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구원을 위한 자막 작업, 씨네필을 구원하다 - umma55 이야기

영화이야기

자기 구원을 위한 자막 작업, 씨네필을 구원하다 - umma55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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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many a flower is born to blush unseen,

And waste its sweetness on the desert air."


얼마나 많은 꽃들이 보는 이 없이 피었다가

사막의 바람 속에 달콤함을 잃어가는가.​​


- <시골 묘지에서 쓴 비가>, 토머스 그레이

(영화 <19번째 남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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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빛과 그림자를 훔치는 도둑, umma55.​


대한민국 최고, 최대의 영화 자막 사이트 <씨네스트>에 'umma55(이하 엄마님)'라는 닉네임이 처음 등장했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 2018년 5월 30일 오전 09시 25분. 첫 번역 자막은 베티 데이비스 주연의 <사랑의 승리ㅣ다크 빅토리 (Dark Victory, 1939)>. 정말 보고 싶었지만 한글 자막이 없어 '그림의 떡'이었던 <다크 빅토리>의 한글 제작 자막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첫 댓글을 달았다. 5월 30일 오전 09시 45분. '엄마'님과의 영화 해적질 '공모'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



누군가의 '처음'은 특별하다. 서른네 개의 감사 댓글이 이 미증유의 자막 제작자의 첫 작업을 조촐하게 환영해 주었다. '엄마'님이 '어둠의 자막 세계'에 조용히 데뷔한 그날 이후로 'umma55'라는 인장을 단 한글 번역 자막 503편이 세상에 태어났다. 미지의 영화에 목말랐던 무수한 영화 덕후들이 '엄마'님이 제작한 한글 자막의 세례를 누렸다. 작지만 의미 있는 팬덤이 생겼고, 올해 4월 30일 '비전문 영화 애호가' 한민수(씨네스트 닉네임 '삿댓') 작가와의 인터뷰 전문이 실린 책 <영화도둑일기>가 출간됐다. 지난 6월 7일엔 <영화도둑일기>의 소규모 북토크에 게스트로 출연해서 자신의 자막 제작일지를 씨네필들과 공유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6년 안에 벌어진 일이다. 말 그대로 '경이로운 여정'이다. 영화의 전성기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수많은 스타들에 관한 팬심과 좋은 영화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순수한 즐거움'에서 시작된 영화 덕질은 급기야 그를 영화 자막을 직접 번역, 제작하는 '해적의 길'로 이끌었으리라.



(첫 작업 <다크 빅토리> 씨네스트 게시글 링크)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124142&sfl=mb_id%2C1&stx=umma55&page=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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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당연히 'umma55'님이 '그'일 거라 생각했다. 배우 '알렉 기네스'의 프사를 달고 홀연히 등장한 그는 내게 미스터리투성이의 인물이었다. 씨네스트에서 암약하는 자막 번역가들은 대개 남성이다. 한동안 그분이 제작한 자막으로 무수한 영화를 보며 씨네스트에 빠지게 했던 '태름아버지'님, 또 다른 전설 'macine'님과 '줄리아노'님, 개성적인 영화 세계관과 해박한 영화 지식으로 나를 매료시킨 '에릭카트먼'님과 'Harrum'님, '리시츠키'님, '컷과송'님, 크라이테리온 자료 전문가 '몬테'님까지, 자막을 번역하고 제작하는 거의 모든 분들이 남성이(라고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엄마'님도 남성일 거라 짐작했다. 알렉 기네스 프사를 달고 있는 푸근한 이미지의 50~60대 아저씨일 거라고. 알렉 기네스를 좋아하는(솔직히 알렉 기네스의 이미지는 이성으로서 호감을 느낄 대상이 아니지 않나? ㅋ 미안해요, 기네스 옹!) 여성일 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게시글이 미스터리(?) 하게 느껴졌다. 팬심으로 제작한 자막 게시글에서 그(?)는 공공연하게 콘라드 바이트, 레슬리 하워드, 알랭 들롱 등 꽃미남 배우의 미모에 관한 애정을 찐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동안의 고심 끝에 편견과 멍청함에 가득 찬 내가 내린 결론은, '아... 이분은 Gay구나. 그래서... '였다. 그러고 나니 난수표 같았던 미스터리가 조금 이해됐다. 'umma55'의 'umma'가 한국어의 그 '엄마'인 줄 꿈에도 모르고... ㅎㅎ​



부산국제영화제 취재 차 부산을 방문했던 2019년. 드디어 전설의 '엄마'님을 만났다. 어떤 분일지 몹시 궁금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오바 좀 보태서) 어둠의 자막 세계의 '살아있는 전설'을 '영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아니, 인지하지 못했다. 그 '전설'이 위대한 이유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503개의 발걸음으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活物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씨네스트에서 '태름아버지'님의 흔적이 사라진 지 오래다. 'macine'님, '줄리아노'님, '에릭카트먼'님, 'Harrum'님, '몬테'님 등은 여전히 꾸준하게 활동하고 계시지만, 6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자막 제작자들이 씨네스트라는 놀이터에서 명멸했다. 이유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아마추어 번역가들에게 자막 번역과 제작은 목숨 걸고 해야 할 생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즐거워서, 이유 없이 마냥 좋아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돈이 되지 않아도, 자기만족과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성취감을 위해 취미 삼아 하는 종류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같은 짧은 복붙 댓글 하나를 달거나, 그마저도 생략하고 필요한 자막만 쏙 다운로드해 가는 얼굴 없는 다운로더들의 후안무치를 따졌다면 절대 하지 못할 일. '좋은 영화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라는 사명감만으로는 지속할 수 없는, 지속이 불가능한 '미션 임파서블'이다. 그래서 더더욱 궁금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쉬지 않고 500여 편의 자막을 제작하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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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댓 님이 만드신 Umma55 님 제작 자막 목록 아카이브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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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둑에게 부치는 헌사이자 戀書 


'엄마'님의 첫인상은 '똑소리 나는 사람'. 쿨내를 풀풀 풍기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전혀 모르(관심 없)는, 영화에 관한 열정과 호기심이 가득한 분이었다. 영화라는 교집합 덕분에, 처음 만났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 같은 친밀감을 느끼며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만으로도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얘기를 나누고 보니 우리는 '불란서 문화원' 영화 관람 동기였(만난 적은 없지만 같은 공간 비슷한 시기의 어둠 속에서 영문 자막이 달린 프랑스 영화를 봤)고, 70mm 스크린으로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고 감동 먹었던 동시대 관객이었고, 연기 천재 '알렉 기네스'와 '피터 셀러즈'의 열혈 팬이었으며, 일본어 까막눈이었지만 일본판 <스크린> 잡지의 그림(영화 스틸컷)을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해 했던 시네마 키드였다. ​



미번역, 국내 미개봉 영화의 한글 자막을 직접 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좋아하는 영화를 공유하던 영화 동호회의 또래 친구 회원(닉네임 '수'님)이 자막을 만들어 보라고 권했기 때문이고, 본인이 좋아하는 베티 데이비스의 영화 <다크 빅토리>를 요청작으로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아마 그때는 일이 이렇게 커질 거라고(자막 제작 500여 편, 인터뷰이, 인터뷰가 실린 책 발간, 북토크 게스트로 씨네필과 만남) 꿈에도 몰랐을 터. 등 떠밀려 시작한 것 같은 한글 자막 직접 제작 작업은 3~4일에 한 편씩 이어졌고 6년의 시간 동안 '돈은 안 되는 직업 아닌 직업'이 되었다. 지금도 나는 '엄마'님을 뭐라 불러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직업으로 돈을 버는 일은 아니니, '아마추어 번역가'?... 그런데, 그렇게 부르기에 6년 503편은 무시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작업량이다. 한국에서 500편 외화를 번역한 번역가가 얼마나 될까? 아무리 영화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과, 아무런 대가 없이 좋은 영화 감상 경험을 타자와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순결한 욕망만으로 작업했다 하더라도, 503편을 번역했다면 번역 경력과 실력만큼은 프로 수준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



어디 양뿐인가. 503편 번역 목록을 톺아 보면 번역 작품의 면면과 밀도에 더 놀라게 된다. 사티야짓 레이, 리트윅 가탁, 구루 두트, 므리날 센 같은 인도 거장들의 미번역 영화에서부터, 일링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영국 영화의 황금기 영화들,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세르비아 등 동구권 영화, 터키 이란 아프리카의 내셔널 시네마 등 제3세계 영화, 요나스 메카스의 아방가르드 영화, 비운의 천재 야마나카 사다오의 <백만 냥의 항아리>까지, 한때 시네필들의 교과서였던 루이스 L.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나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같은 책에서 활자 텍스트로만 접했던 영화("영화를 글로 읽었어요!")를 '엄마'님 덕분에 한글 자막을 곁들여 두 눈 똑바로 뜨고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영화 보기에 목말랐던 시네필들은 심봉사가 눈을 번쩍 뜨고 새로운 세계를 봤을 때의 전율을 500번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할리우드 영화 일변도의 영화 편식 관람과 흥행작이나 화제작 위주의 유통 배급 시스템의 편협에 가려 좁아져 있는 우리의 시야를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어(봉준호)' 영화 503편 만큼 넓혀준 것이다. 어둠에 묻혀 조망 받지 못했던 세계영화사의 다양한 영화들을 한글 번역 자막과 함께 발굴해 동시대의 광장으로 끌어낸 공적만 놓고 본다면 '엄마'님을 '고전영화 및 세계 영화(World Cinema) 번역계의 황석희'라고 비유하는 것이 어처구니없고 무례한 일일까? 나는 '엄마'님 개인이 이룬 성취가 ('시네마테크'가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에서만큼은) 세계영화사의 이 빠진 퍼즐을 새롭게 채워 가고 있는 '영화 전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의 503번의 작업을 문화 불모지였던 1990년대 후반, 한국 문화예술계에 한 줄기 빛과 같았던 '베네딕도미디어'의 예술 영화 비디오 출시의 혁명에 빚대고 싶고, '우울증 극복과 취미 생활의 영위'라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문화 다양성의 지평을 넓혀 가는 한국 문화계 전반의 성취라고 정의하고 싶다. 적어도 그의 작업으로부터 503번의 세례와 영감을 받은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



'엄마'님의 자막 제작 작업이 특별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그의 자막 작업이 특별한 것은 선택한 영화의 다양성과 번역 영화의 영화사적 가치뿐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번역 결과물을 위한 그의 프로페셔널한 노력 때문이다. 보상(자막 번역료) 없는 작업이라고 설렁설렁 작업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 그에게는 자신만의 번역 원칙이 있다(<영화도둑일기> 88~89쪽). '해적질하는 아마추어 자막 제작자 주제에 무슨 원칙?'이라고 폄훼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가장 중요시하는 원칙은 '한국 사람이 하는 말처럼 (번역)하자'. 범람하는 번역체 문장과 어투를 줄이기 위해 무생물 주어를 안 쓰고 수동태 문장을 배격한다. 그리고 번역을 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소설을 쓰지 않고' 외국인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외국인 친구들 중 영국인 할아버지 두 명은 고전 영화의 옛날 말투와 시대적 배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책이자 걸어 다니는 사전'이다. 그들에게 구하는 전문적 자문이 'umma55'표 자막의 퀄리티를 담보한다. 오랜 시간 외국인 친구들에게 감수를 받으며 고생스럽게 번역한 두 편의 밀리터리 전쟁 영화 <경기병대의 돌격>은 그의 번역 작업이 휘뚜루마뚜루 대충 한 것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다. (79번째 번역작 <경기병대의 돌격 (The Charge of the Light Brigade, 1936)>과 157번째 번역작 <경기병대의 돌격 (19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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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우연한 기회에 나는 첫 번째 자막부터 503번째 자막까지 '엄마'님이 번역한 제작 자막의 '해적질' 목록을 만들고 카운트를 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그 쉼 없는 작업의 과정을 곁에서 목도하고 혜택을 누렸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자랑스럽다. '엄마'님은 오늘도 쉬지 않고 몸으로 밀고 나가며(이 표현은 비유가 아니라 팩트다. 번역은 정신뿐 아니라 몸을 갈아 넣는 일이다) 다음 영화 자막을 작업하고 있다. 그에게 시간은 '남아도는 것'이면서 동시에 재미없는 영화를 보기엔 '너무 아까운 기회' 사이 어디쯤이다. 오늘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게 하는 작업의 동력은 '순수한 즐거움'과 의미 있는 '작은 성취감'이다. 대가 없이 좋은 영화 감상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502편의 영화 목록을 쌓은 힘이다. 그 성취가 의미 있는 이유는 그의 작업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고, 비록 '보는 이 없이 피었다가 사막의 바람 속에 달콤함을 잃어가는' 들꽃 같은 작업이라 해도, 500개의 씨앗이 바람에 흩어져 영화(문화) 다양성의 성취라는 또 다른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제목처럼, 'umma55'라는 이름의 <바람이 우리를 (영화의 신세계에) 데려다주리라> 굳게 믿는다. 




(umma55님의 '한글자막 직접제작 고전영화관' 네이버TV 채널 링크)

https://tv.naver.com/oldcinema


​(umma55님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이 저작권 이슈로 강제 폐쇄 조치된 후 제2채널을 다시 운영 중)

https://www.youtube.com/channel/UCmtuMzmbFGo8mS1GGiFAjCA





​ 1) 503편의 번역 자막 중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280번째 번역 작품 <내가 점프하는 이유 (The Reason I Jump, 2020)>이다. 자폐아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요청을 받아 '엄마'님이 번역해 세상에 나온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영화 이상의 진한 감동과 여운을 선물한다.  


(<위스타트>에 기고한 <내가 점프하는 이유> 리뷰 원고 링크)​

https://westart.or.kr/archives/45826



2) 그 외 나의 최애 번역작은 206번째 번역작 <집시의 시간 (Time of the Gypsies, 1988)> 확장판, 252번째 번역작 <흰 양복을 입은 남자 (The Man in the White Suit, 1951), 312번째 번역작 <여섯 소년 (Bless the Beasts and Children, 1971)>, 429번째 번역작 <백만냥의 항아리 (丹下左膳余話, Tange Sazen and the Pot Worth a Million Ryo, 1935)>, 480번째 번역작 <삼비장가 (Smbizanga, 1973)>.​


3) '엄마'님이 선정한 자신의 번역 자막 중 베스트 10편 목록은 <영화도둑일기> 102~103쪽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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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엄마'님이 뽑은 국내 활동 영화 번역가의 최고 번역 작품은 번역가 황석희의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2016)>. "저걸 어떻게 번역했지?", "진짜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어요."라는 평을 남김(<영화도둑일기>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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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때 나의 로망은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이나 BFI 선정 위대한 영화 250편, 타임 선정 위대한 영화 100편,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Criterion Collection 같은 목록의 순서를 따라 해당 영화 리뷰를 포스팅하는 것이었다. 이제 나의 로망이 바뀌었다. '엄마'님이 번역 제작한 모든 영화를 보고 'umma55'표 영화 리뷰(문자 텍스트 및 영상)를 아카이브 하는 것. ​


6) 꼭 하고 싶은 일 : 2022년 시도하려 했다 실패했던 매체 인터뷰 대신 개인적으로 umma55님을 인터뷰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 그 외 씨네스트에서 활동하는 '어둠 속 한글 자막 번역가'들을 인터뷰하는 것.


7) 꼭 하고 싶은 일 2 : '엄마'님의 1,000번째, 2,000번째 자막까지 목록을 만들고 카운팅 하고 싶다.​


8) 6월 7일 <영화도둑일기> 북토크에 참석해서 '엄마'님과 '삿댓'님 이야기를 꼭 들어 보고 싶었지만 돌아가신 엄마가 도와주지 않았다. 오랜 시간 손꼽아 기다리던 그날이 하필이면 엄마 제사였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100만 영화 유튜버 '김시선'님의 상세한 북토크 후기 포스팅을 읽으며 그날 현장에 몰래 동참했다. 


(김시선 님 블로그 글 링크)

https://blog.naver.com/kimsiseon/223472456890 



9) 저작권과 해적질, 미개봉 미번역 영화 한글 자막 만들기 공모와 협업에 관한 이야기와 <영화도둑일기>에 관한 추가 포스팅은 추후에 다시.​


#영화도둑일기 #한민수작가 #북토크 #umma55 #삿댓 #인터뷰 #자막번역 #503편 #씨네스트 #해적질 #영화도둑에게부치는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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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5 Harrum  
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책입니다.
아는 분들 얘기가 나와 더 흥미로웠고요.
해적단 만세!
14 스눞  
후루룩 쉽게 읽히는 가독성과 달리, 저 역시 이런저런 생각을 계속 되씹게 되는 책이었어요.
책 중간 중간 온라인 지인들 닉네임이 나와서 정말 반가웠는데... (익명으로 표기된 분의 경우, 이 분은 누굴까?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ㅋ)
그 중에 Harrum 님 닉네임이 보여서 '역시...' 했다는.
물론, 엄청 반가웠고요 ㅎ
지금 생각해보면, 애초 엄마님의 첫 번역작이 <Dark Victory, 1939>였던게 의미심장 하네요. 이는 [영화도둑일기]라는 제목과 '시네스트'라는 사이트와도 연결되는데,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는게 아니라, 오히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다는 역설, 문자 그대로 <다크 빅토리>인 것 같습니다. 은밀한 자막 작업이라는 '다크', 엄마님의 내적인 즐거움과 스네스트 회원님들과의 즐거움의 공유로서의 '빅토리'. 추가로 베티 데이비스라는 어떤 당당함, 1939가 표상하는 20세기라는 어떤 낭만 혹은 노스텔지아라는 함의까지. 따라서, '다크'는 움직인다. 움직여서 '빅토리'를 이끈다, 라는 어떤 시네마적 운동 혹은 테제로서의 사건. 같은 말로, 20세기 시네마는 엄마님과의 <다크 빅토리>

그리하여 저희들은 <Dead Ringer, 1964>로서 <Of Human Bondage, 1934> 포박되어 <Ship of Fools, 1965>라는 시네마 해적선에 올라타, <Enjo, 1958> 타오르는 <The Thousand Eyes of Dr. Mabuse, 1960> 503개의 눈을 넘어 1,000개의 눈을 가진 <The Damned, 1969> 저주받은 자가 되어 <Happy End, 1967>의 시네마를, 시네마의 연대를 믿는 자들, 다시 <Dark Victory, 1939> (뭔소린지ㅋㅋ)

아직 못 본 엄마님의 영화들이 더 많지만(죄송 ㅜㅜ), 저도 최애작 5편을 꼽자면 <Confession of a Cheat, 1936>, <백만냥의 항아리, 1935>, <Dead Ringer, 1964>, <The Cloud-Capped Star, 1960>, <Happy End, 1967> 엄마님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뵙는 스눞님, 쓰신 글 너무 재밌어서 한 호흡으로 한방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글고, 스틸샷으로 올려주신 삿댓님의 [영화도둑일기]에서의 인터뷰도 너무 재밌어서, 오랜만에 알라딘 가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스눞님의 소망, 엄마님과의 그리고 스네스트 번역가님들과의 인터뷰 기대하겠습니다~ 암튼, 만세!!
14 스눞  
씨네스트에 종종 들르는 기쁨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정성스런 댓글입니다.
오매불망 보고 싶었던 영화의 한글 자막이 업로드 됐을 때나, 제가 모르던 세계에 눈을 뜨게 해주는 자막이 업로드 된 순간도 소중하지만, 이런 댓글을 보는 순간 교우의 순수한 기쁨을 만끽하게 됩니다. 그런 댓글 중에 리시츠키 님의 댓글은 항상 손에 꼽히고요. 그래서 이런 댓글은 오래 아껴 두고 읽고 싶을 만큼 귀합니다.
14 스눞  
'꿈보다 해몽'이네요. ㅎㅎㅎ 리시츠키 님 글을 읽으니 첫 번역작이 <Dark Victory, 1939>였던 게 의미심장한 일이었다고 설득이 돼 버렸어요! ㅋ 정말 그러네요! 빛과 어둠의 영화, 어둠의 자막 작업, 그리고 '어둠의 승리'라는 역설. 첫 문단의 단어 중엔 '낭만'이 제일 눈에 들어 옵니다. 어쩌면 우리는 '낭만'이 있던 시절을 그리워 하고 그 시절의 낭만을 복원하려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시스템이 공고해지기 전 빈틈이 있던 낭만, 불법 복제와 도둑질이 비집고 들어 갈 틈새가 있던 낭만, 의적 로빈 후드의 마음으로 위험과 불법을 무릅쓰는 낭만,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당당한 낭만.... 그런 낭만 말입니다. (긴 댓글을 쓰다 종종 날려 먹은 트라우마 때문에 중간에 끊어 갑니다 ㅎ)

추카추카 89 Lucky Point!

14 스눞  
ㅋㅋㅋㅋ umma님 번역작 제목으로 엮은 문장은 '쉬르레알리즘' 선언문 같습니다! ㅋ 맞아요. 시네마의 연대를 믿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힘이 영화 세계의 지평을 넓히는 데 일조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umma님 번역작 503편을 다 못 본 사람이 어디 리시츠키 님뿐일까요. 저 역시도 그렇고, 다 감상하신 분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그 리스트는 하나의 세계관으로 우리 곁에 우뚝 서 있습니다.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세계로 말입니다. 그게 정말 중요한 umma님의 업적(?)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자막 503편 제작 과정을 따라 가며 목록을 만든 저도 반성(?)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umma님 번역작 리뷰를 아카이브 하려고 제 블로그에 새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umma55 Cinema'라는 이름으로요 ㅎㅎ 시간과 힘 닿는 껏 기록으로 남겨 보려 합니다. 누군가 제 글을 보고 엄마 님 제작 자막으로 그 영화를 찾아 보게 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요.

리시츠키 님도 <백만냥의 항아리>를 꼽으셨네요! 정말 귀한 영화 보기 경험이었어요. <어느 사기꾼의 이야기>와 아... <구름에 가린 별>! 엄마 님 작업이 아니었다면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작품들. <데드 링어>와 <해피 엔드>도요! 엄마 님 자막으로 영화를 보신 분들 중, 이렇게 각자의 베스트를 뽑는 작업도 재미있을 듯해요. ㅎ

모자란 제 글 재미나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영화도둑일기> 구입하셨다니 기쁩니다. 영화 도둑질에 공모한 공모자로 모종의 동지 의식을 느끼며 리시츠키 님과의 친밀감을 업그레이드 한 것 같아서요 ㅎㅎ 책의 저자이신 삿댓 님도 좋아하시겠네요. 리시츠키 님 응원에 힘 입어 제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꼭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엄마 님 인터뷰만큼은 꼭 해보고 싶어요! :)

날 더워집니다.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고 종종 댓글에서 반갑게 뵈어요! 리시츠키 님 만세! ^_^
제 닉네임이 어찌 다른 분들과 나란히 기명될 자격이 있겠습니까? 거두워주시길 청합니다.
다시 한번 UMMA 엄마님에게 경외를 드립니다. 제 안목은 님의 작업으로 한층 넓어졌습니다.
14 스눞  
자격 충분하십니다. 컷과송 님 자막 작업으로 <쥬커 베이비>와 <연어알>을 다시 보게 됐을 때의 감동이란... ㅠㅜ
오래 전 기억에만 의존하던 영화 보기의 기쁨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맞아요. 제일 중요한 건 각자의 '영화 세계'의 지층이 깊고 넓어졌다는 것! ㅎ
인사만 조용히 드리겠습니다.
14 스눞  
답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저는 umma55님을 우마55님으로 알고 있었는데 엄마55님이셨군요.
항상 감사합니다.
14 스눞  
앗! 저도요! ㅎㅎㅎㅎ
'우마55'가 무슨 뜻일까? 그랬다는.
umma55님 덕분에 좋은 영화 많이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도둑일기를 구입하였지만, 아직 읽지는 못하였네요.  남겨 주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