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영화에 대한 비판

영화이야기

홍상수 영화에 대한 비판

34 Cannabiss 22 1428 3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스무 편정도 봤다 나는 이 감독의 영화를 보기 전에 거의 1년에 한편씩 영화를 만들어내는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영화를 보다보니 모두 다 개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였고 각색은 있었겠지만 다른 이야기를 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좀 이기적인 것 같다 항상 자기 이야기밖에 안하니까. 자신의 일상과 자신의 갈등을 관객들이 공감해주지 않으면 화를 낸다 (영화에서)

20년이 넘는 작품 활동 기간동안 무의미하고 똑같은 이야기를 끝없이 반복하고 어떤 철학을 설파하려는 것 같은데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어떤 내적인 영감을 형이상학적인 주제로 표현하고 싶어하지만 감독의 지성이 너무 부족하며 내용은 단순하고 상황은 도리나 이치에 어긋난다

영화 안의 주인공은 세상과는 인연이 없는 삶에서 어떤 희망이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인물로 많이 설정되지만 나는 정작 본인은 삶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그냥 죽을까라는 대사를 매번 반복하지만 (영화 안팎이든) 자살할만한 위인은 없으며 어떤 경지 이상의 상태를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길 원하는 것같다

그래서 나는 이 감독의 작품이 예술이나 독립영화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으며 20년이 지나도 아마추어다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건 돈이 없는 남자가 사랑을 구걸해서 하룻밤을 공짜로 즐기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여기저기 떠도는 추하고 비겁한 인물의 본성 뿐이었다

이게 가장 큰 교훈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 감독은 항상 자기 이야기밖에 안해왔고 다른 사람들이 이해해주길 원했기 때문에 결코 교훈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영화 안에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노력이다

간통이 (법률에서) 죄도 아니고 불륜도 때에 따라서는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일을 (관객이) 납득해 줄때까지 끝없이 반복하는 행위다

또 많은 여배우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해서 벗었지만 김민희만큼은 유일하게 그런 장면이 없었던 것같다 내가 여기서 뭘 찾아야 될까?

항상 또박또박 말대꾸하고 자기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배역을 맡았지만 나는 반대로 여자의 표준을 규정하고 행동을 제약받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영화를 비판하는 건 옳지만 사람을 판단하는 건 나쁘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그 경계가 모호하고 나는 이 감독의 영화를 보느라고 시간을 많이 들였다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자신들의 사랑이 싸구려라고 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이 쓰레기인 건 아니라고. 토니 스타크가 말하지 않았는가 세상은 정말 놀라운 곳이라고

(프랑스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인지도가 높은 건 왜인지 모르겠다 아마, 형식이나 내용이 없는 작품도 하나의 예술 사조로 쳐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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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omments
4 A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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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Cannab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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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컷과송  
님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 글을 또박또박 읽었습니다.
34 Cannabiss  
적대감이 느껴지네요
S 컷과송  
아! 오해를 드렸군요. 사과드립니다. 제 문장 표현력이 미숙했습니다.
홍상수든 누구든 모든 관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거듭 죄송함을 말씀드립니다.
34 Cannabiss  
아니옵니다 저도 다른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꾸벅꾸벅
3 wildside  
어떤 철학, 주제의 부재를 지적하셨는데 부분적으론 공감하지만 저랑 결론이 다르시네요. 저는 철학, 논리, 주제와 같은 의미들을 어떤 식으로 무의미화 시키는지를 보는 재미로 봅니다. 반복하는 것 같지만 늘 다른 방식으로 그것들을 무효화시켜왔으니까요. '무엇'보다는 '어떻게'에 촛점을 맞추시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편의상 나눈 분류지만 초기, 중기,후기 영화들이 너무 다르기에 모든 영화에서 통용되는 말은 아닙니다.
34 Cannabiss  
어떤 걸 무효화하다보니 영화 자체가 무의미해져서 남는 게 없습니다 뭔지도 몰겠고..
아예 스티븐 스필버그 작품이나 처음부터 쭉 볼걸 하는 후회도 드네요 6^^
10 dooyacom  
제 느낌과 정확히 일치해서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저사람 영화는 딱 거기까지.
보편적이지 않은 사람들(남자) 얘기를 아주 일상적으로 카메라에 담은, 뭐 그렇고 그런 얘기.
워낙 평론가들이 침흘리며 칭찬해서 몇 편 보긴 했지만
1980년대면 이해되는 고등 룸펜들 얘기를 왜 지금도 봐야하는지 하고 생각도 들고요.
다른 분들의 호불호를 존중합니다만,
전 저사람의 영화가 "짜증나게 무미 건조해서 싫습니다"
34 Cannabiss  
좀 괜찮은 것도 몇편 있었지만 계속 보다보면 그게 그거고..
정말 무미건조하더군요 이제 '우리 선희' 한편 남은 것 같네요
2 cocor  
왘ㅋㅋ 20편이나보셨네요 !  저는 초기작 3편시도 중 20분을  못넘겨포기했어요. 유명감독중에서  1편도 못끝낸게 홍상수임 ㅋㅋ
주인공들이  너무 찌질하고 현실에서 엮기기 싫고  알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하길래 ㅋㅋ 아에 관심을  접었거든요.
고딩 때 에릭로메르 영화보면서 ' 뭐야 ㅠ이 사람  홍상수  원조자나...-.-; ' 이랬음  근데 그렇게  쓰는거도 능력이라  생각은 해요 ㅎ
저는  제가  안봐도 다양한 감독있는게  좋아요
34 Cannabiss  
스무 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냥 제가 생각하기로 대략 그정도 될 것 같네요
새벽에.. 좀 조용하고 화면 전환도 없는 편한 영화 보고싶을 때 한편씩 보면 좋더라고요ㅋ
2 cocor  
그럼 너무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마시고 재밌으면 즐기시는게 좋아요. ㅋ
댓글보고  님글을  다시 읽어봤는데 프랑스에서 홍상수를 좋아하는건 에릭로메르 때문입니다.
(봄바람같은 느낌이 있어서보기 더 편함...저는 싫어하지만요)
34 Cannabiss  
으.. 저도 싫어요
S 맨발여행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만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사족이죠.
소설 중에서는 사소설을 싫어하는데, 홍상수 영화는 사소설 범주에 들어가죠.
그래서 이 얘기가 그 얘기 같은 겁니다.
34 Cannabiss  
그래요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 영화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1년에 한편씩 계속 영화를 찍어내는가 싶습니다 (쉬우니까)
미국에 공포영화 감독도 1년에 한편씩 연달아찍는 감독 없거든요
26 티거  
개인적으로 별로(?)인 영화를 20편이나 보셨다니...

공감합니다
34 Cannabiss  
ㅠㅠ
8 바라기2  
https://blog.skbroadband.com/4159
이동진 평론가의 생각은  다르네요

평범한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는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S 맨발여행  
이제까지 홍상수를 띄운 게 그쪽 사람들이니까요.
34 Cannabiss  
어려운데 1년에 한편씩 영화를 찍습니까요?
5 익난  
빨간안경 선생님의 말이라고 무조건 정답은 아니겠지요

대표적으로 윗 링크에서 평론가님이 "헐리우드 어법"이라고 표현하신 대중적인 플롯 구성은, 무려 2500년전 고대 그리스 때부터 정형화 되어 온 것입니다. 즉, 그냥 인간의 default라고 봐도 무방한거죠ㅎㅎ (당연히 빨간안경 센세도 이 사실을 아시고 계실테죠ㅋㅋ)

다만 홍상수 감독님, 이동진 평론가님 모두 '실존주의'적 사고 방식에서 작품활동을 하시고, 평가하십니다. 그리고 그 실존주의적 가치관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옷은 내가 옳다는 생각, 교조주의적 사고방식, 선민사상, 종교적 추종자들입니다.

진정 그 분들의 생각에 동조하신다면 안티팬들의 쓴소리에 굳이 신경 쓰시진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아, 물론 저는 마음 수련과 자아성찰이 부족해서 뫼르소 같은 경지는 오르고 싶어도 못 오르는 범인일 뿐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