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꼭 봐야 하는 고전 신작들

영화이야기

지금 꼭 봐야 하는 고전 신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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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5일부터 부산 영화의 전당 기획전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세계 영화사의 위대한 유산, 월드 시네마>입니다. 올해로 열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이 기획전은, 보수적 대표가 들어오고 신임 프로그래머가 사임을 하는 등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꽤 알찬 라인 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일한 원작을 감독에 따라 어떻게 변주를 했는지를 보여주는 '리메이크의 전설' 섹션에는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의 <메리 위도우>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를 스트로하임이 자유롭게 변형을 했는데 그것을 다시 루비치가 스크류볼 코미디 형식으로 리메이크를 했지요. 두 영화를 연속으로 보고나면 어느 감독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휩싸입니다(저는 여러 번 본 루비치 작품보다 이번에 처음보는 스트로하임의 작품에 더 애정이 가네요)
<어느 하녀의 일기>는 브누와 자꼬 감독의 최근 작품과 더불에 세 번 만들어진 작품인데 이번에 르누아르와 브뉘엘의 작품이 나란히 붙어 상영됩니다.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 <사탄의 태양 아래>는 동일 작품이 아니라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두 소설을 브레송과 피알라 감독이 만든 것이지요. 이왕이면 베르나노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무쉐트>도 같이 상영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도스토에프스키의 소설 <백야>를 변주한 비스콘티의 동명의 영화와 브레송의 <몽상가의 나흘 밤>도 연이어 상영되었습니다(정성일 감독의 <카페 느와르>도 같이 상영을 했으면? 농담입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옥타브 미르보, 베르나노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을 다시 책장에서 끄집어 냈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원작과 영화, 그리고 감독들의 개성있는 변주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듯합니다.


두 번째 섹션 '발견과 재발견'에는 2015년 <킹비더 특별전>에서 놓친 <위대한 바들리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운동성이 매력적으로 넘쳐나는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킹 비더의 영화 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입니다. 그의 인터뷰집이나 평전, 자서전을 찾아봐도 언급이 적은 작품이지요. 마찬가지로 에릭 로메르의 데뷔작 <사자 자리>나 자크 베케르의 <파리의 장식>도 그들의 다른 작품에 비해 잘 거론이 안되는 작품인데 이번 기회에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섹션으로 알렉세이 게르만이 찾아옵니다. 2013년 <신이 되기는 어렵다>를 마지막 작품으로 생을 마친 이 감독은 우리가 다시 만나봐야 하는 거장임에 틀림없습니다.
그의 작품 여섯 편이 상영되며 그 중 두 작품은 무료로 상영됩니다. 새 봄에 다시 봄을 통해 위대했던 세계 영화의 걸작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World Cinema XIX

2022-03-25(금) ~ 2022-04-24(일)

섹션 '리메이크의 전설'

메리 위도우 (1925,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 / 메리 위도우 (1934, 에른스트 루비치)

암캐 (1931, 장 르누아르) / 진홍의 거리 (1945, 프리츠 랑)

어느 하녀의 일기 (1946, 장 르누아르) / 어느 하녀의 일기 (1964, 루이스 브뉘엘)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 (1951, 로베르 브레송) / 사탄의 태양 아래 (1987, 모리스 피알라)

백야 (1957, 루키노 비스콘티) / 몽상가의 나흘 밤 (1972, 로베르 브레송)


섹션 '발견과 재발견'

위대한 바들리스 (1926, 킹 비더) / 마리아 칸델라리아 (1944, 에밀리오 페르난데스)

파리의 장식 (1945, 자크 베케르) / 제니의 초상 (1948, 윌리엄 디털리) / 사자자리 (1962, 에릭 로메르)

릴리스 (1964, 로베트 로센) / 마니 (1964, 알프레드 히치콕) / 트리스타나 (1970, 루이스 브뉘엘)

조니, 총을 얻다 (1971, 돌턴 트럼보) / 사촌 앙헬리카 (1974, 카를로스 사우라)


섹션 '포커스 온 알렉세이 게르만'

일곱 번째 동지 (1968, 알렉세이 게르만 & 그리고리 아로노프)

길 위에서의 심판 (1971, 알렉세이 게르만)

전쟁 없는 20일 (1977, 알렉세이 게르만)

나의 친구 이반 라프신 (1984, 알렉세이 게르만)

흐루스탈료프, 나의 차! (1998, 알렉세이 게르만 - 1회 무료 상영)

신이 되기는 어렵다 (2013, 알렉세이 게르만 - 1회 무료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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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20 암수  
국내에선 한글자막이 전무하고 소개조차 거의 안되던 소문만 무성한 거장 알렉세이 게르만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벅차네요...
구소련의 탄압을 많이 받아 40여년의 영화인생동안 작품도 몇작품 되지 않는 그의 작품들...
<나의 친구 이반라프신>을 영자막으로 한번 본게 전부인데.. 이번에 발품을 팔아 그의 작품들을 최대한 많이 볼수있었음 합니다..

이정도 라인업이면.....요즘 어수선한 영화의 전당 사정에 비하면 굉장히 만족스럽네요..
<리메이크의 전설>도 물론 영화광이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이지만 프로그램 구성은 매우 알차고..
개인적으로 슈트로하임의 <메리위도우>는 유투브로 대충 봤었고 르누아르의 <하녀의 일기>는 못본 작품이라 구미에 당기고..

<발견과 재발견>은 프로그램 제목처럼 과소평가 받아왔던 수작들과 보기 힘든 희귀작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네요..

ps. 개인적으론 게르만 작품 전작과 <하녀의 일기><위대한 바들리스><릴리스><마리아 칸델라리아><파리의 장식>이 못본 작품이라 시간을 내려고 하고 있고 현재 이중 3편 감상했네요..
15 Harrum  
이반 랍신 상영하네요. ㅜㅜ
엉터리 영자막으로 봤어요 마음에 남는 영화였어요.
20 암수  
제가 본것도 그 엉터리 영자막 ㅎㅎ...그래서.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는것처럼...보긴 봣는데 봣다고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ㅎㅎ
12 삿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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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Cannabiss  
대구에서는 무료 상영하는데 없습니까?
10 에버렛  
알렉세이 게르만 영화들 보러 부산 내려가려고 했었는데 볼 수 없는 날에만 틀어서 너무 아쉬워요. 한글 자막이 나올 것 같지도 않은 영화들인데..
1 레인오버미  
참고할게요!
12 Lowchain232  
게르만 시니어 영화는 소련 이후 영화들만 구하기 쉽고 한국어 자막은 단 하나도 없어서 입문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23 다솜땅  
희귀 영화들만 있네요... 1/3정도는 봤는데....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영화도 많아요.... ㅠㅠ
11 ETEP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