본 신랑친구의 경악과 좌절.
그리고 더이상은 못버티겠단 단호한 결정이 어떤것이었음을!
추가로 받아온 것들을 통째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이관시키며
세상엔 때로, 불같은 사랑으로도 감당치 못할 것들이 있는거지. 그럼그럼...!!
혼자 키득 대며 막 내린 커피와 토스트로 깜놀한 내 혀를 진정시켰었던
어느 일상 속의 유머로움 이었던듯.. ㅋ
님이 그 25 안 되어 보이는 귀욤한 처자를 볼 동안 말로 주위를 분산시켜 안 받을 수 없게 만들었을 그 처자 정말 대단하네요.
글쓴분이 맛이 없다는 표현을 그냥 쓰지않고 글자 사이에 점을 추가하는 등 ..........역.대.급.으.로. 맛.이 없.습.니.다 ㅡ ㅡ!!
이렇게 쓸 정도면 누가 먹어도 그건 맛이 없는 겁니다.
그 처자도 그걸 몰랐을까요? 내가 맛이 없으면 남도 맛이 없는 겁니다.
물론 공짜래도 그런걸 주면 안되지요. 해주고 욕먹는게 바로 이런 겁니다.
정말 맛있는 거 였으면 공짜로 주려고 가지고 나왔을까요?
저도 제 주위 아는사람중에 늘 먹을걸 달고 사는 여자가 있습니다. 항상 손에 먹을걸 들고 있죠.
친한 주변 여자들 한테만 먹을걸 아주 조금씩 나눠줄뿐 거의 혼자 먹는 스타일인데요.
어느날 먹을걸 저한테 주더라구요? 어허 먹을게 나한테까지 왔다? 뭔가 좀 쎄했지만 별다른 의심없이 먹었습니다.
빵 종류였는데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안에 잼처럼 머가 들어있었어요.
먹었는데 설탕말고 사카린을 한봉지 통채로 입에 넣은 느낌이었습니다.
달아도 너~~~~~~~~~~~~~~~~~~~~~~~~~~~~~~~~~~~~~~~~~~~~~~~~~~~~헥헥~~~~~~~~~~~~~~~~~~~~~~~~~~~~~~~~~~~~~무 달더군요.
순간 아차! 싶더라구요. 아하! 이래서 날 줬구나 싶더군요.
동시에 기분이 팍 상하는 거에요. 지 먹기 싫은걸 날 줬다는 생각에 너무 괘씸하더라구요.
그날부로 그 여자랑은 되도록 안 섞이도록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