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와 "꼰대"와의 연관성??!!
저 아래 제 글에 달린 운영자님 댓글을 보니 새삼 생각이 나서...
지난주 아버님 생신때 일입니다.
외삼촌께서 큰아들(제 외사촌 형님인거죠) 분과 함께 오셔서 조촐한 생일잔치를 집에서 치렀는데
(5인 이상 모임 금지라지만 축하해주신다고 오신걸 어쩌겠습니까, 감사할뿐이죠^^)
식사후 담소중에 50대 초반인 외사촌 형님이 제게 이것저것을 묻더군요.
-요즘 무역수지가 나쁘지 않다던데 뭐는 어떠냐 뭐는 어떠냐, 비트코인은 뭐냐, 주식처럼 단타로
때려봐도 등락이 심하니 때만 잘 노리면 짭짤하지 않겠냐, 나 아는 친구가 수입상을 하는데 etc etc etc...
저는 성격상, 모르는건 모른다 하고 대충 아는건 지식이 협소하니 잘 모르겠다 아예 언급을 피하는 편입니다.
그러던 와중 저보고 넌 무역회사 다니면서 그런것도 모르냐며 수시로 타박을 놓더군요.
좀 짜증이 났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점점 정도가 높아지며 성질을 돋구길래
"형님, 은행 다니시죠? 일반 직장인 15년차가 5억정도 은행대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아, 네 그렇군요. 5억 이상은요? 그럼 서류는 뭐뭐 준비해야 합니까?
담보가 없을때는요? 그럼 혹시 한국에서 10년이상 근무한 외국인이 한국의 은행에서 단기대출을... etc etc etc..."
이 형님 별로 아는게 없습니다 ㅡ ㅡ;
"형님은 은행 다니시면서 그런것도 잘 모릅니까?"
얼굴이 울그락 하더니 화를 내네요 ㅎㅎㅎ
"방금 형님이 나한테 한 질문하고 똑같이 해본거에요. 이제 동병상련 비슷한게 좀 생기는거 같죠, 형?"
얼굴이 좀 풀어지더니 넌 어떻게 한마디도 지지를 않냐, 내가 우여 니가 우여? 하면서 억지 웃음을 짓습니다.
그래서 그런게 형님 아랫사람이나 훨 젊은 친구들한테 "꼰대"란 명사로 통칭되는거라면서
예의는 일방이 아니라 양방통행이어야죠. 형도 전엔 안그러더니 꼰대 다 됐나봅니다.
나도 요즘들어 종종 꼰대 소릴 듣는데 좀 섬찟 하더라구요. 우리 그러지 맙시다~ 하고 대충 얼렀습니다.
어쨋거나 듣는 와중엔 참 기분 더러웠던것도 사실입니다.
나이 먹어가며 점점 굳어가는 머리 처럼, 예의에 대한 기본상식도 굳어가는거 같습니다.
시대와 세대가 변해가며 소위 "너는 애비,애미도 없냐?" 식의 *구세대 중력*에 따른 강요적 예의가
때로 "몰상식한 무례함"이 되어가는건 누구탓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 저는 꼰대 되기 싫지 말입니다 ㅋ~~~
그리고 저 오늘 휴가입니다 ^0^
저의 바로 위 형님이 있는데 저의 사정이나 동향 같은건
생각도 안하고 무조건 형님이라는 이유로 자기 사정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서 참 난감합니다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말이 맞듯이 형이라는 자리가
동생을 이해해주기는 커녕 자기 생각의 틀에 사로잡혀서
옭아매려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전 막내라 그럴 처지도 못되지만 윗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랫사람을 매도? 하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나이 먹으면 겸손해져라 라는 말이
존재하나 봅니다
나이를 들면 들수록 주위의 말을 안 듣는 것이
버릇처럼 되고 말더군요
나이가 젊으면 어려서 몰라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나이 들어서 아는 척 하고 아랫 사람을 홀대하는 건
꼰대 소리 듣는 첫번째 조건 밖에 안됩니다
그래서 저도 항상 조심하려 하지만 그게
가장 힘든 걸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나이 들었다고 윗사람 얘기를
잘 안 들으려 하는 점도 그렇고
배울 점이 있으면 아랫 사람의 말도
귀 기울여야 하는데 그것도 자존심 때문에 힘드네요
항상 마음으로는 생각은 하지만
저도 꼰대인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