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배트맨>을 방금 봤습니다.
맷 리브스라는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이 양반 연출 의욕이 강했는지 결과는 한증탕에서 고구마 먹는 느낌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의도는 좋았어요. 부모 세대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 어떤 방식으로 재건할 것인가라는 다소 계몽적 주제이기는 합니다만 말압니다. 문제는 고대 그리스 비극같은 구조로 장엄하게 이야기를 엮어갑니다. 리들러를 등장시켜 끊임 없이 수수께끼 풀이를 강요하는 느와르적 요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수께끼가 풀고나면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흥미거리가 없습니다. 도전 골드벨 정도의 밍밍한 퀴즈 같습니다.
가면 뒤의 브루스 웨인의 비밀을 찾아가다 보면 웨인 가문과 사회적 모순을 들여다 보게 하는 서사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별로 새롭지 않습니다. 배트맨과 리들러가 정신 병동에서 창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 그대로입니다. 심지어 리들러의 대사도 유사해보여 실소가 나옵니다.
사용되는 음악도 아베마리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2악장,너바나의 Something in the Way 등으로 멋을 부리려했으나 연출 솜씨가 받춰주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이 영화의 배트맨 슈츠처럼 투박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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