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한 단상, 박찬욱의 고전 영화 오마주 콜라주

영화이야기

<헤어질 결심>에 대한 단상, 박찬욱의 고전 영화 오마주 콜라주

2 도토리쿵쿵쿵 4 837 0

(결말 스포 없으나, 연상시키는 내용들은 다소 존재합니다, 이하 -습니다 존대는 빼고 평하겠습니다)


정훈희 가수의 노래를 듣고 영화를 떠올렸다는 박찬욱 감독은안개라는 노래 제목처럼 남녀 사이의 감정을 안개의 물적 속성에 담아냈다. 그래서 안개 배경의 가상 지역이포 만들고안개같은 특별한 여자를 그려낸다.


탕웨이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각본 시작과 동시에 중국인 여자 캐릭터를 것은 그런 의미에서 유머러스하다. 한국 대중에게 중국 대중에게 탕웨이는 그야말로 안개 같은 수수께끼의 배우이자 사람이니까.


그런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박감독과 정서경 작가는 안개 같은 여자 캐릭터 계보들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았을 것이다 (둘은 지독한 영화광이다)

그러다마침내도달해 끄집어낸 재료가 이번엔 마스무라 야스조의 여성들, 정열을 탑재한 여성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불사하는 괴물 같은 여자, 사랑하는 사람 몰래 혼자서만 혹독한 고통을 감내하는 여자, 어찌보면 너무나 낭만적이어서 무모하고불쌍한여자. 중에서도 <아내는 고백한다> 여성을 <헤어질 결심> 적극적으로 훔쳐온다.


작품의 유사성을 꼬집어 강조하자면, 캐릭터 외에도 캐릭터간의관계 쌓는연출 방식에 있다. 그건 바로 주인공 남녀의 애정 교류씬에서 섹스를 멀리한다는 것이다. 이게 별거라고 굳이 짚어내냐면 감독 모두 필모 대다수 작품에서 주연 캐릭터간의 관계 발전을 정열적인 섹스로 촉발시키는 시그니쳐이자 특기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스무라 야스조의 대표 필모에서 <아내는 고백한다> 주연 남녀사이의 섹스씬이 생략됐고 <헤어질 결심> 또한 박찬욱 감독의 필모에서 숱하게 그려진 주연 남녀사이의 섹스씬이 아예부재한다. 작품 모두 본인들이 주력해온 섹스씬에 의존하는 대신 눈빛의 교환과 표정의 머뭇거림으로 애정 관계의 변화와 멜로의 무드를 구축한다한마디로 어른세계에서섹스리스연애의 가능성을 설파하는 (<아가씨> 받은 비난에 스트레스가 심했나 )

실제로 잠시 이정현 캐릭터가 했던 대사를 떠올려보자.


주말 부부보다 섹스리스 부부가 불쌍하지

이정현 캐릭터는섹스 중년 남녀 사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언급한다

대사는 박찬욱 감독이 그간 해온 자신의섹스모티프를 셀프 조롱하고 배반하여 농담따먹기 것이다. 메타영화적 대사를 통해 관객이 무의식에서 기대하게 섹스씬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짖궂은 장난이라니.


여하간, 창작자는 작품을 참조할 모방이 아니라 대로 훔쳐야 한다. 그래서 그는 마스무라 야스조의 <아내는 고백한다> 느끼게 하기 위해 히치콕의 <현기증> 구조를 접목시킨다. (깐느 심사단과 관객에게 야스조의 작품은 낯설 테다)


일본영화에서 사건 무대와 캐릭터를, 미국영화에서 구조와 전개를 훔쳐온 영화는 그렇다면 모방일까 창작일까?


아슬한 경계선을 스스로 아는 박감독은 독하게 본인 취향의 생뚱 맞은(술자리 싸하게 만드는) 본인만의 유머와 집착 한다고까지 여겨지는 강박적인 문어체 대사를 플롯 안에 쑤셔 넣는다. 더하여 니콜라스 뢰그의 <돌아보지 마라> 편집을 모던하게 흡수하여 단순한 스토리를 어렵게 들려주어 관객을 현혹한다.


사실 기대한만큼 마스무라 야스조와 히치콕을 훔치는데 성공한건지는 생각해봐야겠다. 1막에서 서로에게 빠져드는 모멘트의 연출이 너무 정리가 엉망으로 보였달까 , 개인적으로 초반 삼십분 편집은 다시 해야 한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뜬금없는 말러의 교향곡 삽입처럼 이번 영화는 한편의 박찬욱 감독 취향 콜라주로 보인다는 인상이다. 폴 버호벤이 뚝딱 만든 자기만의 작품 같은 게 부족하다. 박찬욱 감독은 고전 영화를 재해석하고 결합하는 게 창작방식인 건 앎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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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2 도토리쿵쿵쿵  
보신 분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은 게 있습니다.살인사건에서만 운동화를 신는 형사와 그의 강박적인 청결 용품들이 캐릭터의 어떠한 심적 기제를 나타내는지 아리송합니다.그걸 바라보는 탕웨이의 시선에 사랑이 결합되고 꼿꼿한 건 알겠습니다..
19 컷과송  
저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이 글이 다른 개봉작들에 대해서도 하나의 반향처럼 쭈욱 이어졌으면 합니다.
서로 다른 지점에서 영화를 말하고, 단순히 찬반이나 각하를 뛰어넘는 이야기들이 오가면 이 사이트가 풍성해지지 않을까합니다.

먼저 보신 님에게 아직 영화를 접하지 못한 이로서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박 감독의 장편 영화에 국가가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령, <브로커>에서 아동.청소년계 경찰은 굳이 제복을 입은 모습을 한 장면 삽입시킵니다.
    <공동경비구역>에서의 군복에서처럼 <헤어질 결심>에서 경찰이 국가 대리자적 정체성이 부여되었다고 보십니까?

2. 그간 감독의 장편 영화 제명에서는 인칭이나 인칭이 상징되는 명명이 연속되었습니다.
  이에서 배제되는 작품은 데뷔작과 <공동경비구역> 정도입니다.
  이번 작품의 제목에서 인칭이  제외된 이유가 본편의 감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2 도토리쿵쿵쿵  
1. 경찰 제복이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국가 정체성이 부여된다고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영화가 계급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고 순전히 남녀의 이야기인데, 이 여성을 의심하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애정이 싹트는 서사라, 형사라는 필름 느와르 직업이 설정된 걸로 보입니다.

2. 전 영화를 볼 때 제목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투자 배급사에서 각본 제목을 터무니 없이 바꾸기도 하니까요, 단 말씀주신대로 헤어질 결심이란 제목이 영화 내내 불러일으키는 묘한 긴장감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19 컷과송  
답변 감사합니다. 내일 볼 때 님의 의견을 참조하여 관람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