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의 노쇄함..

자유게시판

이른 아침의 노쇄함..

14 막된장 6 425 8

 커피 한잔 내려들고 베란다에 나가 찬 공기를 감미료 삼아 커피 한모금을 합니다.

그리고 문득 내려다 본 집 앞 거리와 그곳을 걷고 있는 한 할머니.

허리는 거의 90도로 굽어 있으시고 두 다리는 바깥으로 둥글게 휘어 있는채로

한손에는 자그마한 바구니.  다른 한손에는 지팡이.

힘들게 한걸음 한걸음 지팡이에 의지한 그분의 느린 내딛음이 노년을 넘어선 서글픔으로 와닿습니다.

저분도 새파란 젊음으로 쉽게 지치지 않는 달음질을 갖고 있었던 시간이 있었을텐데...


나도 언젠가는 저런 굽어진 허리와 휘어진 다리와 지팡이를 갖게 될 시간이 오겠지!


'삶이란 죽음으로 가는 축복 받은 저주' 인걸까? 하는 쓰잘데 없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평소보다 좀 더 씁쓸한 커피맛에 되돌아간 거실엔 어머니께서 나와 계시네요.


"울 엄마 힘들어 이 지지배야. 언능 내려와!'


어머니 어깨위에 올라가 있는 냔이 지지배 한테 괜한 심술을 부려봅니다.


"엄마, 아침은 내가 향긋하니 달래된장 끓여볼까?  어때요?"

"조오~치~ 맛있겠다!  니가 음식을 잘하니까 내가 정말 행복하다니깐^^"


내 엄마의 웃는 얼굴에 괜한 눈물이 나려던 주말 아침입니다!

즐거운 하루들 되십시오 ^_^.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6 Comments
S 푸른강산하  
그래도 (냔이 포함) 지지배들이 사내시키들 보다 백배 천배 낫습니다.
키워 놓으면 압니다~ㅋㅋ
14 별빛사이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릴 때 맛보던 입맛으로 돌아가네요. 된장국이 최고인 거 같네요. 아욱국, 근대국, 달래국, 두부호박팽이버섯된장국, 시레기국, 쑥국... 행복한 주말 되세요^^
7 akadt  
34 금과옥  
가끔
70살, 80살, 90살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S 반딧불이™  
글을 맛깔나게 잘 풀어내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16 블랑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