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두 분에 이어서 저에게 영화의 [재미있음 / 재미없음] 을 알려준 작품 ㅋㅋ

영화이야기

아래 두 분에 이어서 저에게 영화의 [재미있음 / 재미없음] 을 알려준 작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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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게시글에서 강진택 님은 영화의 재미를 알려준 작품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인빈시블아르마다 님은 영화의 재미없음을 알려준 작품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에 동조해서 저도 끄적여 보자면..


저에게 영화의 재미를 알려준 작품은 엄청 많았던 반면,

최초로 영화의 재미없음을 알려준 영화는 단 한 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네요. ㅋㅋㅋㅋ


아버지가 처음으로 저녁 늦은 시간에 영화보러 가자고 저를 데리고 나가셨었습니다.

대부분의 남자라면 느끼는 것이지만, 아버지와의 관계가 편한 남자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는군요.

서울 종로 헐리우드 극장이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의 [E.T] 가 하고 있었으나, 저는 [E.T] 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고 그냥 아버지가 보여줘서 본 것이었고

극장에 도착할 때까지도 무슨 영화가 하고있다는 것도 알려주지 않으셨음.

전형적인 세상 과묵한 분이셨어요.

영화 관람은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한 채, 영화의 지루함만 느꼈습니다. ^^;;;;;;;;;;;;;;;

작품의 재미 외에 아버지가 헐리우드 극장 옆 포장마차에서 순두부 찌개를 사주셨는데.................

순두부 찌개가 영화 [E.T] 보다 더 기억에 남을 정도였으니까요.

진심 아빠 손 잡고 쫄래쫄래 처음 가본 종로 골목길을 따라서 걸어가던 기억이 생생하긴 합니다.


[E.T] 의 개봉 년도가 1982년이었으니 제가 극장에 처음 가본 것이 1982년이라는 의미입니다.

(댓글로 회원님이 알려주신 정보에 의하면 한국은 1984년 개봉이라고 하네요. ^^ 그럼 1984년에 본 것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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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시에 무슨 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아마도 주산 학원이었던 것 같아요.

주산 학원에서 아이들이 [E.T] 에 대한 토론을 할 정도로 엄청나게 유행 중이던 영화였더라구요. ㅋㅋㅋㅋ 충격이었음.

주산학원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뭘 배웠었다는 기억이 딱히 없어서 그냥 놀이방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유치원 때도 뭐 배웠었는지 기억이 나고 주산학원과 태권도 학원을 함께 다녔던 것은 확실히 기억나는데

[E.T] 볼 즈음에 다녔던 곳에서는 뭘 배웠는지 기억이 애매모호합니다.

정말 그냥 놀이방이었던 것 같기도 함.


아버지가 유행에 민감한 분이셨다는 것을 지금 생각해 보니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어쨌건, 저에게 영화의 재미없음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 준 영화가 [E.T] 였네요.

한 마디로 부모님의 감사함을 전혀 모르는 아이라는 것이지만, 어렸을 때는 모든 것이 자기 위주이므로 그랬었나보다 생각됩니다.


주말의 명화나 토요 명화를 당연히 온가족이 모여서 보던 때이므로 저도 마찬가지로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맨날 신문의 TV프로그램만 잘 오려서 주말의 명화와 토요 명화 중에서 어떤 것을 볼 것인가로 고민하던 때였고

부모님은 먹고 사는 것에 정신없으셨던 때였군요.


시간이 조금 흘러서 극장에서 본격적으로 영화를 보던 때가 동시상영을 하는 3류 영화관(?)들이 엄청나게 득세하던 때였는데..

사는 동네 주변 10Km 반경 내에 동시상영 영화관이 무척 많았습니다.

신당동 중앙시장 근처의 신당 사거리에서 시장 쪽으로 극장 하나 있었고..

이곳은 정말 자주 가지 않아서 극장 이름도 모름.

행당동 현재 왕십리역 근처에도 무학 극장이었나 하는 동시상영관이 있었고..

금호동 쪽으로 특히 동시상영 영화관이 3개나 몰려 있었죠.

금호 극장 / 현대 극장 / 또 하나는 무슨 이름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 혜성 극장이었나?

그 외에도 비디오방이란 것도 엄청 유행했는데.. 일반 만화방에서 조그마한 쪽방이 여러개 마련되어 있어서

500원을 내고 비디오테이프를 고르면 그것을 방에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구조였죠.

화면은 볼록 브라운관의 일반 TV였고.. ㅋㅋㅋㅋ

이곳에서 가장 특별하게 본 것이 [악마의 창자 2] 라는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된 실제 제목 [이블 데드 2] 였습니다.

[이블 데드 2] 라는 영화 타이틀이 어째서 [악마의 창자 2] 라는 한글 제목으로 변했는지는 지금도 불가사의. ㅋㅋ

다른 영화도 많이 봤는데 유일하게 비디오방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이블 데드 2] 예요.

학교 끝나자마자 영화관 가서 죽때리거나 비디오방 가서 죽때리면서 만화책 보는 일상이었고

버스 탈 때 사용하는 회수권 비용까지 아껴가며 영화보러 갔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고 보면 노는 데 사용할 돈이 그다지 부족함이 없었던 때라는 기억이 있습니다.

만원이라는 돈이 굉장히 큰 돈이었는데 오락실 가서 만원어치 동전 바꿔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함께 게임하던 기억이 있었으니까요.


곧바로 홍콩영화가 득세하는 시절이 왔는데..

어느날 행당동의 무학 극장 동시상영 영화관을 찾았더니 [엘리미네이터/Eliminator(1986)] 라는 영화가 하고 있었습니다.

동시상영 영화는 관심도 없었고 오직 [엘리미네이터] 보러 갔었던 것이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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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를 좋아해서 봤던 것이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무척 재미없습니다.

허망함에 찌그러져 있는데 동시상영 영화가 시작하더군요. ㅡ,.ㅡ;;;;;;;;;;;

동시상영 영화가 [영웅본색(1986)] 이었습니다.


말을 하긴 하는데 무슨 이상한 말을 엄청 씨부리길래 이건 뭐지? 싶었으나............................

미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개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 마음에 폭풍 감동 선사한 영화. ㅋ

이전에 홍콩영화를 안 본 것은 아니고 TV에서 성룡 영화 등은 많이 접했으나,

그것은 당연히 한국어 더빙이었고

뜡궈국 언어(사실 광동어겠죠)로 나오는 영화를 본 것은 [영웅본색] 이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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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홍콩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이후로는 홍콩 영화 / 헐리우드 영화 / 프랑스 영화 등을 보게 되었네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와 동시상영으로 봤던 것이 [에일리언 2] 였다는 기억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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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년도를 보니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는 1987년이고 [에일리언 2] 는 1986년인데 이 두 영화를 동시상영으로 봤다는 기억이 맞는 건지, 

아니면 기억의 혼선으로 잘못 알고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추억 이야기는 이쯤 하기로 하고..


확실히 어렸을 때는 작품을 보는 관점이 다르긴 한 듯 해요.

저는 조카 나이 정도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를 엄청나게 좋아했는데..

이때 [바람계곡 나우시카] 를 봤다는 의미가 아니고

TV에서 미쿡 AFKN 방송을 보다가 우연히 보게 된 짧은 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거든요.

이때 닛뽕국 메카물도 한창 유행 중이었으며 AFKN에서 짧은 영상으로 [마크로스] 를 본 것도 이때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조카들에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나 [천공의 성 라퓨타(1986)] 같은 거 보여주면서 [볼거니?] 하고 물어보면 

[아니요] 란 대답이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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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자막으로 작품을 접할 나이는 아닌가보다 싶더라구요. 


다른 분들도 추억의 영화들이 당연히 있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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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S 토마스모어  
E.T  1984년에 개봉했습니다. 우리나라 극장에서 보신거라면.
17 oO지온Oo  
그런가요?
그럼 1984년으로 고쳐야 하겠습니다.
정보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