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어시스턴트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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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어시스턴트의 역습!

14 막된장 9 570 4

 금요일 오전 부장급 및 팀장 회의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전략팀장의 주도 하에 올해와 내년의 업무전략등등 이것저것 많고 잡다한 내용의 회의를 진행하던중..

갑자기 낭랑한 소리로


[마누라 에게서 문자메세지 한건 확인]


 순간 회의진행이 잠시 중단되며 고요한 정적이 흐릅니다.

누군가 흠흠 하는 헛기침 소리가 들리고 몇초인가가 흐른뒤 다시 회의진행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잠시 후


[마누라 님에게서 전화옴...]  ->정확히는 못들었지만 대충 이랬었던듯!


 다시 회의진행이 중단되며 역시나 고요한 정적이 흐릅니다.

고참부장선배가 다들 핸드폰은 진동으로 해놔주세요. 하며 다시 회의가 진행됩니다.


 잠시후..


[예쁜 내 큰딸님에게서 전화... 어쩌구...]


 "아 쫌!!"

 고참부장님이 냅다 짜증을 냅니다.

부장들중 한명이 후다닥 핸드폰을 꺼내듭니다.


[전원버튼 어쩌구 볼륨을 내림 어쩌구 메뉴화면으로 이동 어쩌구...]


갑자기 핸드폰이 마누라님에게서 온 문자내용을 매우 사무적인 목소리로 읽어대기 시작합니다.


[여보 절인배추 주문한거 도착했다고 어머니 한테 전화왔는데 오늘 저녁에... 어쩌구 저쩌구..]


회의실에 흐르는 황망한 고요함 속에 핸드폰 주인이 눌러대는 모든걸

매우 사무적이고 낭랑한 목소리로 일목요연하게 지적해주는 저 멋진 기능이라니~


"아 뭔데... 이거 왜 이러는거야!!"


저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배를 잡고 웃어버렸습니다 ^0^.


"이리 줘봐요 선배, 그거 보이스 어시스턴트 라는 기능이 켜져있어서 그래요 ㅎㅎ"


"그게 왜 켜져있는건데?  이거 완전 지 멋대로야 지금!"


"그거 켜져있으면 화면터치를 두손가락으로 해야 해요.  아 일루 줘요 얼른.  내가 꺼드릴테니까!

 우리 왕부장님 혈압 있어서 더 냅뒀다간 뭔 일 나겠어요!"


어이구~ 하면서 한숨 쉬는 우리 왕부장님 ㅋㅋㅋ

다들 배잡고 웃느라 회의실이 난장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오~ 배아퍼 ㅠ ㅠ

뭐 폰 주인장이 무언가를 해놨으니 저런거지 기계따위가 뭐라고 지멋대로 저러겠음 ㅋㅋㅋㅋㅋㅋㅋ


아~ 덕분에 딱딱한 회의시간이 너무너무 즐거워져 버렸던 금요일 오전이었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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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S 푸른강산하  
당사자는 당황, 누군가는 당혹, 또 누군가는 황당
잠시 잠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묘한 분위기 형성
그러다 냅다 ㅍㅎㅎㅎㅎㅎ ㅍㅎㅎㅎㅎㅎ ㅍ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당시 상황이 어떨지 그려집니다~ㅋㅋㅋ
22 bkslump  

웃었으면 됐네요 ㅋㅋ
17 아찌찌  
책에서 본 이런 글이 생각이 나는군요...
인도의 어떤 왕은 회의 때마다 반드시 좀 모자란 사람 한 명을 참석시켰는데...
전원이 웃으며 만장일치로 회의를 끝내지 않는 한 어떤 회의도 모두 무효로 처리했다는...  ^^
사업을 전쟁으로 여기는 현대사회에서 실현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저 또한 이 글에 격하게 찬성하는 바입니다... ^^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6 블랑코  
27 오큰실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사건
S MacCyber  
인간들에게 거부감 없이 접근하기 위한 스카이넷의 큰그림 같습니다~
S 미리아루  
재미있으면서 예전에 생각나네요~^^

문자 읽어주는 기능 막 나왔을 때 여친이랑 있는데
아는 동생이 보낸 문자를 너무 또박또박 일어줘서 문제였죠~

"오빠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몇시쯤 만날거야 ?" 라고 말입니다ㅎ
14 별빛사이로  
해피하게 끝나서 다행이었네요^^
1 한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하는 cf와 함께
장례식장에서 '삘릴리리' 하는 카툰도 생각나는 장면이네요.
즐겁게 끝났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