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여배우 방성자
방성자 권총발사사건, 1972
깊은 밤, 도둑이 가정집에 숨어들었다가 주인의 총을 맞아 쓰러진 사건으로 서울이 시끄러웠다.
도둑에게 총을 쏜 사람은 군복무 중인 공군 병사였다.
병사의 애인은 다른 사람도 아닌 유명했던 영화배우 방성자로 밝혀지면서 기자들이 마포구 성산동 주택으로 몰려갔다.
방성자(1939~?)는 당시 공군의 사병으로 근무하던 한 재벌2세와 불륜을 벌이고 있었다.
그 재벌2세는 동림산업이라는 재벌기업의 아들인 함기준이었는데, 그때 함기준은 나이가 참 어렸다. 그 둘은 동거를 했다.
그런데 1972년 1월 14일 새벽2시, 강도가 그들의 집으로 침입하였고, 강도는 누군가가 쏜 45구경 권총에 복부관통상을 입고 사망했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방성자는 "내가 출연한 액션 영화에서 총 쏘는 기술을 배운 적이 있다"면서 자신이 강도를 쏴 죽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장에서 검사가 그녀에게 총을 쏴보라고 했고 그녀는 총을 다룰 줄 몰랐다. 그렇게 함기준이 강도를 쏴 죽였음이 밝혀졌다.
방성자는 내연남을 대신해 실형을 선고받길 기도한 것이었다.
진범이 밝혀지고 나서 방성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을 아름답게 봐 주느냐, 추하게 봐 주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기자 여러분들의 양심에 달렸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자회견장 곳곳에서는 "웃기시네" "까불지 마" "공갈치지 마" 등의 말들이 들려왔다.
이로인해 당시 "아름답게 봐 주세요"라는 말이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건 보름 만에 방씨가 함께 있던 재벌2세 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 진술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재벌 아들과 여배우의 애정 행각이 세간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이날 재판정에 서 있는 방씨는 피고라기보다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비련의 연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31세라는 나이보다 훨씬 앳되어 보였다.
방씨는 서울형사지법에서 범인 도피와 총포, 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방성자는 이 사건으로 스크린을 떠났다. 그녀는 이후 부산의 한 술집에서 마담으로 일했다.
술을 마시러 온 어떤 사람들은 거나하게 취해서 그녀를 욕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불쌍히 여겨 눈물을 지었다.
방씨는 대구사범을 나와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가 최훈 감독에게 발탁돼 '애수에 젖은 토요일'(1960)이라는 영화로 데뷔하면서 총 51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총격 사건 후 방씨는 철저하게 은둔 생활을 하다가 폐결핵으로 1979년 부산요양원에서 41세의 짧은 나이로 사망했다.
출처.
https://www.mk.co.kr/.../contributors/view/2015/11/1049740/
https://www.instiz.net/pt/780200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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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흥미로운 옛날 사건 글이 올라와 옮겨와 봤습니다.
기사마다 그녀의 근황이 다르게 나옵니다. 위에선 1979년에 사망했다 하고 누군가는 암으로 사망했다 하고
어디에선 사기로 전재산을 잃고 1983년 부산수도원의 무료요양소에서 결핵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1989년 문여송 감독의 <잡초들의 봄>에 출연했다고 하는데, 영상자료원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보면 크레딧에 방성자가 올라와 있습니다.
여전히 기자들은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