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즐겁게'에서 찰진 대화
Har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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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2 11:28
부인 : 하던 지랄두 멍석 펴놓면 않더라더니, 전에는 술만 들어갔다 하면 즈어메가
안방에서 담배 피우구 앉아있어두 샛문 하나 사이루 놀자구 보채쌓더니, 요새는
술만 처먹으면 숫제 남의 식구가 돼서 내외간에두 내외를 하구 자빠졌으니, 그건
또 무슨 지랄인지 몰라.
남편 : 오늘두 식전버텀 도지는구먼.
부인 : 내 성질을 누가 집적대는데 안 도지구 배겨?
남편 : 그게 왜 지랄이여. 자다가 말구 땀 흘리구 싶잖아서 그러는 거니께 대강 볶아.
부인 : 풍신에 땀 흘릴 근력은 있구?
남편 : 젊은 것일수록 땀 흘리는 일 싫어헌다구 테레비마다 입바심허던 것두 못
들었던가베.
부인 : 내가 언제 일하자구 했었어? 놀자구 했지.
남편 : 논다구 해두 그렇지. 요새는 애들두 땀 흘리는 놀이는 싫어한다는 거 몰랐어?
널뛰구 줄넘기허는 지집애를 봤어, 제기차구 굴렁쇠 굴리는 머스매를 봤어, 요새는
비석치기 허는 애두 없구, 자치기 허는 애두 없구......
부인 : 애들두 없는 동네서 없는 것만 보구댕기느라구 욕봤구먼그려. 왜 그러구 살어?
그러구 까닭없이 살 데거든 어여 가버려. 늑대가 물어다가 해장하기 전에.
남편 : 요새는 애들까지 노는 것두 일루 알더라, 그런 말이여.
부인 : 그럼 자기는 지집 사내가 노는 것두 일이더라, 그런 얘기여?
남편 : 일이 아니면 밤일이란 말이 왜 생겨?
- '인생은 즐겁게'에서 따옴, 소설집 <유자소전>, 이문구
아주 재미있게 본 장면이라 대화 부분만 따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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